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을이의 작은일상

고3 딸의 대학 합격증, 지옥과 천국을 오고 간 하루

by 홈쿡쌤 2012. 12. 18.
728x90
반응형


고3 딸의 대학 합격증, 지옥과 천국을 오고 간 하루





요즘 고3 학생들은 수능을 치르고 점수에 맞게 입학처에 원서를 접수하고, 또 수시 면접까지 본 학생은 합격 통지서를 속속 받고 있습니다.

어제는 딸아이가 가고 싶어하는 대학에서 추가 합격자를 발표하는 날이었습니다.
"딩동"
문자 하나가 날아듭니다.
"엄마! 나 합격이래~"
머리가 핑 돌았습니다.
그렇게 원하는 대학은 국립으로 등록금 없이 공부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흥분하여 예치금을 넣으려고 하는데
그런 학생이 없다는 메시지가 뜨는 게 아닌가.
할 수 없어 입학처에 전화를 걸어보니
"아직, 아림 학생은 아닙니다. 저녁 9시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네???"
아마 바로 앞 순번까지 끊겼나 봅니다.

머리가 노랗게 변했습니다.
'어떻게 하지? 친척들에게 합격소식을 다 알렸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약국에서 알바하는 딸아이에게 문자를 넣었습니다.



알고 보니 같은 학교에 같은 전형을 넣고 기다리는 친구가 홈페이지에서 봤다며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입니다.


나 : 아뉘 직접 전화를 받지도 않고 그러는 거야? 그리고 친구는 뭘 봣다노?
딸 : 몰라. 홈피에서 지가 봤다니까 믿었지
나 : 좋다 말았네.
딸 : 누가 제일 기분 나쁘겠네. 죽이고 싶다.
나 : 할 수 없지 뭐 기다려 보자.



딸아이의 문자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고 실망감 느낄 수 있어 더 이상 아무말도 못하였습니다. 자랑했던 그 기분 어디로 가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맘껏 부풀었던 마음 다스리며 다시 카톡을 날렸습니다.
'아~ 고모 뿌듯하것다.^^ ♥ 했는데 말입니다.






나 : 경아, 우씨 좋다 말았당. 친구가 잘못 본 거란다. 미치~
      아림이 엄청 뿔났다. 쩝^^

정신을 가다듬고 합격증을 뽑아 사진을 찍어 보냈습니다.

나 : 지옥과 천국을 왔다갔다 한 기분이당 ㅋㅋ
조카 : ㅋㅋ 어쨌던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 마음껏 자랑하셔~~


동서도 친정 조카도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전화기를 들어 올케에게 알렸습니다.
"언니! 우짜노? 입학처에 전화하니 아니래."
"괜찮아. 합격한 대학에 가면 되지. 더 좋은 방향으로 가라고 그럴 거야 걱정 마."
"................."
언니의 말에 위로가 됩니다.
남편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신중하지 못했다며 한소리 합니다.


7시를 조금 넘기자 딸아이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흥분된 소리로 "엄마! 엄마! 나 합격 맞단다."
"뭐? 정말이야?"
"응. 합격증이 인쇄되는데"
그러자 나의 핸드폰으로 입학처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축하합니다. 따님 합격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가슴이 먹먹합니다.
아침마다 일어나지 못하는 딸아이
머리 말리는 동안 김에 싸서 입에 넣어 주었던 아빠
주말마다 도시락 2개 싸서 들려 보내야만 했던 고생스러움
모든 게 눈 녹듯 녹아내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딸아이에게 물었습니다.
"그 친구는 왜 그렇게 말을 했어?"
홈페이지에 수시로 올라오는 등록금 예치금 현황을 하나하나 체크해 보니 딸의 번호를 충분히 넘길 수 있어서 그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아니면 어쩔 뻔했어?"
"그러게 말이야."
너무 좋아 잠도 오지 않는 하루였습니다.
부모 마음이 이런 것인가 봅니다.

제일 고생한 우리 딸
정말 장하다.
꼴찌로 들어가지만 졸업할 땐 당당하게 걸어나올 것이라 믿어.

우리 딸, 참 효녀입니다.
고가의 등록금 들지 않아도 되니

저 돈 많이 번 것 맞지요?

"엄마도 잠이 안 와? 나도 실감이 안돼!"
둘은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소근거렸습니다.


사랑한다 우리 딸!!!
축하해^^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글이 마음에 들면 추천 한방!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