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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그리운 엄마를 떠올리게 한 화단에 핀 목화

by 홈쿡쌤 201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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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엄마를 떠올리게 한 화단에 핀 목화



매일 같은 곳만 바라보고 사는 내가 되어버렸나 보다.

며칠 전, 차 한잔을 들고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언제 그랬나는 듯 겨울을 담은 것처럼 쌀쌀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덥다고 아우성쳤던 일어 어저께인데 말입니다.
코로 차 향기를 맡으며 눈을 돌려 화단을 바라보니 하얗게 피어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와 살며시 밖으로 나와 보았습니다. 내 눈에 들어온 건 바로 목화였던 것.

"우와! 언제 목화를 심어 두었지?"
지나치면서도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몰랐던 것입니다.

가뭄으로 낮게 핀 하얀색, 분홍색으로 피어난 목화꽃을 발견하고는 지나가던 아이를 보며
"00아! 이것 봐"
"이게 무슨 꽃인 줄 알아?"
"네. 문익점이 가져와 심었다는 목화잖아요."
심어 놓았지만 제대로 보질 못하고 지나친 것 나뿐인 것 같았습니다.


목화는 나에게 추억이요 그리움인데 말입니다.





목화 시험재배장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우리 어릴 적 먹거리 없어 목화 다래 따 먹다 엄마한테 혼이 났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요즘에야 지천으로 깔린 게 먹을 거리이니 말입니다.
자원과 자연의 소중함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노란 꽃이 입을 살짝 벌리려고 합니다.



 
선명한 분홍색이었다가




피어나면서 분홍 꽃으로 변하였습니다.


 


 



 






뽀얗게 핀 목화입니다.

어릴 때 조금 덜 익어도 대를 베어 햇살에 늘어놓으면 뽀얗게 피어나는 목화입니다.
양지쪽에 늘어 둔 뽀얀 목화를 어린 손으로 하나 둘 땄었습니다.







엄마는 투박한 손으로 하나 둘 따 모아서 딸 시집 보낼 때 이불로 만들었습니다.




한 땀 한 땀 떠서 딸과 사위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이불을 만듭니다.








엄마가 만들어 준 목화 솜 이불, 20년 가까이 되자 너무 무거워 솜을 타서 이불 2개를 만들었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남편은
"요즘 이불 잘 나오는데 뭐하러 다시 만들어?"
"엄마가 내게 남기고 간 유산이야."
"....................."
"엄마가 직접 만들어 준 모시옷과 솜이불은 버릴 수가 없어."
그 말에 남편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성 가득 담아 만들어 보낸 이불이라 쉽게 버릴 수가 없습니다.
물려받은 재산 하나 없지만,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6남매 반듯하게 키워내셨고,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만하니 간암 선고를 받고 저세상으로 떠나셨습니다. 가까이 살고 있는 막내인 우리 집에서 생활하실 때 잘 해 드리지 못한 게 늘 걸립니다.
밥을 드시지 못하고 죽을 드시는데도 죽 끓일 재료가 떨어져 남편에게 혼난 적도 있습니다.

언제나 가까이 있어줄 줄 알았습니다.
영원히 함께 해 줄 줄 알았습니다.
유난히 손재주가 좋으셨던 엄마였습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내 주어가면서 자식 위한 삶을 살다 떠나셨습니다.

목화를 보니 왜 이렇게 엄마가 그리워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엄마! 사랑해요!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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