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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부처님 오신 날, '시어머님의 사랑'

by 홈쿡쌤 2008.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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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시어머님의 사랑'

오늘은 불기 2552년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모두 세상을 올바르게 보고 마음의 번뇌와 망상의 때를 반야지혜로 닦아 우리 마음에 감추져 있던 본래 맑은 자성(自性)... 즉, 불성을 드러낼 때 우리는 누구나 내 안의 부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성불(成佛)이며, 도(道)이며, 해탈입니다.

어제는 남편과 함께 아무도 없는 친정을 다녀오다가 우리가 다니고 있는 가까운 사찰을 다녀왔습니다.
진주시 망경동에  위치한 천태종 월경사
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우리 시어머님이 달아놓은 등도 볼 겸, 늦은 밤 찾아갔습니다.

시어머님의 연세 팔십 둘, 자식들을 위한 삶 사셨기에 어느 곳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으신 분입니다. 그런데도 4월 시아버님 제사가 있던 날, 절에서 가져왔다고 하시며 33인등을 부처님오신 날 달 것이라고 하시면서 자그마한 책 한권을 가지고 들어오십니다. 거기에는 주소와 이름을 적고 1장당 1만원, 우리 가족들 모두 한 장씩 쓰라고 하십니다. 맨 큰아주버님 3명, 둘째 아주버님 4명, 우리 4명, 고모네, 삼촌네, 온 가족을 다 채워도 많이 남는 숫자였습니다.
"엄니! 모자라는 것은 어떻게 할 겁니까?"
"응. 나중에 사촌들 오면 적으라고 하면 돼."
가만히 듣고만 있던 남편이 또 한마디 쏘아붙입니다.
"엄마는 그런 걸 왜 해? 몸도 안 좋으시면서..."
"몸이 안 좋으니 하지. 내가 좋아서 하는 것 아니가~ 아무소리 말어."
"............."

시골에서 버스를 타고 와 사찰까지는 언덕길입니다. 몇 발자국도 못 가시고 헉헉거리시면서도 지팡이 하나에 의지 해 올라가시는 걸 보면, 다 자식들을 위하는 마음에서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뚝 쏘아 붙이는 남편입니다. 그 마음 왜 모르겠습니까. 아픈 다리로 이리저리 다니시면서 친인척들에게 돈까지 받아가며 하시는 것을 보면 시어머님의 불심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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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구에서 부터 등불은 이 세상을 밝히듯 환하게 반겨주었습니다.
    

빛은 지혜의 상징이고, 어둠은 미혹함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연등을 다는 의미는 부처님이 반야지혜의 밝은 빛으로 어둠의 세상에서 고통 받는 미혹한 중생들을 구제하는 한량없는 지혜공덕을 찬양하는 한편 그 지혜의 빛이 끊임없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발원하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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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사찰을 등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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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전 입구에 놓인 부처님

    부처님 오신 날 맑은 물로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것도 바로 내 마음 속의 청정한 불성을 덮고 있는 번뇌 망상을 씻어내는 의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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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상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 "하늘 위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 삼계의 고통 받는 모든 중생들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천상천하에 홀로 존귀하다는 것은, 나 이외는 나를 대신할 수 없음이기에 결국 누구나 존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바로 평등사상을 말함이며,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마음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생로병사의 문제로 고통 받는 중생구제를 위해 화신(化身)으로 우리 곁에 오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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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전함 앞에 선 우리 딸 : 업드려 절하며 무엇을 소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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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시를 넘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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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전 안에 놓은 작은 불상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이 쓰여있고, 월1만원의 불전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시어머님, 불심이 많이 필요하다시며 남편과 막내아들 이름을 올려놓고 언제나 찾아 와 두 손 모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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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인등
   시어머님의 그 정성으로 다 채워져 밤바람에 살랑이며 환하게 불을 밝혀주고 있었습니다. 온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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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등행렬 행사 때 쓰였던 코끼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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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의 동물인 여의주를 문 용을 형상화한 등도 있었습니다. 여의주는 반야지혜를 상징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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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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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 가장자리에 하나 가득 달린 연등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에 비닐을 덮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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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등 앞에 선 어머님
    가족의 이름이 적힌 연등 앞에서 두 손 모으시는 어머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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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동요하기 쉽고, 혼란하기 쉬우며, 지키기 힘들고, 억제하기 힘들다.
또한 마음은 잡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볍게 흔들리며, 탐하는 대로 달아난다. 단지 지혜있는 사람만이 이를 바로잡는다.

마음은 보기 어렵고 미묘하나, 지혜 있는 사람은 이 같은 마음을 잘 다스린다.
마음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곧 안락을 얻는다.

마음은 용감하게, 생각은 신중히, 행동은 깨끗하고 조심스럽게 하고, 스스로 자제하여 진실에 따라서 살며, 부지런히 정진하는 사람은 영원히 깨어 있는 사람이다.

- 『법구경』중에서 -


 불교에는 여래장(如來藏) 사상이란 것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여래(부처님)의 태아가 감추어져 있어
누구라도 노력하면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에 평등과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지닌 부처가 적은 것은 우리들의 헛된 욕망이 우리들 속에 존재하는 부처님의 태아를 싹 틔우지 못하게 만드는 까닭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자기 자신을 이기는 자는 가장 위대한 승리자’라 했습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꿋꿋이 스스로를 살피며 탐욕과 집착과 교만을 물리치고 우리들  어두운 마음에도 환한 등불을 밝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버스를 타고 오시면 모시고 올라 갈 것입니다.
성불하소서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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