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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친구에게 들은 '중국집의 귀여운 상술?'

by 홈쿡쌤 2009.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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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오는 바람 속에는 봄이 들어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꽁꽁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들이 위대해 보입니다. 어렵고 힘든 삶 속에서도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매일 먹는 밥이지만 ‘무얼 먹지?’ 하고 고민하는 건 마찬가지. 그래서 우리 집과 가까이 있는 직접 뽑아서 만들어 주는 제법 이름난 중국집에서 모이기로 하였습니다. 대학에 합격한 이야기, 남편과 시어머니 흉보기 등 재미나는 수다에 흠뻑 빠졌습니다.

“우리 뭐 먹을까?”
“쟁반 자장 먹자! 약간 매운맛으로.”

“그래.”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너무 붐볐습니다.

“우와! 무슨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맛있게 해 준다는 입소문 때문에 많이 오나 보다.”

한참을 기다려 우리 앞에 온 쟁반 짜장은 2인분이 기준으로 11,000원 한 그릇에 5,500원입니다. 제법 많은 량인데 친구 하나가

“야! 우리 탕수육 하나 시켜먹자.”

“시켜라 그럼.”

반쯤 먹고 있을 때 10,000원짜리(소) 탕수육 한 그릇이 우리 앞에 놓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친구가 하는 말

“근데, 탕수육이 왜 이렇게 작아?”
“작은 것이니까 그렇겠지.”

“아니야. 며칠 전에 왔을 때보다 양이 적어.”

“그래? 왜 그렇지?”

“그냥 먹어.”

고개를 갸우뚱하며 궁금해하는데 자장면 집을 경영하는 형부 일을 돕는 친구의 말이

“주 요리와 함께 시키면 둘 중의 하나는 작게 나오게 되어 있어.”

“엥? 그게 무슨 소리야?”

더 궁금해 하며 귀 기울이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우리가 음식점을 찾게 되면 한 가지만 먹게 되지는 않습니다. 고기를 먹고 나면 국수나 냉면 아니면 된장찌개랑 밥을 먹고, 중국집에 가면 자장면이나 짬뽕을 먹고 탕수육이나 만두를 시켜먹게 됩니다. 그런데 탕수육을 먼저 먹게 되면 자장면의 양이, 자장면을 먼저 먹고 탕수육이 나오면 탕수육의 양이 손님들 눈에 보이지 않게 작게 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하지? 그럼 손님을 속이는 것이잖아!”

“자장면 한 그릇으로 배부른데 탕수육까지 시켰으니 남기잖아!”

“그건 손님 사정이지.”

“요새 같은 불경기에 남기면 되겠나?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사장님도 그렇게 해서 이윤 좀 챙겨야지.”

“하긴, 우리도 다 못 먹겠다야.”

“이렇게 많은 사람이 버리는 음식쓰레기도 장난이 아니겠다.”

폭풍우처럼 쏟아졌던 사람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고 난 뒤 식탁을 둘러보니 정말 여기저기 남긴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적당히 먹을 만큼 시켜 먹고 일어나면 좋으련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지만 그렇다고 음식값을 올려 받지는 못하고 요령껏 손님들 기분 상하지 않게 장사를 하는 게, 처음 받았던 느낌과는 달리 사장님의 장사 속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린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먹고 가자.”

깔끔히 맛있게 먹고 일어나면서 '모든 중국집이 다 그럴까?' 라는 생각은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느낌 받은 적,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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