팔씨름 한판으로 오랜만에 보는 부자간의 환한 웃음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 녀석은 아무리 챙겨 먹여도 키가 자라지 않아 걱정했는데 여름방학이 지나자 이제 제법 아빠 키를 따라잡아 가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한 살 위인 누나의 그늘에 가려 제 모습을 나타내지도 못하더니 성적도 제법 올리며 공부에 재미를 붙이는 것 같아 안심됩니다.

며칠 전, 매일 학교에서 늦게 돌아와 얼굴 볼일도 없는 녀석인데 전국 연합 시험을 쳤다며 저녁도 먹지 않고 일찍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아들입니다.
평소에는 "다녀왔습니다."하고 인사만 하면 자기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서로 대화를 나눌 시간도 눈을 마주칠 일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마침 남편도 일찍 들어와 오랜만에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나더니
"아빠! 나랑 팔씨름할래요?"
"갑자기 무슨 팔씨름?"
"우리 반에서 내가 1등이란 말이야."
"그래? 그럼 한번 해 봐 아빠랑."
승부욕이 강한 녀석이고 한창 피가 끓는 때라 아들과의 팔씨름을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이불을 걷고 침대 가장자리에 둘은 엎드렸습니다.
당연, 제가 심판이 되었습니다.

"잠시만, 공정하게 해야지."
"자, 시작!~"
힘을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손과 팔에 들어간 힘은 부자간의 자존심 싸움이었습니다.
남편은 52세이지만, 평소 다져진 운동실력으로 아직 힘이 넘칩니다.
하지만, 아들은 역부족이었습니다.
아빠에게 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우와! 아빠 팔힘 장난 아니네."
"짜식! 아빠 이기려면 아직 멀었어."




이번엔 왼손입니다.
그 역시 아들이 지고 말았습니다.


오랜만에 아빠와 아들이 함께 노는 모습을 봅니다.
중학생이 되고 난 뒤 처음 보는 관경이었습니다.

어릴 때에는 자주 외출도 하고 아버지의 무등도 태워주고 총 놀이도 해 주었는데 어느새 자라 공부에 쫓겨 애틋한 정을 나눠 본지도 오래된 것 같습니다.


세월이 더 지나면 아들이 이기겠지요.
점점 기운 떨어지는 아빠가 되어가니까요.  

남편은 남편대로, 아들은 아들대로 각자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니 함께 할 시간조차 부족합니다.


팔씨름 한판으로 부자간에 오랜만에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남자로서 인생의 멘토도 되어주고,
가끔이라도 이런 웃음 담 너머로 흘리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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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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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ㅎ 고1이면 아직은 아빠를 이기기 힘들겁니다~
    하지만 몇년뒤에는~~~
    옆지기님 대단하신데요~~~
    평소 몸관리를 잘하신듯~ㅎㅎㅎ

    2011.09.18 17:08 [ ADDR : EDIT/ DEL : REPLY ]
  2. 아~ 너무 보기 좋은데요~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과의 유대관계가 소홀해 지는 것 같은데.. 저도 고향에 내려가면 부모님과 한번 해봐야 겠어요. 정말 정말 보기 좋아요~^_^

    2011.09.18 18: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해바라기

    제미있게 보고 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

    2011.09.18 19:15 [ ADDR : EDIT/ DEL : REPLY ]
  4. 저도 이번 추석에 학생인 외사촌 동생과 팔씨름을 했는데 질뻔했답니다.

    덕분에 가족 모두가 즐겁게 웃을 수 있었답니다. ㅎㅎ


    재미있게 보고 간답니다. ^^

    2011.09.18 20: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보기 좋습니다.
    아빠와 아들... 저는 딸이 둘이라 팔씨름 할일은 없겟네요. ㅎㅎㅎ

    2011.09.18 20: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벼리

    아드님이 아빠를 이길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아빠의 저 당당한 체구 정말 건강미가 넘칩니다,,,
    앞으로도 늘 건강한 웃음이 있는 가정이 되시길요~~유쾌한 모습 잘 봤습니다.

    2011.09.18 23:37 [ ADDR : EDIT/ DEL : REPLY ]
  7. 너무나도 화목한 모습이네요^^
    행복한 주말 저녁 보내시고요. 마무리 잘하세요^^

    2011.09.19 00: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부자간의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저희는 상대해야 할 녀석이 둘이라 쉽지 않답니다.^^

    2011.09.19 0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팔뚝이 장난 아니신데요~
    멋지십니다~~
    남편분도 아들과 함께 기분좋으셨겠네요 ^^

    2011.09.19 00: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현장에 없었는데요.. 이상하게
    눈앞에 모습이 마구마구 떠오르면서 상상이됩니다. ㅎㅎ
    저도 학생시절 아버지를 종종 팔씨름을 했었기 때문이죠 ㅋㅋ

    2011.09.19 02: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남편분이 아주 멋지신데요 ^^

    2011.09.19 03: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정겹습니다.ㅎㅎ 저도 저희 아버지와 팔씨름해본지 오래되었네요.
    저희 아버지가 요새 운동을 열심히 하시던데 아마 하면 제가 질 것 같아요.^^;

    2011.09.19 05: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사춘기때는 대부분 그런거 같아요.
    그러다 군대 다녀오고 사회생활 하면서 부모님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죠.
    행복한 모습에 저도 웃음이 납니다.^^

    2011.09.19 15: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정말 훈훈한 모습이죠? ㅎㅎ^^
    나이가 들수록 아버지를 닮아가는 그런 아드님이 될껍니다 ^^

    2011.09.19 17: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보기 좋네요?
    부자지간의 흐믓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궁금한건 엄마는 누구편이었을까요?

    2011.09.21 06: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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