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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고향 뒷산같은 분위기 '산청 둔철산'

by 홈쿡쌤 2009.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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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통하는 이들과 함께 가까운 둔철산을 다녀왔다. 둔철산은 황매산에서 흘러내린 능선이 정수산을 거쳐 경호강에 산자락을 내리면서 솟아 있는 산이다. 경남 산청읍과 신안면, 신등면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웅석봉과 마주한다. 철이 많다고 해서 둔철이라고 이름 붙여졌다는 전설이 있으나 철을 생산한 흔적이나 기록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한다. 둔철(屯鐵)이라는 지명은 철을 생산 보다는 보관 했다는 말이 설득력이 있게 한다.

해발 812m로 조금 높지만 고향뒷산 같은 분위기의 산이다. 산행시간이 그렇게 많이 소요되지 않으며 지리산의 천왕봉, 중봉, 하봉 등의 주능선이 보기 좋게 조망된다. 또 바로 앞에 너무나 또렷한 웅석봉과 기이한 생김새로 보이는 황매산의 전체 모습이 아주 일품이다. 심거마을 위쪽에 숨어있는 금정폭포, 시원하게 탁 트인 조망 그리고 능선 여러 곳의 바위릉과 암봉 등이 있어 산행길이 아기자기하다.




우리가 올랐던 산행코스

외송리 - 갈림길(D) - 아랫암봉 - 갈림길(C) - 684m암봉 - 갈림길(둔철산(811.7m표지석) - 갈림길(P)

     - 정상(2시간)


외송



누군가에게는 앞산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뒷산이 되는 나지막한 산.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히 쉬엄쉬엄 함께 걷는 산, 정상에 서는 기쁨보다는 정상에 이르는 길이 더 즐거운 산. 오르는 일에만 힘을 빼게 하지 않아 길섶의 작은 들꽃에도, 오가는 사람들에게도 반가운 눈을 맞추게 하는 산. 때론 크고 높은 산을 올라 성취감을 느끼고 호연지기를 기르는 일도 즐겁지만, 때론 늘 우리들 곁에서 우리를 품어주고 있는 앞산 뒷산에 들러, 천천히 일상의 숨을 고르고 오는 일도 좋겠다.




진달래, 살짝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김소월의 시가 저절로 입가에 맴돌았다.




                       계곡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있다.




      곳곳에 진달래가 우리를 맞이 해 주었다.

 

지척에 대전 진주간 고속도로와 경호강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따사로운 봄빛과 선선한 봄바람을 맞으며 능선 길을 한동안 가면 해발 700m 시루봉에 도착한다.



제사를 지내고 각종 나물을 가지고 와 비빔밥을 먹었다.
양푼이 까지 업고 와 우리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까르르~~ 온 산에 웃음을 흘리며 숨이 넘어갈 정도였으니 말이다.

 




 

여름 날씨 같은 기온이라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은 주최할 수가 없었으나, 흘린 땀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결이 불어올 때 그 기분, 아마 이런 맛에 사람들은 산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4-5시간의 긴 여정이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이들이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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