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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가게 안과 밖, 맥주 값이 다르다?

by 홈쿡쌤 2009.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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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과 밖, 맥주 값이 다르다?


 

  하루를 선물 받은 기분으로 마음 통하는 이들과 가까운 산청 둔철산을 다녀왔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을 만끽한 기분이랄까? 바위를 타고, 가파른 능선을 타고 오를 때, 간간이 불어주는 바람으로 솔잎 부딪히는 소리, 아름다운 새소리, 이름 모를 들꽃들을 구경하며 정상에 오르다 보니 등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친구가 가져 온 향 내음 그윽한 제삿밥을 비벼서 먹고 나니 세상 그 무엇도 부러울 것도 없는 행복감에 젖었다. 배부르고 등따숩다 보니 낮잠까지 자고 가잔다.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들고 세상을 내려다보는 그 기분, 아마 이래서 힘겹게 산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발밑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들을 눈으로 마음으로 가슴으로 품으며 내려왔다. 그런데 절반도 내려오지 않았는데 내리쬐는 햇살과 여름 날씨 같은 기온 탓에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샘~ 물 있어?”
“아니, 난 없어.”

작은 병에 조금 남은 물을 넷이서 목만 적셔가며 나눠마셨다.

“야~ 넌 물을 왜 안 가져와서 그러냐?” 하고 톡 쏘아붙인다.

친구는 비빔밥 해 먹으려고 그 무거운 양푼이 까지 들고 왔는데 커피와 물병을 가방에 넣지 않고 오는 바람에 우리에게 원성을 들었던 것이다.

“이 깜박증 때문 아이가. 내가 미쳐.”

“다 와 간다. 조금만 참자.”

산에서의 물은 생명수라 옆에 사람에게 물을 달라고 해서도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우린 콩 한쪽으로 여럿 나누 먹듯 서로를 위로하며 2시간을 넘게 산에서 내려왔다.


그렇게 목마름을 안고 산에서 내려와 차를 타고 가까운 휴게소에 들어갔다. 냉장고에 든 시원한 이온음료수를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가

“야! 우리 시원한 맥주 한잔 하자.”

“그럴까?”

시원해 보이는 맥주를 2병 꺼내 들고 경호강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앞산에도 파릇파릇 새싹들이 마른 가지를 타고 올라오고 있어 매우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위하여~~~”

맥주는 시원하게 목을 타고 흘러들어가 산행에서 힘겨움까지 다 씻어 내리고 온몸의 온도를 내려가게 해 주었다.

“우와. 기분 너무 좋다.”

싱글벙글 이런저런 수다를 떨고 일어나며 계산을 하였다.

“아줌마! 얼마예요?”
“7천 6백 원입니다.”
만 원짜리 하나를 꺼내 주고 나니 계산 빠른 친구가 한마디 한다.

“아줌마! 맥주 한 병 얼마예요?”
“2,500원입니다.”
“어? 며칠 전에 1,700원에 사 먹었는데 여기서. 왜 가격이 틀려요?”

“아~ 밖에서 드셨어요?”
“네. 저 밖에 있는 의자에서 먹었죠.”
“가게 안에서 먹으면 비싸죠.”
“엥?”
"가게 밖으로 나가시면 사 간 것으로 봅니다."
"..............."
아줌마의 말에 의하면 휴게소에서는 원래 술을 팔지 못하게 되어있다고 한다. 그런데 매점, 식당을 겸하면서 이웃 주민들을 위해 약간의 술을 파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단속 나올 위험도 있고, 먹고 나면 컵도 씻어야 하니 올려 받는다는 말씀이었다.

“식당에서도 3,000원 하잖아요.”

“아~ 네.”


가게를 빠져나와 친구에게

“너희, 밖에 있는 간이 식탁에서 맥주 마시면서 컵은 어떻게 했어?”
“가게에 들어가 컵 좀 달라고 하니 종이컵 주더라.”

“그래? 참나, 괜히 전망 좋다고 앉아 먹다가 1,600원씩이나 날렸네.”

“그러게.”

“그것도 알아 두어야겠다.”

살림을 하는 주부들이라 그런지 이구동성으로 무슨 그런 일이 있느냐는 표정들이었다.

우리만 모르고 살았나 보다.

자릿세 한 번 톡톡히 내고 온 기분이랄까?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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