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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엄마! 주면 더 많이 받는다는 말 맞는 것 같아요!

by 홈쿡쌤 2008.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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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주면 더 많이 받는다는 말 맞는 것 같아요!



 기나긴 여름방학이 며칠남지 않았습니다. 더운 한 달간의 휴식 계획만 세우고 또 그렇게 흘러 보낸 건 아닌지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중학생이 되니 숙제도 별로 없고, 알아서 해 가니 신경은 덜 쓰이지만 그 많은 시간들 늘 그렇듯 아쉬움만 남게 마련인가 봅니다.


 며칠 전, 중학교 1학년인 아들 녀석이

"엄마! 나 인천 갔다 오면 안돼?"

"인천엔 왜?"

"엄마는 알면서 또 그러신다."

"뭘? 말로 해 봐!"

"삼촌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이지~이"

"더운데 어딜 가려고?"

"그래도 가고 싶단 말이야. 삼촌이 오라고 했어 할머니 생신 때 말이야."

자꾸 때를 쓰는 바람에 못 이겨 고속버스를 태워 3박 4일을 삼촌네 가족 휴가동안 따라 다니며 잘 놀다왔나 봅니다. 그저 많은 걸 보고 느꼈음 하는 바램뿐이었습니다.


 신나게 놀다  오랜만에 집에 온 아들 녀석에게

"그 동안 숙모 고생했는데 전화 해!"

"알았어요."

가만히 보니 전화로 말하기 머쓱한지 문자로 주고받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돈 3만원을 내 놓으며

"누나! 이거~ 삼촌이 누나 갖다 주라고 하더라."

"와우~ 고마워라"

뛸 듯이 기뻐하는 딸아이였습니다. 돈이 저렇게 좋은가? 할 정도로.....


이젠 한여름 폭염은 사라지고 제법 서늘한 가을기분이 드는 늦은 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 곁에 누워 딸아이 하는 말

"엄마! 저번에 엄마는 되로 주면 말로 받는다고 했었지?"

"응 그랬지."

"나도 그런 것 같아."

"왜?"

며칠 전, 학원에서 친구에게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줬는데 그 할머니께서 고맙다고 하시며 돈을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엄마! 나 어제 동생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라면도 끓여주었거든"

"그랬어?"

"그랬더니 삼촌이 돈도 보내 줬잖아!"

"호호호~ 그러네."

"참~ 삼촌에게 고맙다는 메시지 하나 보내"

"네~"
녀석 잘 놀다 왔으면 되었지 딸아이 까지 챙기는 삼촌과 숙모에게 미안한 마음 감출 수 없었습니다.
받았으면 고맙다는 표현은 해야 할 것 같아서 딸아이에게 살짝 귀띔해 주었습니다.

억지 같은 아니 어울리지 않는 말이긴 해도 딸아이가 가진 생각이 참 기특했습니다.

욕심 부리며 가지는 것 보다 주는 법을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Give and Take

이 세상에 나누지 않고 어찌 바랄 수 있겠습니까?

인생을 잘 살아가는 법 하나를 알고 있는 중2인 딸아이가 고마워 포근히 안아 주었습니다.


곱게 자라다오. 예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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