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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과 비빔밥'

by 홈쿡쌤 2008.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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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과 비빔밥'

 

시어머님을 모시고 부처님오신 날, 봉축법요식을 다녀왔습니다. 꾸부정한 허리 퍼지도 못하고 차량통행을 통제하는 바람에 비탈길을 걸어서 올랐습니다. 몇 발자국 걷고는 땅에 앉아 가만히 앉아서 쉬는 어머님의 모습에서는 그 많은 세월 자식위한 희생뿐이었기에 따라 온 앙상히 남은 삭아가는 뼈뿐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손녀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에서 가족의 무한한 사랑을 느껴보았습니다. 진지한 모습으로 두 손 모으신 어머님의 머리속에는 오직 자식생각 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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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손을 잡고 걷는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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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를 들어서자 보살님이 꽃 한송이를  달아줍니다.


  "보살님 보니 꼭 울 엄니 같아요."
  "엄니가 몇 살인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요. 고아입니더."
  "아이쿠~ 글소!"
  "엄니, 오래 오래 사세요."
  "야~ 고맙소."
  "우리 나이가 되면 고아 아닌사람이 어디 있습니꺼"
  괜스레 제가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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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기종기 앉으신 우리의 어머님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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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축 법요식이 열릴 법당

 

절간을 들어서자 말자 언제나 제일 먼저 나를 반기는 풍경, 항상 눈뜨고 지내는 물고기처럼바람 결에 흔드리며 맑은소리를 내면서 내 발길을 묶어 놓아 버립니다. 대웅전 귀퉁이를 돌아 들어서면 코 끝을 자극하는 은은한 향 내음, 나늘 태워 세상의 밝음을 전하고 있는 촛불에 향불 붙혀 놓고 곱게 두 손모아 합장을 합니다. 몇 푼 되지 않는 불전을 부처님께 바치고 천천히 삼배를 올렸습니다. 나의 소원을 빌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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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통 작은 정성담은 등불이 세상을 밝혀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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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욕불하는 딸
 

특별히 관불의식을 행하는데 이는 부처님이 탄생하셨을 때 아홉 마리 용이 나타나 오색향수로 아기 부처님의 몸을 씻어 주었다는 전설을 재현하는 의식입니다.

여래께서 태어나실 때 아홉용이 물을 뿌려 금신을 목욕 시켰으므로 저희들도 이 맑고 깨끗한 물로 금신을 목욕 시켜 드립니다. 제가 이제 동자 불을 목욕 시키오니 바른 지혜공덕을 모아 오탁 중생들은 더러운 때를 씻고 여래의 깨끗한 법신을 증득케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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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 가장자리에 물앵두가 벌써 빨갛게 익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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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을 서서 밥을 받고 있는 불자들....


 사찰음식이란 오신채(五辛菜; 마늘, 파, 달래, 부추, 홍거)와 산 짐승을 뺀 산채, 들채, 나무뿌리, 나무열매, 나무껍질, 해초류, 곡류만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되 조리법이 간단하여 재료의 맛과 향을 살리도록 양념을 제한하고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는 음식입니다. 화학 조미료 대신 사용하는 다시마, 버섯, 들깨 등은 음식의 맛을 훨씬 깊고 다양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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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한 그릇 되는 남편의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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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게 받아 남기면 안 된다시는 시어머님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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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음식은 불교의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간소하고 겸허한 맛을 추구하는데, 어떠한 첨가도 없는 그 자체만으로 독특하고 향기로운 맛을 내 고유한 맛의 문화를 이루어내었습니다. 식욕이라는 인간의 본능을 최소로 줄이려는 불교 정신이 오히려 음식의 맛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아닐지.오늘 절에서는 참배객에게 절밥을 대접합니다. 소찬(素饌)으로 고기 없이 산채를 주로 하여 독특한 맛이 나는 별식입니다. 오늘은 콩나물, 단배추, 고사리, 호박 등 나물과 고추장이 들어 간 비빔밥, 왜 그렇게 맛이 있던지...남김없이 다 먹고 왔습니다.


  늘 느끼는 마음이지만, 얇은 눈썹은 이목구비를 뚜렸하게 해 주고, 살짝 감은 듯 실눈을 뜨고 계신 인자하신 그 눈빛은 세상의 모든 사랑 다 안아 주실 것 같고, 오뚝한 콧 등, 잔잔한 미소 머금은 그 입술, 평안하게 앉아 오른손을 들고 왼손 손가락을 살짝 몰아 쥔 그 자태에 나를 사로잡기 충분하기에 가슴 뿌듯 해 지고, 마음에 든 시름 털어 놓고 나서니 그 평화가 곧 나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안고 돌아 왔습니다.

부처님의 은공받는 날이었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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