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눈 동지팥죽 한 그릇




시골에서 혼자 지내시던 시어머님은 동지만 되면
"야야! 팥죽 한 그릇 끓여서 베란다에 뿌려라."
"네. 어머님."
어머님의 전화 한 통화로 절기를 알고 팥죽을 끓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파킨슨병과 치매로 요양원 생활을 하신지 3년째
어제도 동지 팥죽을 잊고 지나쳐버렸습니다.




★ 동지 팥죽의 유래

신라 시대의 설화에 의하면 어느 날 선비의 집에 과객이 찾아와 훈수를 두어 부자가 되었는데 항상 한 밤중에 왔다가 새벽에 닭이 울면 사라지곤 했습니다. 선비가 재산은 많아졌으나 몸이 아프고 야위어가기 시작해 근처의 스님에게 물어 보니까 그 과객은 도깨비니까 흰말을 잡아 피를 뿌리면 없어진다고 해서 해마다 말을 잡아 뿌릴 수 없어 팥죽을 쑤어 집에 뿌려 도깨비를 물리쳤다고 하는 데서 유래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중국의 고서인 형초세기에는 공공씨의 말썽꾸러기 아들이 동짓날 죽어 역질 귀신이 됐는데 생전에 붉은 팥을 무서워했기 때문에 동짓날 팥죽을 먹고 역귀를 물리쳤다고 합니다.


추운 동지 즈음에 옛사람들은 그저 자신들만 돌본 것이 아니라 팥죽을 쑤어 이웃과 나누어 먹을 줄 알았음은 물론 그 팥죽을 고수레를 통해 가엾은 짐승들에게도 나눠주었습니다.



 


★ 이웃이 전해준 따뜻한 팥죽 한 그릇

어제는 저녁 모임이 있어 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매일 늦게 다니는 고2인 아들도 집에 있어
"어? 우리 아들 어쩐 일로 일찍 왔어?"
"오늘 모의고사 치고 그냥 일찍 왔지."
"그랬구나."
그런데 책상 위에 놓인 팥죽 한 그릇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게 뭐야?"
"밑에 층 아줌마가 가지고 오셨던데"
"그래? 아이쿠 고마워라. 팥죽 안 끓인 줄 어떻게 아시고."
"엄마! 아래층 아줌마 알아요?"
"응. 그냥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인사 나누는 사이지."
"그런데 팥죽을 가지고 와요?"
"저번에 호박죽 좀 드렸더니 그 그릇에 담아왔네."
누렁호박으로 끓인 호박죽을 담아 보내고 언제 주었는지도 모르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 그릇에 팥죽을 담아 올려보냈던 것입니다.
"우와! 맛있겠다. 딸! 한 그릇 먹어 봐."
"오늘이 동지였어?"
나보다 더 늦게 들어서는 남편에게도 팥죽 한 그릇을 담아 주었더니 맛있게 먹습니다.
이웃의 정까지 함께 먹으니 더 맛있다고 말을 합니다.

우리는 한 아파트, 한 건물에 지내면서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점점 정이 메말라 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옛날 같으면 돌아가면서 반상회도 하고 그랬는데 그마저 하지 않으니 좀처럼 이웃의 얼굴을 접한다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좀처럼 이웃과 정을 나누면서 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의 열고, 가만가만 관심을 갖고 보면 의외로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

 

대부분 사람들이 바쁜 삶을 살다 보니 삶에 지치고 마음의 여유로움이 없어 그런 소중한 것을 놓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사는 동안 작은 것이라도 베풀고 나누면서 좋은 이웃으로 남고 싶은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런 게 사람 사는 맛이고,
이웃과 나누는 정이 아닌지요.


태양이 아무리 밝아도 어두운 마음 구석구석을 비추지는 못합니다.
상심한 마음을 밝게 비춰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뿐입니다.

이웃과의 사랑 나누며 사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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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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