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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충격적인 엉터리 건강검진 방송을 보고...

by 홈쿡쌤 2009.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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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도 엉터리 건강검진을 받는 건 아닐까? 
 

사진출처 : KBS2 소비자고발 캡쳐

매주 수요일 밤 11시 5분 ‘소비자 고발’은 빼놓지 않고 보는 프로중의 하나입니다. 9월 9일 방영된 ‘건강검진’ 편이 충격과 불안을 안겨주었고 또한 이날 방송은 전 국민의 보건을 검사하는 '건강검진'의 문제점을 보게 되었습니다.


암과 같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건강검진.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받은 건강검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만성위궤양으로 진단 받은 환자가 3개월 만에 위암으로 판명되고, 폐결핵으로 진단 받은 환자가 폐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


보통 사람들은 1년마다 하는 건강검진에 건강을 의탁합니다. 그러나 방송은 보고도 믿기 어려운 실태를 전해 주었습니다.


방송은 60대 할머니를 사례로 들었고, 현재 할머니는 위암 4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정도면 시한부 인생이며 수술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2004년부터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았기 때문에 너무 억울하다고 말을 하십니다. 대체 어찌된 일이었을까?


제작진은 당시 찍은 위 내시경 사진을 가지고, 다른 병원에 문의했습니다. 그 결과 5곳 모두 위암 판정을 내렸고, 검진 의사들은 "암 의심" "심각한 상황" 빨리 큰 병원으로 가라."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2006년 자료 역시 암 조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진단을 받은 2008년 위 내시경 사진에조차 만성 위궤양으로 나왔으니 당사자는 얼마나 충격적인 일이겠습니까.


  거기엔 이유가 숨어 있었습니다. 건강검진 지정병원 수가 늘었지만, 장비나 인력이 부족하거나, 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으로, 검진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지금 우리도 받고 있지만, 청력검사 때 "삐" 한번 듣고 끝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더 큰 쇼크는 화면에서 보여준 일부 지정병원의 위생 상태였습니다. 검진용 비닐장갑이며 의료기구가 버려진 곳은 검진실 바로 옆은 마치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어 보였습니다. 바퀴벌레가 눈에 띄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위생이 생명인 병원이 위생 사각지대인 셈이었습니다.


  모든 병원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단 한 곳이라도 오진과 오물더미에 있다면 불신과 불안을 잠재울 수 없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래서 건강검진 받겠나?"가 방송을 본 한 사람으로서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방송을 보면서 돌아가신 지 5년이 다 되어가는 큰오빠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2004년 12월 12일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키 183cm 체격 좋고 건강한 편이라 평소 병원 신세 한번 지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공무원 건강진단은 2년마다 1번씩 받고 있었고, 감기조차 하지 않았는데 농협을 다니던 둘째 조카가 보험을 하나 들게 되어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아빠를 종합검진을 받게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였습니다. 2004년 5월경, 간암 말기로 판정 났고, 그 후 6개월 만에 우리는 긴 이별을 해야만 했습니다. 물론, 평소 자신이 건강관리를 잘 못해서 그런 탓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건강을 믿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하지만, 40년 가까이 교직생활을 하면서 2년에 한 번이면 20번은 건강검진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도 재검사 한번 나오지 않았기에 그저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60세라는 나이에 다만, 운명으로 돌리기엔 너무 억울했습니다.  정말 누구에게 하소연할 곳 하나 없이 6남매의 맏이로 동생들 돌보며 자신의 삶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채 영원한 이별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직도 내 머리속에 남아있는 그 인자한 모습, 일찍 세상을 떠난 부모님 대신이었기에 유난히 막내인 나를 더 사랑했던 큰오빠의 아픔 지켜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영원한 그 사랑 받기만 했는데 아니, 조금이라도 되돌려주고 갚아가며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었건만 오빠는 기다려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건강을 잃어버린 할머니를 보니 꼭 큰오빠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얼마나 막막할까? 아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심정일 것입니다. 우리도 그랬으니까.


그 후, 공무원 건강검진은 수박 겉핥기식이란 걸 알았기에 믿지 못하고, 우리 가족들은 6개월에 한 번 방학 때가 되면 꼭 병원에 들러 초음파검사도 하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봤자 그땐 이미 늦은 때란 걸 알기 때문입니다.


이왕 보험으로 적용해야 하는 것이라면 의료수가를 조금 높이더라도  쾌적한 환경에서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검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가득하였습니다. 이중 삼중으로 들어가는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며 조금 안 좋은 곳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에 들러 검진 받아 보는 게 좋습니다.
모두 모두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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