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김혜영에게 배운 치매 환자와 함께하는 법
MBC 라디오 '싱글벙글 쇼'의 김혜영은 2월 16일 방송된 SBS '강심장'에 출연해 자신의 든든한 '빽'이 돼준 아버지이야기였습니다.
김혜영은 늘 그림자처럼 함께 하는 강석이
"아버지가 군인이지?"
"응. 오빠."
"계급은?"
"주임상사인데."
"장군이잖아!"
방송국 사람들이 주임상사였던 아버지를 장군으로 오해해 본의 아니게 '빽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투병 중이신 아버지의 치매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김혜영은 "아버지를 위해서 가족 모두가 아버지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는 일"이라고 밝히며 다행히 딸은 알아보시는 아버지가
"어떻게 왔어?"
"차 타고 왔지."
"복잡할텐데 탱크 줄 테니 탱크 타고 가거라.'
김혜영은 아버지가 탱크처럼 끄떡없는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싶어서 그런 말을 하신 이유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또, 북한 이야기를 하면서
"북한의 김정일이 광산 김씨라 잘 해줄 거다"라는 얘기에도 맞장구를 쳐드렸던 얘기를 털어놨습니다. '북한'이라는 특수한 곳에서도 딸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혜영은 출연진과 시청자들을 향해 "우리가 있는 것은 우리 부모님들 때문이며, 세월이 지날수록 더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해 내게 더욱 감동을 주었습니다.
노을이도 84세의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증상과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정신이 오락가락 하실 때도 많습니다. 가끔 옷에 실수도 하고 40년 전에 돌아가신 부모님을 찾기도 합니다.
"얼른 내려 가 보자. 차에서 기다린다."
"어머님! 누가 기다려요?"
"응. 우리 엄마 아버지지 누군 누구야."
"또 엉뚱한 소리 하신다. 돌아가신지 40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기다려요."
현실을 말해 봤자 알아듣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얼른 말을 바꾸었습니다.
"어머님! 할머니 할아버지는 외삼촌이 데려갔어요."
"외삼촌이 왔더냐?"
"네. 외삼촌이 모시고 가고 어머님은 이렇게 아들 집에 왔잖아요."
가까이 살고 계시는 어머님의 하나뿐인 동생이 데려갔다고 하니
"그랬나?" 하고 수긍을 하십니다.
"불도 안땠는데 방에 혼자 누워계시네. 얼른 밥 차려 드려라."
"시아버지가 나무를 해 가지고 들어가네. 얼른 집에 가자." 하시며 걸음도 걷지 못하시면서 현관문을 나섭니다. 십년을 훨씬 넘긴 남편이 생각나는 가 봅니다. 이럴 때마다 우리는 맞장구를 쳐 주는데 중학생인 아이들은 아직 적응이 되지 않나 봅니다. 엉뚱한 소리를 하니 적잖은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학교 마치면 친구들과 어울리는 날도 없이 바로 달려와야 할 때도 있으니 말입니다. 어제는 녀석들에게 점심을 차려주라고 당부해 놓고 볼일을 보려 나가 있으니
"엄마! 할머니 때문에 미치겠어."
"왜 또?"
"할머니 신발신고 밖으로 나가."
"잘 이야기 하고 모시고 들어가."
"몰라. 얼른 와!"
"어린 아이라 생각하고 맞장구쳐 주라고 했잖아!"
"................."
한 걸음에 달려가 보면 또 잠잠하게 가라앉아 언제 그랬냐는 모습을 하고 계십니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정말 불쌍하기만 합니다. 물러 받은 재산 하나 없는 살림살이에 오직 자식 농사만 허리가 휘도록 지어왔건만 정작 본인에게 남은 것이라곤 고질병밖에 없으니....
하루를 살아도 건강하게 살다 가셨음 하는 바램 간절하건만 건강만은 마음대로 할 수 없는가 봅니다. 내가 어른이 되고 자식을 낳아 길러보니 영원한 내리사랑이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이제 더 나빠지지 마시고, 지금처럼만 우리 곁에 있어 머물러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비록 치매에 걸려 계시더라고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한 빽이 된다는 김혜영의 말에 백배 공감을 해 봅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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