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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 녹아 아내의 깜박증까지 사랑해주는 남편
며칠 전, 1박 2일 출장이 있었습니다.
연수를 받으면서 가만히 앉아 집안일을 생각하니
시간을 넘기면 되지 않을 것 같아 남편에게 카톡을 날렸습니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2층에 가서 골다공증약 타오세요."
"민규 지갑은 찾아왔슈?"
"옷도 찾아오고."
"완전 알바 수준이네."
"그럼 우짜것소! 도와줘야지."
"알쑤!"
시간이 지나자 핸드폰이 울립니다.
"왜요?"
"당신, 제일병원 맞아?"
"아! 아니다! 고려병원. 여보, 미안 미안"
"알았어."
이상하게 더 이상 아무 말도 않고 전화를 끊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 병원을 잘못 말했는데 왜 뭐라고 하지 않았어?"
"응. 제일병원까지 갔다가 아니라고 해서 전화한 거야."
"화도 안 내고..."
"아니, 내가 화를 내야 할 때 안 내야 할 때도 구분 못할까?"
".................."
"당신이 착각하고 있나 생각했지."
다른때와는 너무 다른 행동을 해서 어리벙벙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야무지지 못하다', '그래서 어떻게 할래?', '정신 차려라!' 등등
한소리 할 것 같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게 참 이상했던 것입니다.
사람은 각기 성격이, 하는 행동이 다릅니다.
그 기질을 알고 대응한다면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바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모자란 곳을 채워가는 게 행복이라 말을 합니다.
결혼 초에는 배우자가 내 욕구를 채워주길 바라는 단계이고,
결혼 후반에는 내가 배우자의 욕구를 채워주러 노력하는 단계라고 합니다.
2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잘 파악했기에
남편의 행동에서 세월에 녹아버린 변화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서로 욕구에 대한 조절을 잘한다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고마워요!
나의 깜박증까지 사랑해줘서....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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