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으세요?
옛말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며칠 전, 학생들의 학력평가가 있어 아이들 뒤에 서서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큰 목소리가 들려오자 일제히 시선이 집중됩니다.
“야~ 너 왜 그래? 어서 안 놔!”
격앙된 듯한 목소리라 내 차례가 되어 밥을 받으면서
“왜 그래요?”
“저 아이는 매일 음료수를 하나 더 가져가요.”
“그냥 하나 더 주지 그러세요.”
“그게 아니라. 선생님 말씀처럼 차라리 ‘한 개 더 주세요.’ 하면 될 걸 몰래 가져가는 아이입니다.”
“그래요? 담임선생님께 말씀 드려야겠네.”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몰라서 그럴까요?
아무렇지도 않게 눈속임을 하며 집어가는 모습에서 어른들은 걱정을 하게 됩니다.
‘저 아이가 자라서 도둑질하는 아이가 되면 어쩌나’ 하고....
당연한 걱정이라 여겨집니다. 바른 교육을 가르쳐야 할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나보다 더 늦게 공을 차고 땀을 흠뻑 흘리며 뛰어오는 녀석들이 있었습니다.
‘저 녀석들이 왜 또 늦었지?’ 생각하며 밥을 먹고 있는데
“우우우~~”
아이들의 함성 같은 요란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또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가보니,
“무슨 일이에요?”
“쟤가 음료수 하나 더 받으려고 조리사님한테 뽀뽀했어요.”
“잘 했네! 뭐~”
운동을 하고 점심을 먹으려 왔으니 갈증이 날 밖에....
“아줌마! 저 음료수 하나 더 주면 안 돼요?”
“하나 더 줄까?”
“네.”
“그럼 내 볼에 뽀뽀 해 주면 하나 더 주지~”
장난삼아 한 말인데 정말 조리사님 볼에 뽀뽀를 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녀석은 조리사님의 귀여운 아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렇게 예쁘게 하면 얼마나 귀여워~” 하시면서.....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우리 아들 녀석에게 상세하게 이야기를 해 주면서 내 아이는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였습니다. 엄마 말을 다 듣고 나더니,
“나 같음 안 먹고 만다.”
“엥??”
“그게 뭐라고 안 먹음 되는 거지. 뽀뽀까지 하냐?”
“쩝~ 그래도 얼마나 귀엽냐?”
“그렇게는 하기 싫어요.”
“그런 넉살도 있어야 해!”
“.............”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험난한 세상살이 모두가 하기 나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귀여움 받는 것도 자기하기 나름인 것을....
밖에 내 놓아도 당당하게 세상과 맞설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밝은 얼굴을 하고 웃음 가득하게 머금고 다가선다면 싫어 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양심 속이지 않고 바르게 사는법을 배워주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아이로 키우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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