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던진 한마디로 마음 훈훈했던 하루
주말, 오랜만에 고등학생인 아이들과 함께 외식하고 마트에 들렀습니다.
9시를 넘긴 시간인데도 사람들은 북적이기만 합니다.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을 사 가지고 나오는데 아들 녀석이
"엄마! 탁상시계 하나만 사 줘요."
"왜? 뭐 하게?"
"자명종 시끄러운 걸로."
"참나, 핸드폰 그렇게 울어도 일어나지도 않는 녀석이."
"그래도."
"알았어."
"얼른 가지고 와"
아침마다 깨우는 전쟁을 치르는데 좀 나을 것 같아 허락했더니
쪼르르 달려가 하나 골라 들고 옵니다.
계산할 동안 얼른 뛰어가 담아 갈 종이박스를 만들어 왔습니다.
별로 산 것도 없는데 10만 원이 훌쩍 넘겨버립니다.
박스 두 개에 나눠 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녀석은 독서실로 향합니다.
들고온 물건을 하나씩 챙겨 냉장고에 넣고 제자리에 앉혔습니다.
새벽 1시쯤 돌아오는 녀석들을 맞이하고 잠을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아들이
"엄마! 시계 못 봤어?"
"시계? 아! 그 자명종?"
"아무리 찾아도 없는데."
"몰라. 물건 정리하면서 보니 없었어."
"분명 계산했단 말이야."
"계산서 보면 되겠지. 안 버렸어."
가방을 뒤져 계산서를 보니 분명 찍혀 있었습니다.
"13,900원 버리는 거 아냐?"
"그러게"
전화를 걸어 문의해 보았습니다.
"어제 물건을 샀는데 놔두고 그냥 온 것 같습니다."
"그래요? 잠시만요."
"아! 계산서 위에 적힌 번호 좀 불러주시겠어요?"
"0000번입니다."
"네. 여기 분실물 습득한 것으로 되어있어요. 계산서 들고 오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우와! 시계 있데!"
"세상 참 살만 하네!"
"왜?"
"남의 물건 가져가지도 않으니 말이야."
"그럼 세상엔 정직한 사람이 많지."
아들의 한 마디가 따뜻하고 훈훈한 마음 전해왔습니다.
내 가진 것 소중히 여기며,
남의 물건 욕심내지 않으며,
바르고 정직하고 살면서,
내 발밑에 떨어진 행복 주우며 사는 게
진정한 행복임을 아는 것 같아 흐뭇한 하루였습니다.
그래, 아들아!
세상은 아직 마음 따뜻하고 정직한 사람이 더 많단다!
바르고 정직하게 살자는 우리 집 가훈처럼,
이런 모습만 보며 살아가는 아들이 되어줬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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