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13. 5. 6. 14:01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경상남도 수목원




며칠 전 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대천리 '반성 수목원'입니다.

버스 한 코스 정도만 가면 친정 동네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친정 나들이하는 것처럼 마음이 상쾌했습니다.





수목원 입구



경상남도수목원에 대한 설명




입장료 안내입니다.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초등 500원

입장료 면제자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소풍지로 많이 이용되고 있나 봅니다.





삐약삐약...
통영 숲속 유치원 아이들입니다.
얼마나 예쁘던지...



산림 박물관 입구
(내부에는 각종 나무에 대해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열대림









 연못을 따라 걸었습니다.

연두빛이 참 아름답습니다.







 





 







 




여기저기 피어있는 봄꽃입니다.





메타스퀘아 숲길입니다. 양쪽에는 소풍 나온 사람들이 앉아 점심을 먹는 곳입니다.





 



 

 













연못에 비친 반영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저 바라만 봐도,
그저 앉아만 있어도,
그저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연둣빛 봄 속으로의 여행
참 행복한 날이었답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경상남도 진주시 이반성면 | 경상남도수목원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수목원 좋으네요~^^ ㅎㅎ
    제가 있는 곳은 무료인데 여기는 입장료가 있네용~왠지 관리가 좀 더 잘 될 것 같아요^^

    2013.05.06 14: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요즘은 각 시도에서 직접 수목원을 운영하고있어
    가까운곳을 찾아 힐링하고 돌아올수있는것 같습니다..

    2013.05.06 14: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수목원 나뭇길과 연못이 참 아름답네요. :)

    2013.05.06 15: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정말 이런곳에 가서 힐링 한번 하고 싶군요. 요즘은 정말 너무 정신 없이 사는것 같아요.

    2013.05.06 15: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연못이 너무 아름다운데요...쉬기 딱 좋은 곳입니다..^^

    2013.05.06 15: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저도 가까운 수목원 다녀와야겟다는.ㅎ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2013.05.06 16: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건강이나 다이어트에 걷기만한 것이 없다고 하던데..
    좋은 곳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이 가득한 멋진 한 주 보내세요^^

    2013.05.06 16: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릴리밸리

    참 아름다운 곳이네요.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된다는 말 공감합니다.
    저녁시간도 행복하세요.^^

    2013.05.06 16:41 [ ADDR : EDIT/ DEL : REPLY ]
  10. 따스한 봄 햇살이 내리쬐는 오늘..

    저 길을 걸어보고 싶네요..

    2013.05.06 16:42 [ ADDR : EDIT/ DEL : REPLY ]
  11. 와 너무 걷고싶은 곳이네요. ㅜ 잘보고 갑니당~!

    2013.05.06 16:59 [ ADDR : EDIT/ DEL : REPLY ]
  12. 지지난 가을에 갔을 때 참 아름다웠던 곳이네요.. 아쉽게도 기차역이 이젠 정차 안해서.. 가는게 불편해져 아쉽지만요 TT

    2013.05.06 19: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크으. 저도 얼마전 도시락싸서 놀러갔다왔는데 힐링이 되더라구요

    2013.05.06 22: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와~ 수목원 안에 메타세콰이어 길 까지...
    정말 잘 되어 있네요
    기회되면 꼭 가볼께요^^

    2013.05.06 22: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녹음이 짙어지는게 보이는군요.^^

    2013.05.07 01: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정말 힐링이 될것 같아요^^ 잘보고갑니다^^
    하루 마무리 잘하시고, 좋은 저녁 되세요^^

    2013.05.07 01: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오늘도 너무 멋진 사진이네요^^
    안가도 가본것같은..!

    2013.05.07 03: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해바라기

    공기좋은 수목원 어린이들도 줄을 잇네요.

    좋은 하루 여세요.^^

    2013.05.07 06:36 [ ADDR : EDIT/ DEL : REPLY ]
  19. 아..정말 걷기만해도 힐링이 되겠습니다.

    2013.05.07 09: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따스한 봄날씨을 확실하게 느끼면서 힐링할수 있을꺼 같아요

    2013.05.08 17: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반성수목원 한번 다녀온 느낌이네요.
    유치원생들도 단체로 오고 재미있을 거 같아요. ㅋ.
    좋은 사진들 잘 보았습니다~

    2013.05.08 23: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노을이의 작은일상2012. 8. 5. 12:37

반겨주는 이 없지만 친정나들이가 쓸쓸하지 않은 이유




푹푹 찌는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기에 남편에게
"여보! 우리 오후에 친정에나 다녀올까?"
"이 더위에?"
"해 넘어 가고 나면 그래도 시원하잖아. 쌀 떨어졌어."
"그 쌀 우리 것도 아닌데 그냥 사 먹자."
친정에서 가져다 먹는 게 영 불편한가 봅니다.
"왜 그래? 올케가 우리 주려고 형제들 쌀 나눠주지도 않았는데..."
"알았어."


 
언제나 그렇듯 고향에 그것도 친정에 간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 언제부터인가 할 일이 있어야 찾아가게 되는 이유가 아무도 반겨줄 이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조금 씁쓸할 뿐입니다. 




꼭 잠긴 열쇠를 따고 대문을 들어서니 마당엔 이리저리 낙엽들이 나뒹굴고 장독대 위에, 대청마루엔 뽀얀 먼지만 자욱하였습니다. 온 가족이 까르르 이웃담장으로 웃음 넘기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골목길을 내달리며 잡기 놀이 숨바꼭질하며 놀았던 친구들의 모습도 그리웠습니다. 흘러가는 세월 탓에 사라지고 없어지는 것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루에 놓인 나락을 리어카에 싣고 방앗간으로 향하였습니다.
부모님이 농사짓던 텃밭에는 갖가지 채소들이 풍성히 자라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심어둔 부추입니다. 거름 주고 가꾸던 엄마의 체취가 느껴집니다. 아무런 대답은 없었지만 내 마음속에는 엄마의 그 온화한 미소가 번져나갔습니다. 당신은 못 먹어도 자식만은 공부시켜야 한다며 허리가 휘도록 열심히 사시다 가신 분인 줄 알기에 왜 그렇게 목이 메여오던지.....




 커다란 정자나무 곁에 쓰러져가는 듯 서 있는 정미소는 어릴 때부터 보고 자라 나보다 나이가 더 먹었습니다.

“오빠! 안녕하세요?”
“응 왔나.”

사촌 오빠는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 나락을 투입구에 넣는 남편입니다.
뽀얗게 앉은 먼지가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 중간에 현미를 내리는 모습
껍질만 벗기고 내리는 현미는 공정을 거치지 않고 금방 내립니다.





 




▶ 2 ~ 3 차례 공정을 거치니 뽀얀 쌀이 우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 쌀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 리어카

짐을 가득 실었어도 아버지는 막내인 나를 태워 집으로 돌아오곤 했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나란히 서 있는 정자나무는 우리의 놀이터였습니다.
까맣게 익어가는 포구 열매를 따 먹기 위해 얼마나 오르내렸는지 모릅니다.




주렁주렁 열린 빨간 고추는 따서 지붕위에 올려 말리곤 했습니다.
엄마의 바쁜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깨는 수확하여 잘 말려 봉지 봉지 싸서 자식들에게 나눠주곤 했었지요.


 


살이 통통하게 오른 고구마는 수확하여 긴 겨울밤 우리의 간식거리였습니다.
가마솥에 넣어 구운 군고구마, 밥 위에 얹은 삶은 고구마
우리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던 유일한 간식이었습니다.






 푹푹 찌는 요즘 같은 더위에도 등목 한 번 하고는 평상 위에 누워 밤하늘을 별을 헤며 하모니카를 불었던 옥수수




▶ 도리깨로 수확하여 메주도 만들고 콩국수도 만들어 먹었던 콩도 알알이 영글어 가고 있었습니다.




300년이 넘은 수령이라 시멘트로 깁스까지 하고 있는 느티나무입니다.




다 쓰려져가는 돌담 집이 고향의 아름다움을 더 느끼게 해 줍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의 쓸쓸한 마음을 달래주듯 아름다운 노을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어제는 큰 올케의 고마움이 생각나 문자를 넣었습니다.

나 : 언니, 오늘 시골 가서 쌀 찧어 왔어.
올케 : 어 잘했네. 벌레 안 생겼더나? 무더위에 온 가족 건강 조심하고 잘 지내라.


사실 큰오빠는 늘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이었습니다.
명절이 되면 마지막까지 남아 막내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만든 음식 싸 주곤 했습니다.
꼭 친정 엄마가 했던 것 처럼.....

오빠가 돌아가시고 나니 친정도 없다고 느끼는 나에게 큰 올케는 막내를 생각하는 마음은 남다릅니다.
농사를 짓던 시어머님도 건강이 안 좋아 요양원으로 떠나고 나니 친정 시댁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큰오빠는 우리 땅에 농사지은 나락을 받아 찧어서 형제들에게 나눠주곤 했었는데
"오빠들은 잘살고 있잖아. 이제 고모가 쌀 가져다 먹어. 시댁도 없는데."
"아니야. 우리도 괜찮아."
"아무 생각 말고 내 말대로 해."
이상하게 막내에게는 사랑을 더 주고 싶다는 올케입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제일 작게 받아서 불쌍하게 느껴진다며 말입니다.


아마 그것도 챙겨주고 싶은 올케의 마음일 거라 여깁니다.
그 마음 알기에 친정 부모님이 안계셔도, 아무도 반겨주는 이가 없어도 덜 쓸쓸하게 느끼는 것이구요.

언니, 고마워.
그 사랑 알고 잘 먹을게.....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얘나 지금이나 농촌은 늘 우리에게 어머니 품같은 푸근함을 안겨 주는 듯합니다.

    2012.08.05 11: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동네에 정미소가 있을 정도면 제법 큰 동네군요.^^
    제 고향은 이제 대여섯 가구밖에 남지 않았답니다. 고구마밭은 멧돼지 차지가 된지 오래지요.ㅠㅠ

    2012.08.05 11: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아~ 읽는 내내 뭉클했습니다.
    엄마생각나요...ㅠㅠ 으앙~
    잘보고 갑니다~

    2012.08.05 12: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푸른들

    고향에 대한 그리움 가득합니다.
    잘 보고가요

    2012.08.05 15:15 [ ADDR : EDIT/ DEL : REPLY ]
  6.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끼네요^^

    2012.08.05 16: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말 시골 풍경이,,웬지 훈훈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일요일되세요^^

    2012.08.05 16: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일요일 저녁되세요~

    2012.08.05 17: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정겹고 그리운 풍경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2012.08.05 17: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아긍~읽으면서 왠지 짠~한 기분이 들긴하지만
    올케언니의 사랑이 느껴져서 흐믓합니당~ ^^
    매일 매일 행복하세요 ^^

    2012.08.05 17:26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저도 찾아갈 시골이 있음 좋겠다는 생각 많이 했는데..
    부러워요~~

    2012.08.05 18: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집 안 곳곳에 어머님의 흔적이 베어 있네요. 기운 내시고 주말 잘 마무리 하셔요~ :-)

    2012.08.05 18: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역시 고향은 참 좋은것 같습니다..
    마음이 훈훈해지는글 잘보고 갑니다.
    그럼 이만 총총~~~~~~~^0^

    2012.08.05 19: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집은 언제나 좋죠 ㅎㅎ

    2012.08.05 21: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비밀댓글입니다

    2012.08.05 23:25 [ ADDR : EDIT/ DEL : REPLY ]
  16. 이 글 중간에 사진이 낯설지가 않다고 생각했는데 저녁노을님의 블로그 아이콘으로 쓰시는 사진이군요.

    2012.08.05 23: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정미소가 아직도 있네요.
    그리운 고향의 풍경이 가슴을 따스하게 합니다.

    2012.08.05 23: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어릴적 추억이 깃든 고향을 방문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해 지는건 저만의 생각이 아니겠지요^^

    2012.08.06 04: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햐~ 정미소 오랫만에 보네요~
    잘 봤습니다~~

    2012.08.06 15: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부모님의 흔적이 여기 저기에 남아 있어 콧등이 시리게 만드네요.
    그래도 다녀오게 되시면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을 거라 생각해요. ^^

    2012.08.06 16:31 [ ADDR : EDIT/ DEL : REPLY ]
  21. 슈기

    결혼을하니 친정이란 단어만으로도 목이 메이더군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사실상 친정이 없어졌습니다.
    님의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친정나들이에 살짝 또 목이메이네요.^^
    건강하세요.

    2012.08.07 20:20 [ ADDR : EDIT/ DEL : REPLY ]

노을이의 작은일상2012. 1. 28. 06:00

조카의 마음씀씀이에 울컥했던 사연

명절만 되면 곱게 차려입고 친정 가는 동서가 제일 부럽습니다. 그래도 큰오빠가 살아계실 때에는 동생들 생각해서 친정 집에 모여 차례를 모시곤 했는데 오빠저 부모님 곁으로 떠나고 나니 친정도 사라진 지 제법 되었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분들이라 차례상도 차려도 되지 않으니 온 가족이 무주 스키장으로 떠났다는 말을 들으니 왜 그렇게 서운하던지...

그래도 명절날에는 시골에 있는 산소에는 꼭 찾아오기에 가까이 사는 언니네에서 잠깐이지만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시어머님을 모시고 시댁을 다녀와 막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모! 우리 큰고모 집에 왔어. 작은고모도 얼른 와!"
"응. 알았어."
전화기를 끊자마자 마음이 설렙니다.
시어머님은 막내 동서에게 맡기고
"동서 얼른 다녀올게."
"네. 형님"
아이 둘을 데리고 미리 사 둔 선물을 들고 달려갔습니다.
친정 식구들을 만나는 게 얼마나 반갑던지요.

"고모! 어서 와!"
"언니! 잘 지냈어요?"
인사를 나누고 아빠가 된 조카를 안았습니다.
"아이쿠! 우리 조카! 한 번 안아보자!"
산만한 덩치가 나를 더 꼭 껴안아 줍니다.
녀석은 아버지를 닮아 꼭 큰오빠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정이가는 조카입니다.



★ 큰오빠의 삶

큰오빠는 6남매의 맏이로 동생들 공부시키며 힘겹게 살아오신 분입니다. 교편을 잡으며 넉넉잖은 살림인데도 불평 하나 없이 동생들 데려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며 큰아들 노릇 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북에서 월남한 올케의 친정엄마와 형제 6남매와도 함께 살았습니다. 그때 올케의 막냇동생이 중학생이었습니다. 북적북적 대가족이 서로 의지하며 살았기에 큰오빠는 늘 아버지 대신이었습니다.

  겉모습과는 달리 한 번 인연을 맺으면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었기에 모든 이에게 존경받는 삶을 살아온 오빠입니다. 하지만 형편이 조금 나아지고 살 만하니 2004년 12월 12일, 그만 61세의 나이로 환갑을 넘기지도 못하고 간암으로 우리와 영원한 이별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까운 별이 졌기에 많은 사람의 서러운 그 울음소리로 저승 가는 길이 더 무거웠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늘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는 오빠입니다.





★ 아빠의 삶을 닮고 싶다는 조카


오빠의 아들인 조카도 결혼했습니다. 한창 신혼살림의 달콤함에 빠져 있을 시기인데도 질부의 친정 부모가 모두 병원에 입원하였고, 중학생인 막내 처제를 조카 집으로 데려와 살았습니다. 장인어른은 원래 지병이 있어 피를 투석하며 지내시다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장모님은 관절염을 오래 두는 바람에 한쪽 다리를 절단해 거제에서 한 달에 한 번 서울 아산병원으로 모시고 가 정밀검사를 받고 치료를 하고 돌아와야 하는 길고 긴 투병생활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오가는 일, 그 모든 게 조카의 몫이었습니다. 질부의 형제는 딸 넷 중 셋째로 다행히 직장생활을 하는 셋이서 병원비를 나누어 내고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 등급을 받았기에 병원비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질부가 일용직으로 있다가 정식직원이 되었기에 그 오른 월급만큼은 장모님 병원비로 내면 된다고 말하는 기특한 조카입니다.


조카가 하는 말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엄마! 고맙습니다.”

다른 엄마 같으면 그런 상황이면 이혼하라고 난리일 텐데 ‘너의 운명이니 어쩌겠니?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렴.’하고 올케가 그렇게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조카의 핸드폰에는

“아빠의 삶을 닮고 싶습니다.”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게 해 주세요.”

이렇게 저장해 두고 스스로 달래며 살아가는 서른 살의 당당한 가장이었던 것입니다. 사람이 욕심을 내면 끝이 없다고 합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예쁜 딸을 낳아 돌을 넘겼습니다.
큰오빠가 봤으면 정말 좋아했을 터인데 말입니다.

뽀얀 피부를 가진 녀석이 얼마나 예쁘던지 저절로 카메라를 들게 되더라구요.
계속 움직여 사진이 떨렸는데 겨우 몇 컷 건졌습니다.





까꿍 놀이


 

 

 


 

★ 욕심없는 조카와 질부


형부네에서 떡국을 끓여 맛있게 먹고 조카는 장모님 보러 가야 한다며 먼저 일어나려고 했습니다. 나 역시 동서 친정 보내야 하기에 함께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형부는 조카에게 사과와 배 한 박스를 가져가 먹으라고 주었습니다. 각자의 차가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할 때
"고모! 이 과일 고모가 가져가!"
"아니야. 난 며칠 전에 와서 받아갔어."
"우리는 잘 안 먹어."
"과일 안 먹는 사람이 어딨어."
"고모님! 집에 사과 있어요. 가져가세요."
"참나, 괜찮다니까."
조카는 우리 차에 과일 박스를 실어주며
"고모! 잘 가! 너희도 공부 열심히 하고!"
"그래, 잘 가!"
손을 흔들며 아쉬운 이별을 하였습니다.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우리 딸아이
"엄마! 올케언니가 용돈 5만 원이나 줬어."
"나도."

"뭐? 그렇게 많이?"
"추석 때도 그렇게 줬는데."
"우리가 공부 열심히 해서 조카 용돈 많이 줄게."
"꼭 그래라."
외숙모, 이모가 주는 용돈도 두둑이 받아왔습니다.





조카가 전해준 과일 박스



조카와 질부는 빈손으로 나오는 고모가 보기 그랬을까요?
명절이라고 며칠 전 형부가 불러 과일, 굴, 돼지고기 등등 많이 받아왔는데 말입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선뜻 과일 박스를 내놓는 조카 부부를 보니 꼭 큰오빠를 닮아 있었습니다.
'우리 막내, 우리 막내' 하시며 참 많이 챙기셨기 때문입니다.
조카가 전해주는 마음 씀씀이에 왜 그렇게 울컥하던지요.
과일을 먹으면서 그 무엇보다 달콤하게 느껴졌습니다.
우직스럽게 정직한 삶을 사시다 간 아버지를 보고 자랐기에 듬직한 조카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늘나라에서 지켜보고 계시지요?

오빠!
당신 아들, 이렇게 잘 자랐습니다.

오늘따라 더욱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개코냐옹이

    감동이구여 자랑스러워 하실겁니당.^^

    2012.01.28 10:51 [ ADDR : EDIT/ DEL : REPLY ]
  3. 개코냐옹이

    감동이구여 자랑스러워 하실겁니당.^^

    2012.01.28 10:51 [ ADDR : EDIT/ DEL : REPLY ]
  4. 하느 나라에서 흐뭇하게 지켜보고 계실듯한데요~~~^^*

    2012.01.28 11:25 [ ADDR : EDIT/ DEL : REPLY ]
  5. 마음씀씀이가 대견한 조카님이시네요.
    늘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2012.01.28 12: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참 대견스러운 조카네요.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2012.01.28 13: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가랑비

    마음나눔이 참 훈훈합니다.


    잘 보고가요

    2012.01.28 14:11 [ ADDR : EDIT/ DEL : REPLY ]
  8. 가랑비

    마음나눔이 참 훈훈합니다.


    잘 보고가요

    2012.01.28 14:11 [ ADDR : EDIT/ DEL : REPLY ]
  9. 마음이 짠합니다...
    저도 언니들만 4명있어요~
    딸만 5이지요^^ 지금도 사이가 좋지만 앞으로도 정말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야겠어요^^

    2012.01.28 14:44 [ ADDR : EDIT/ DEL : REPLY ]
  10. 오빠분은 좋은곳에서 가족들을 언젠가 만날 기다리고 계실거예요.
    훌륭한 조카를 두시어 행복한 노을님^^

    2012.01.28 15: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바쁜 세상에 훈훈한 사연인 것 같네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2012.01.28 15: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듬직하고 속 깊은 조카분이네요. 행복하게 잘 사셨으면 합니다.^^

    2012.01.28 15: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오빠를 향한 그리움이 가득 담겨 있는 글이네요.
    손주를 봤더라면 참 좋아하셨겠어요.
    따뜻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2.01.28 15: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이야 정말 화목한 것같아요
    늘 항상 행복하시길 바래요

    2012.01.28 16: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참으로 오랜 만입니다.
    제가 바쁜 부서에서 일을 하다보니 한동안 뜸했습니다.
    조카 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2.01.28 16:28 [ ADDR : EDIT/ DEL : REPLY ]
  16. 감동적인 이야기군요.
    가족이 화목해 보이네요. ^^

    2012.01.28 17: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화목해서 너무너무 부럽네요 ^^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글 잘보구갑니다~ㅎㅎ

    2012.01.28 20: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해하실듯 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

    2012.01.28 22: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마음이 짠하네요. 제가 조카분보다 나이가 더 많을텐데, 어린양을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조카분 가정에 앞으로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

    2012.01.29 00: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뭉클해지는 군요..^^
    참 이래서 가족이 좋은가 봅니다~

    2012.01.29 01: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정말 감동적이에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2.01.29 09: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노을이의 작은일상2011. 8. 30. 06:07


텅 빈 친정집에서 만난 고양이 가족



휴일, 오랜만에 햇살이 내려앉았습니다. 고등학생인 두 아이 학교 보내고 난 뒤,
얼마 남지 않은 추석을 맞아 앞 뒷베란다 물청소를 하고 이불빨래를 하였습니다.
점심 먹으러 집에 오는 아들에게 이불을 늘라고 메모를 남기고 친정으로 향하였습니다.

6남매의 꿈과 희망을 키워왔던 집이건만,
이제 부모님 큰오빠마저 떠나고 나니 허물어가는 폐허가 되어갑니다.

텅 빈 친정에 먼저 도착한 우리는 대청마루에 놓인 나락 포대를 리어카에 실기 위해 덮어놓은 검은 포대를 걷자 갑자기 고양이 한 마리가 후다닥 뛰어나오는 게 아닌가!
"엄마야!"
"왜? 무슨 일이야?"
"저기, 고양이~"
놀란 가슴을 다독이며 다시 포대를 들추니
조그마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보! 여기 아기 고양이야. 새끼를 낳았나 봐."
무서워서 뒤로 물러서자 남편이 살짝 비닐을 들춰보았습니다.
"우와! 4마리나 되네."

검은 고양이 2마리, 누렁 고양이 2마리였습니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하나 봐!"
자꾸 숨어들어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얼른 그냥 덮어둬!"
"잠시만!"
"에잇! 카메라 치워!"
나락만 꺼내고 그대로 덮어두었습니다.
남편은 사람 냄새가 나면 아기 고양이를 돌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까요?
(노을인 정말 몰랐습니다. 살짝 집은 게 맘에 걸립니다.ㅠ.ㅠ)










너무 어려 손으로 잡기도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엄마가 찾아와 젖을 주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 사촌 올케가 깨 타작을 하고 있습니다.



시골에는 벌써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언니! 깨 많이 났어?"
"아니,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수확도 없어."
"햇볕이 있어야 곡식도 자라지."
"고추도 다 녹아버렸어."
"그래도 언니는 좀 땄나 보네."
"작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가 왜 그런지 알 것 같았습니다.


▶ 태양초입니다.


▶ 포도가 익어갑니다.



▶ 대봉감입니다.



▶ 우리 텃밭에 자란 노란 고추입니다.

"언니! 왜 고추 색이 노랗지?"
"몰라. 종자가 그런가 보더라."
"신기하네."
초록색이 아닌 노란색 고추였습니다.



▶ 콩도 알알이 영글어 갑니다.



▶ 일조량이 모자라 그런지 아직 벼가 많이 피지는 않았습니다.



▶ 친정집 정자나무입니다.

나무 아래에는 어르신들이 더위를 식히는 곳이랍니다.



▶ 제가 어릴 때부터 있었던 아주 오래된 사촌 오빠가 운영하는 정미소입니다.

친정 다녀오면 부자가 됩니다.
쌀을 찧어 왔습니다.




▶ 성묘하기 위해 예초기를 손질하는 남편





▶ 봉분 가장자리를 낫으로 풀을 베는 큰 올케와 갈고리로 안아내는 남편입니다.



▶ 조카사위의 모습

장인 어름의 봉분은 평장이라 할 것도 없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봉분과 잔디를 깎는데도 2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우리 큰오빠!
자식에게 성묘의 힘겨움 전해주기 싫다시며 유언으로 평장을 하였습니다.

조카사위와 막내 사위가 곱게 엄마 아버지의 머리를 깎아주었습니다.



한 세대는 기억속으로 사라지고
이젠 우리가 또 다른 세대를 만들어가야 하는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텅 비어 있는 친정 집을 지키고 있는 고양이 가족을 만나고 왔습니다.
새끼를 어떻게 할까 봐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쳐다보고 서 있는 엄마 고양이...
누구의 보살핌도 없었지만,
혼자 잘 낳아 키웠듯,
무럭무럭 잘 자라길 바라는 맘뿐입니다.


이다음에 가면 반가이 맞아주려나?





여러분의 추천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 해주세요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저도 이번주에 벌초를 하러 가야 돼는데

    각오를 해야 할 듯... 더위는 현장으로 나가봐야 팍!!

    2011.08.30 09: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추석전에 벌초하러 다녀오셨나봐요...
    노을님 친정에선 시골의 정겨움이 느껴져서 좋네요...
    여러 작물도 눈에 띄는데 특히 노란고추 처음보는데 새로운 품종인가요?

    전 고양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조그만 아기 고양이를 보니
    마냥 귀엽고 예쁘네요....ㅎㅎ

    2011.08.30 09: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저번 주말에는 곳곳이 벌초객들로 넘쳐나더군요.
    음력 8월에는 벌초를 안한다는 말이 있어 그런가 봅니다.
    요즘은 상관을 안하지만요.^^

    2011.08.30 09: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벌초의 계절 고향생각이 절로나는군요.

    2011.08.30 09: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슬슬 추석 준비해야 겠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11.08.30 09: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우리마음의 고향 풍경이군요..저는 항상 시골풍경을 동경하면서 살고 있답니다..가슴이 포근해 지네요..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2011.08.30 09: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와~ 저거 당조고추네요^^ 아삭아삭 파프리카처럼 맛나지요~ 고양이들 너무 귀엽네요

    2011.08.30 09: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냥이 정말 귀엽네요~

    2011.08.30 09: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부모님이 살아 계셨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친정집 갈 때마다 허전하시겠어요.

    2011.08.30 09:59 [ ADDR : EDIT/ DEL : REPLY ]
  11. 역시 시골의 풍경은 언제나 푸근한것 같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래요~

    2011.08.30 10: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언젠가는 시골에 가서 살리라,
    라고 매번 다짐을 하지만, 쉽지 않네요~~
    오늘 또 시골병이 울컥!!!!!

    2011.08.30 10: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아이고 완젼 꼬물꼬물 꼬물이들이네요^^
    어미가 젖도 잘 주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2011.08.30 11: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그린레이크

    풍성한 시골 풍경에 맘까지 풍성해지네요~~
    그나저나 아기 고양이~~넘 귀여운데요~!~!

    2011.08.30 12:35 [ ADDR : EDIT/ DEL : REPLY ]
  15. 내년에는 고양이 가족이 노을님 맞아주겠네요. ^^

    2011.08.30 13: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이제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이군요. :)
    귀엽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11.08.30 13: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노을님 글을 읽으면 고향 생각이 많이 나네요.
    곧 추석이니 설레는 맘으로 기다려야죠^^
    고운 날 가득하세요~

    2011.08.30 14: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아기 고양이들, 엄마 고양이가 다시 잘 돌봐 주겠지요?
    빨간 고추를 보니 계절의 흐름이 절로 느껴집니다. ^^

    2011.08.30 16:14 [ ADDR : EDIT/ DEL : REPLY ]
  19. 노란 고추를 보니 저도 신기하네요^^
    그나 저나 아무일 없겠지요~~~ 그 고양이 엄마가 잘 보살피고 있겠지요~걱정이 되네요.

    2011.08.30 16: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혜진

    어머.. 아기 고양이들이 아직 눈도 못뜨네요..

    어미 품에서 잘 자라주었으면 합니다.

    농촌의 풍경.. 참 정겹습니다. ^^

    정말 곡식이 잘 영글어야 할 텐데요..

    2011.08.30 22:25 [ ADDR : EDIT/ DEL : REPLY ]
  21. 아기 고양이가 귀엽긴 하군요.. 하지만, 야생동물들은 사람 손을 타면, 새끼를 안 돌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ㅠㅠ

    2011.08.30 23:37 [ ADDR : EDIT/ DEL : REPLY ]

노을이의 작은일상2010. 11. 9. 06:21


반겨주는 사람 없어도 행복한 친정나들이


햇살이 곱던 주말 오후였습니다. 퇴근
하고 집으로 들어서니 아이들은 각자 할 일들이 있어 들어오지 않았고 부부 둘만이 남았습니다. 쌀도 떨어졌고 딱히 할 일도 없었기에 남편과 함께 친정으로 달려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고향에 그것도 친정에 간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 언제부터인가 할일이 있어야 찾아가게 되는 이유가 아무도 반겨줄 이가 없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 산소로 들어가는 길목에도 단풍이 곱게 물들었습니다.
 6남매의 막내로 자라다 보니 부모님은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되었고 무궁한 산천만이 제자리를 지키는 느낌이었습니다. 울긋불긋 단풍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시골 길을 달려 말을 하지 않아도 나란히 누워계신 산소 앞에 차를 세워주는 남편입니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잔디 사이에 잡풀을 뜯어내며 엄마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며 봉분을 어루만졌습니다.

‘엄마! 잘 있지?’ 하고 말입니다.

아무런 대답은 없었지만 내 마음속에는 엄마의 그 온화한 미소가 번져나갔습니다. 당신은 못 먹어도 자식만은 공부시켜야 한다며 허리가 휘도록 열심히 사시다 가신 분인 줄 알기에 엎드려 절을 하면서도 왜 그렇게 목이 메여오던지.








꼭 잠긴 열쇠를 따고 대문을 들어서니 마당엔 이리저리 낙엽들이 나뒹굴고 장독대 위에, 대청마루엔 뽀얀 먼지만 자욱하였습니다. 온 가족이 까르르 이웃담장으로 웃음 넘기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골목길을 내달리며 잡기 놀이 숨바꼭질하며 놀았던 친구들의 모습도 그리웠습니다. 흘러가는 세월 탓에 사라지고 없어지는 것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300여 년 된 어릴 때 열매를 따 먹고 나무를 타며 놀았던 느티나무


▶ 친정 동네




대충 쓸고 닦아 놓고 창고에 있는 나락을 싣고 정미소로 향하였습니다. 커다란 정자나무 곁에 쓰러져가는 듯 서 있는 정미소는 어릴 때부터 보고 자라 나보다 나이가 더 먹었습니다.

“아이코! 아기씨 왔나?”
“응 언니.”

사촌 올케가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웬걸 3포나 되노?”
“새 쌀 갖다 놓았는데 묵은 쌀 먼저 찧어 먹어야지.”

우리 논에 농사짓는 이웃집 아저씨가 15포나 가져다 놓았기 때문입니다.



▶ 나락을 투입구에 넣는 남편입니다.


▶ 덜커덕거리며 껍질을 벗겨가며 쏟아내는 방아


▶ 뽀얀 쌀이 흘러 나옵니다.


▶ 왕겨입니다.




▶ 텅 빈 들판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에 거름 주고 잘 키워 가을엔 결실을 맺어 창고 가득 채워두었을 것입니다.


▶ 요즘 압축시켜 둔 짚
들판을 지나다 보면 하얀 뭉치를 흔히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이 변하듯 이렇게 짚을 뭉쳐 둔 모습도 변하였습니다.



▶ 옛날 어릴 때 보았던 짚동
하나하나 뭉쳐서 세워 두었던 짚동 사이에 숨어 숨바꼭질을 하곤 했습니다. 한겨울엔 추워서 불장난을 하다가 짚동을 몽땅 태워 먹어 혼난 적도 있었습니다.




▶ 콩 타작 하시는 친구 어머니
키 대신 채반으로 콩깍지를 털어내고 계셨습니다.





집 앞에 앉아서 콩 타작을 하고 계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이고, 정수댁 막내딸 아이가!"
"네. 맞아요."
"친구도 잘 지내고 있지요?"
"응. 학교에 나가고 있어."
"어떻게 왔어?"
"방아 찧으러 왔어요."
퍼지고 앉아서 한참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엄마이야기, 환갑을 넘기지 못하고 떠나신 큰오빠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친구 엄마를 보니 꼭 친정엄마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두 분이 평소 자주 오가며 잘 지내셨기 때문입니다.
"건강하세요."
"그래 잘 가거라."
"집에 들어가서 음료수라도 한잔 하고 가라."
"괜찮아요. 어머님."
따뜻한 정을 마시고 온 기분이었습니다.
돌아서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흐르던지요.
하늘에 계신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 아직도 남아 있는 빨래터
여자들의 수다가 있고, 방망이로 두들겨 스트레스 해소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집에서 세탁기 돌릴 수도 있지만, 우리의 어머님은 빨래를 가지고 밖으로 나와 친구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행복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 돌담과 감








▶ 대봉감
올해는 감이 몇 개 달리지 않았습니다. 가지를 타고 올라 감을 따는 남편입니다.
"여보! 한 개는 남겨! 다 따지 말구."
"까치밥 하게?"
"응."
조상의 배려이기에 우리도 따라 해 보았습니다.



▶ 텃밭에서 자라는 무 배추

큰오빠가 살아계셨더라면 직접 농사지어 김장도 하고 했을터인데...이젠 사촌 오빠가 텃밭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300포기 정도 심어 함께 모여 김장을 하곤 했는데 말입니다. 그저 그리움뿐입니다.

▶ 양파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 뒷 트렁크가 꽉 찼습니다.


사촌 언니가 농사지은 풋고추, 무도 얻어왔고,
우리 논에 이웃 아저씨가 농사지은 쌀도 찧어왔고,
국화차를 만들어 가을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 산국도 꺾어 왔습니다.

친정 갔다 오면 부자가 되는 느낌입니다.

아무도 반겨주는 사람 없었지만 늘 고향은 엄마품처럼 포근하였습니다.
곳곳에 엄마의 향기는 그대로 남아있었으니까.



   *공감가는 이야가였다면 아래 추천을 살짝 눌러주세요.
여러분의 클릭 한 번이 글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주세요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뽀얀쌀이 보석같아 보이네요.^^
    저런 친정이 있어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부러워집니다..^^
    저을 하나가득 담고 돌아오는거네요..^^

    노을님 잘 보고갑니다..^^

    2010.11.09 13: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너무 겸손하시다
    반겨줄 사람이 줄을 서고 있는데 ㅎㅎㅎ
    시골의 정겨움이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즐거우시고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2010.11.09 14:03 [ ADDR : EDIT/ DEL : REPLY ]
  4. 고향은 그 자체만으로도 참 정겹고 아릅답죠..
    저도 시골 생각 나네요..
    오늘도 엄청 춥지요~
    여긴 바람 때문에 그런지 더 추운듯해요
    감기조심 하세요^^

    2010.11.09 14: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요즘같은 시대에 시골풍경이 더욱 정겹게 다가오네요.
    시골 가본지가 언제인지... 덕분에 푸근한 사진들 잘 보았습니다^^

    2010.11.09 14:35 [ ADDR : EDIT/ DEL : REPLY ]
  6. 고향, 시골 풍경이 많이 있군요
    저의 고향은 재계발 되어서 ...길목조차 남지 않았답니다

    2010.11.09 14: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아,
    친정이라..
    단어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뭉클해지네요.
    행복하셨겠습니다.. :)

    2010.11.09 15:30 [ ADDR : EDIT/ DEL : REPLY ]
  8. 냇가에서 빨래방망이 두드리는 장면도 실로 올만에 보는거 같아요~ 좋은 하루되세요!

    2010.11.09 15: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너무너무 정겨운 고향 풍경이네요.
    정말 좋은 나들이 하셨군요 ^^

    2010.11.09 15: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정겨운 시골풍경이군요. 친정은 언제라도 나를 포근하게 감싸주니까 행복한거 같아요^^

    2010.11.09 16: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까치밥까지 챙겨주시는 맘 씀씀이가 너무 고우십니다.^^
    정겨운 우리네 고향모습을 보여주셔서 그런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느낌입니다.ㅎㅎ

    2010.11.09 16: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가랑비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집니다.ㅎㅎ

    2010.11.09 17:21 [ ADDR : EDIT/ DEL : REPLY ]
  13. 짚단, 돌담과 감나무, 빨래터 위의 사진 모두가
    저에게 갑작스런 휴식을 주는 것 같습니다.
    황혼이 지는 가을 언덕에서 갈대와 마주하며 민들레 홀씨 힘껏 불어 보는 시간을 주셨달까요.
    덕분에 친정나들이 함께 해 봅니다.
    즐거운 날 되십시오 :)

    2010.11.09 17:22 [ ADDR : EDIT/ DEL : REPLY ]
  14. 덕분에 저도 친정에 갔다온 느낌 푸근함이 느껴져요. 트렁크에 친정행복이 가득 담겨있어요^^

    2010.11.09 17:36 [ ADDR : EDIT/ DEL : REPLY ]
  15. 어엇 저 방앗간, 되게 반갑네요.. 우리 외할머니 시골집인 강화도 저런 형태인데.. 사진으로 보니 새롭네요.. 안가본지 오래되었네요..ㅜㅜ 음음..

    2010.11.09 18: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노을님 글보니, 돌아가신 친정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아고~ 큰 오빠댁에 전화라도 드려야 할것 같아요~

    2010.11.09 18: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트렁크에 감 큼직한게 맛나보여요 ^^
    훈훈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

    2010.11.09 18:54 [ ADDR : EDIT/ DEL : REPLY ]
  18. 오랜만에 보는 정미소와 빨래터가 옛생각을 새록새록 떠오르게하네요^^

    2010.11.09 19: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비밀댓글입니다

    2010.11.09 20:31 [ ADDR : EDIT/ DEL : REPLY ]
  20. 방아도 참 오랜만에 봅니다.
    고향은 언제나 그립지요~

    2010.11.10 06: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항상 그립고 포근한 곳이 고향인거 같아요.

    할머니댁에 홍시 저도 잘 먹었는데.. 그립군요 ㅎ

    2010.11.10 12: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노을이의 작은일상2010. 9. 22. 05:31



명절이면 더 생각나는 '사라져 버린 친정'

 



해마다 명절이 되면 시댁에서, 전도 지지고 나물도 볶고 무치고, 정성스런 차례 음식을 준비해 왔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님이 몸이 아프다 보니 이젠 모두가 내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머님이 시골에 계실 때에는 다섯 명의 며느리들이 모여 소도 한 마리 잡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분주히 손 놀리면서 위에 형님 둘, 아랫동서 둘, 둘러앉아 남편 흉, 아주버님 흉도 봐 가면서 한 상 가득 차려 놓으면 뿌듯하기 까지 했습니다. 이웃 동네에 사는 사촌 형제들까지 모여 차례를 지내고 난 뒤, 대가족의 아침상을 차려내고 과일을 깎고, 식혜와 떡을 내놓고 나면 설거지가 하나 가득 쏟아져 나옵니다. 그래도 4-5명 되는 며느리들이 힘을 모아 즐겁게 해 냅니다. 막내 동서 둘이는 설거지 담당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분주히 움직이고 나면, 한 숨 돌리기도 전에 여기저기 어른들 뵈러오는 친척과 이웃들이 찾아옵니다. 그들을 위해 오가는 모든 분에게 술상을 차려내야 합니다. 오전 내내 동동거리다 보면 다리가 뻐근하게 아파오고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참고 견뎌내면서 일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다 보니 친정도 시댁도 사라져버렸습니다. 우리 집에서 간단하게 음식을 장만하여 동생들과 쓸어져가는 시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시아버님 산소에 들러 돌아옵니다.

조금 한가해진 늦은 오후가 되면, 때때옷 입고 나서는 조카 녀석들의 모습이, 예쁘게 맘껏 멋 내고 나서는 동서들이 너무 부러워지는 시간이 다가옵니다.

6남매의 막내로 자라난 탓일까요? 부모님의 사랑 듬뿍 받고 형제들의 관심 받으면서 자라났건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추석은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었습니다.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어 좋고, 평소 먹지 못했던 음식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 좋고, 검은 고무신이나 나이론 옷 하나를 추석선물로 받으면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그 기분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풍부하다 못 해 관심조차 없는 먹거리에 대한 우리 아이들의 추억은 어디서 찾을지, 궁금 해 지기도 합니다.

 지금 친정집은 텅 비어 있습니다. 이맘때쯤이면, 마당 가에 감과 석류가 빨갛게 익어 갈 것 입니다. 인걸은 간 곳 없어도 자연은 그대로 지키고 서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으니 조그마한 오두막집이 폐허로 변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 가득합니다. 옹기종기, 아옹다옹 모여 서로 다투기도 하며 형제애 나누며 자라난 곳인데....

 친정아버지는 결혼도 하기 전, '우리 막내, 시집도 못 보내고 어떻게 해?'하시며 걱정이 태산이었건만, 저승문도 열린다는 한여름 날, 홀연히 하늘나라로  떠나 보내야 해 난 결국 불효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엄마는 다행히 우리 아이 둘 제법 자라난 모습까지 보고 떠나긴 했어도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갔습니다. 되돌릴 수 없을만큼....

 친정 부모님이 안 계시니 큰오빠와 올케가 명절 날 막내가 올 때까지 기다려 주기에, 우리 시어머님도 "얼른 챙겨서 가거라!" 하시곤 했었고, 올케는 엄마생각 날 거라고 하면서, 엄마보다 더 많이 싸 주곤 했었는데, 이제 큰오빠까지 이 세상을 떠나고 보니 정말 찾아 갈 곳이라고는 없는 고아가 되어버렸습니다.

온 가족이 모여 분주히 움직이고 북적이다가 다 떠나고 난 뒤의 그 공허한 마음....
그저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찾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란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허리가 휘도록 일하고, 잠시 엄마 얼굴이라도 보고 싶지만, 발길질 할 그 친정마저 사라져 찾아 갈 곳도 없으니, 마음이 아파옵니다. 

명절이면 늘 그리움에 더 사무칩니다.

그 이름 불러봅니다. 

엄마~~아부지~~~

많이 보고 싶습니다.

긴 연휴라 부모님 산소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효도란 게 물질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비싼 선물보다도 전화 한 통화 살갑게 하는 걸 더욱더 좋아하시는 우리 부모님이십니다. 어깨라도 주물러 드리며 눈 마주치며 하는 대화가 그저 부러울뿐이랍니다.

유난히 뜨겁고 무더웠던 여름 잘 이겨내고 가을을 맞이합니다.
고향이란 떠올리기만 해도 위안이 되고 편안해지는 단어,
언제라도 돌아가 쉬고픈 마음의 안식처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추석,
온 가족과 함께 아름답고
의미 있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공감가는 이야기였다면 아래 추천을 살짝 눌러주세요.
여러분의 추천으로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볼 수 있으며,

로그인 하지 않아도 가능하답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명절이라 그리움이 더 크시겠어요.
    저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렇네요...
    부모님 생각도 많이 하시고 가족분들과 즐겁게 지내시는 연휴가 되시길 빌겠습니다. ^^

    2010.09.22 06: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들꽃

    추석이른 아침 푸짐했던 친정을 그려 봅니다,
    대가족~증조 할아버지부터~오촌들까지 수십명이 차례지내는
    종손 인 아버지 ~어머님 그렇게도 하얀 행주치 마두르시고 몇일전부터 명절 준비하셨는데,,
    이제는 병원에서 누어계시니,,

    추석날 아침 좋은시간으로 시작 하세요

    2010.09.22 06:53 [ ADDR : EDIT/ DEL : REPLY ]
  3. 추석 명절에 더욱 마음이 아프겠네요

    그래도 풍성한 추석되세요

    2010.09.22 07: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그린레이크

    전 타국에 살아도 친정 부모님이 옆에사셔서 늘 든든하답니다..
    노을님~~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크시겠어요~~
    한국엔 비가 많이 온다는데 조심해서 산소 다녀오셔요~~
    즐거운 추석한가위 맘 따뜻한 하루 보내셔요~~

    2010.09.22 07:23 [ ADDR : EDIT/ DEL : REPLY ]
  5. 비밀댓글입니다

    2010.09.22 07:36 [ ADDR : EDIT/ DEL : REPLY ]
  6. 에고~명절때마다 더욱 그리워지시겠어요.
    자녀분들이 그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2010.09.22 07: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임현철

    풍성한 한가위 되시길...

    2010.09.22 07:51 [ ADDR : EDIT/ DEL : REPLY ]
  8. 비밀댓글입니다

    2010.09.22 07:57 [ ADDR : EDIT/ DEL : REPLY ]
  9. 아~공감이에요~노을님, 늦둥이 막내라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니 큰 오빠집이라고 해도
    부모님이 계셨던 친정이랑은 다른것 같아요~
    저도 돌아가신 부모님이 너무 뵙고 싶네요~ ㅡ,ㅡ

    2010.09.22 08: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비밀댓글입니다

    2010.09.22 08:07 [ ADDR : EDIT/ DEL : REPLY ]
  11. 아, 정말 계실 때 잘해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다시금 드네요. 그래도 노을님,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

    2010.09.22 09: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아, 명절이라서 더 마음이 쓸쓸하시겠어요 ㅜㅜ


    그래도 가족들과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2010.09.22 11: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명절이라 한국이 더 많이 생각나네요. 조금전에 전화드리는데도 눈물나서 혼났어요.
    노을님, 한가위 잘 보내세요^^*

    2010.09.22 12: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이방인

    30대 초중반에 부모님 다 돌아가시고 명절날 그냥 이방인 처럼 보냅니다.
    저의 명절이 오히려 더 우울한 날이 되어 버렸어요

    2010.09.22 12:30 [ ADDR : EDIT/ DEL : REPLY ]
  15. 울릉갈매기

    이제는 사라진 그자리를
    대신해줘야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마음은 언제나 고향을 달려가
    어머니 품안에서 응석을 부리고픈데
    야속한 세월은 기다려주질 않으니....

    2010.09.22 15:26 [ ADDR : EDIT/ DEL : REPLY ]
  16. 저도 공감가는 글이라 눈물 날려고 하네요..
    가족과 함께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2010.09.22 15:45 [ ADDR : EDIT/ DEL : REPLY ]
  17. 잠시 들려갑니다
    남은 연휴도 행복하시고요^^

    2010.09.22 17: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힘네세요..
    그렇게 지내면 오히려 더 힘들어져요..
    그래도 가족끼리 , 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하면 나아지잖아요..^^

    2010.09.22 21: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사랑초

    그렇게 이제 우리가 부모 되어가지요.
    명절 즐겁게 보내시길..

    2010.09.23 05:13 [ ADDR : EDIT/ DEL : REPLY ]
  20. 구름나그네

    살아계심에 감사할게요. 아직은...
    그래도 효...참 잘 안 됩니다.

    2010.09.23 05:14 [ ADDR : EDIT/ DEL : REPLY ]

노을이의 작은일상2010. 9. 8. 05:31




아련한 그리움과 추억이 살아 있는 내 고향


사람은 자라고 꿈을 키워온 고향을 그리워하는 건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죽어서도 고향 땅에 묻혔으면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니 말입니다. 삼십 년을 넘게 살아온 내 고향 친정집에는 지금 아무도 살지 않습니다. 6남매의 막내라 부모님의 사랑 오래도록 받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떠나버리셨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휴일 남편과 함께 다녀온 친정입니다. 아무도 살지 않기에 금방이라도 부서져 내릴 것 같은 폐허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련한 그리움과 추억이 살아 있는 곳이기에 언제나 정겹기만 합니다.












가을은 벌써 우리곁에 와 있었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과 그리움만 가득한 곳입니다. 
친정하면 떠오르는 것들입니다.


첫째, 부모님 산소

아버지는 막내가 시집가는 것도 보질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몸이 아파 누워계시면서도
"우리 막내 시집가는 건 보고 죽어야 할 터인데."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셨건만 결국 불효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6남매 공부시키기 위해 농사일을 하시며 5일장을 도시며 소 장사를 하셨습니다. 엄마는 아이들 키워가며 집안일과 들일을 알아서 해내셨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큰오빠가 대학을 다니니 모두가
"저 사람 미쳤어. 미쳤어." 놀려대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남의 집 머슴살이까지 해 가며 살아오신 아버지는 서당 앞에도 가 보질 못했기에 자식공부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흉을 보고 욕을 하던 동네 사람들이 세월이 흐른 뒤, 가장 부러워하는 어른이 되어 있었습니다. 번듯하게 잘 키운 자식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건 모두 부모님 덕임을 알기 때문에 더욱 그리운 것 같습니다.




둘째, 큰오빠의 산소

6남매의 맏이로 태어나 참 많은 희생을 하신 분입니다. 국민학교 선생님으로 발령받아 늦은 결혼을 하여 이북에서 내려온 처가 식구들과 동생들을 데려다 먹이고 학비까지 마련해주며 항상 시끌벅적한 집안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딸 둘 아들 하나를 낳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맏이는 하늘에서 내리는 운명 같다고 말을 합니다. 그 많은 식구 아무런 불만없이 챙겨가며 살아가는 큰오빠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아버지 대신이었습니다.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다며 수목장을 원하였으나 형제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부모님보다 조금 앞쪽으로 평 묘를 하게 되었습니다. 봉분이 없어 성묘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장갑 낀 손으로 쓱쓱 문지르면 반질반질 빛을 발합니다. 우리의 장례문화도 바뀌어야 된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나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우리 큰오빠'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따뜻한 분이 환갑의 나이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으니 그립지 아니하겠습니까?
늘 가슴속에 남아 있는 아픔입니다.


셋째, 재래식 화장실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가끔 한 번씩 가면 가게 되는 재래식 화장실입니다. 한여름밤 이웃집 할머니가 들려주는 귀신이야기를 듣고 나면 화장실 가는 일이 제일 무서웠습니다.
"엄마! 나 화장실"
"갔다 와."
"무섭단 말이야."
"아이쿠! 우리 막내 할머니 이야기 듣고 더 무섭나 보네."
엄마는 호롱불을 들고 화장실 앞에 서 있어 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에는 엄마가 오빠를 시켜 앞에서 지키고 서 있으라고 명령을 합니다. 하기 싫어도 할 수 없이 하면서 장난기가 발동합니다. 갑자기 호롱불이 사라져 버리면
"오빠! 오빠! 어디 간 거야? 나 무섭단 말이야."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습니다. 얼른 걸어 둔 책 한 장 쭉 찢어 대충 닦고 나오면
"으히히히히히~"
손전등을 얼굴에 갖다 대고 귀신 흉내를 냅니다.
"엄마야!" 화들짝 놀라 달아나고 보면 오빠임을 알아차립니다.
오빠들은 놀라 울음보를 터뜨리는 막내의 모습이 재밌었나 봅니다.




넷째, 고추장 간장이 익어가는 장독대 

햇살 먹으며 간장이 익어가고 고추장 된장이 맛 들어갑니다. 온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곳입니다. 엄마는 늘 반질반질 빛이 나도록 깔끔하게 장독을 닦으셨습니다. 장맛은 그 집의 음식 맛을 좌우하였기에 그렇게 정성 들였는지 모를 일입니다. 장독대만 보면 엄마 생각이 절로 납니다.

엄마는 몸이 안 좋아 우리 집에서 3개월 정도 생활하시다 몸을 가누지 못하신 지 3일 만에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정말 그렇게 쉽게 가실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효도도 하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장독을 뒤져보니 온갖 물건들이 다 나왔습니다. 야무지게 담아놓은 연시, 말려놓은 나물과 콩, 그것을 본 큰 올케는
"우리 어머님 정말 대단해. 부엉이 엄마야."
"왜 부엉이 엄마야?"
"온갖 것 다 모아두잖아."

비를 맞고 먼지가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 꼭 엄마가 손질해 둔 기분이었습니다.
지금 장독 속은 텅 비어 있어 마음 씁쓸할 뿐입니다.


  

다섯째, 아련하게 들려오는 문풍지 소리와 무쇠솥

방에 보일러만 놓여 있는 개량하지 않는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조카들이 와서 침을 발라 문구멍을 내고 놀기도 했고 추운 겨울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얼어붙어 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어릴 때 코를 시리게 했던 겨울바람에 사각사각 문풍지 소리가 아직도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부엌에는 아직도 반질반질한 무쇠솥이 걸려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가 들에 나가 밤이 늦어도 돌아오지 않아 불이 지펴가며 처음 밥을 했는데 3층 밥이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우리 막내딸 기특해. 잘했어."
하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물은 손등 위로 올라오게 붓고 불은 끓어오르면 조금 있다가 꺼 버려야 타지 않는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뒤에는 정말 맛있는 밥을 척척해 내곤 했습니다.
 (사진을 찍어 오지 않아 아쉽습니다.)
   


여섯째, 현대의 자동차와 같았던 리어카

어릴 때 리어카는 지게와 함께 유일한 운송수단이었습니다. 좁은 들길을 걸어올 땐 아버지가 지게를 태워주었고, 큰길에는 리어카를 태워주곤 했습니다.
"우리 막내. 아부지가 태워줄까?"
"응."
두 말도 하지 않고 아버지의 손에 들려 올라타곤 했으니까요.

한 번은 리어카로 크게 다친 적도 있었습니다. 오빠들이 짐을 실으면서 막내인 나에게 리어카를 잡으라고 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는데 뒤를 발로 눌러 실어야 할 텐데 그냥 무거운 짐을 올리다 보니 리어카가 들려 나의 턱을 올려쳐 유치가 부러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엄마는 놀라 뛰어왔고 오빠들은 혼이 났습니다.

방아를 찧으러 가면서 남편이
"당신 오랜만에 한 번 타 볼래?"
"좋지."
천천히 굴러가는 두 바퀴로 나의 추억도 뒷걸음질치고 있었습니다.




일곱째,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는 정미소
▶ 동네 앞 느티나무
어릴 때 둘째 오빠는 호박에 말뚝을 박을 정도로 장난이 심했습니다. 동네 무슨 일만 생기면 어른들은 우리 집으로 찾아와 둘째 오빠를 찾을 정도였으니까요.
가을이 되면 포구나무에는 검은 열매가 많이 열립니다. 워낙 높다 보니 여자 아이들은 따먹을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나무타기 전공인 오빠는 쪼르르 올라가 열매를 따서 나눠주곤 했습니다.
"포구 줄게. 아~ 해 봐."
한 개 얻어먹어 보려고 크게 입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으면 침을 뱉어 놀리기 시작합니다.
"엄마! 오빠 좀 봐! 응 응 응" 울음보를 터뜨리면
"알았어. 알았어. 줄게 줄게."
오빠가 겁을 내는 사람은 엄마뿐이었습니다.






▶ 정미소 풍경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고 하니 50년은 넘었고 아마 꽤 오래된 정미소입니다. 지금은 사촌오빠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락 한 포를 찧으면 쌀 1되 받고, 아니면 5천 원 현금을 받기고 합니다. 운영상 애로가 있지만 가지고 있으니 그냥 정미소를 돌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요즘 아이들 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고 지냅니다. 오죽하면 쌀나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까요? 정미소에서 왕겨가 나오고 현미와 하얀 쌀이 내려오는 걸 보면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는 걸 보면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여덟째, 여자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수다가 가득했던 빨래터

토닥토닥 텃밭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방망이 소리가 들려와 달려가 보았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디서 예쁜 새댁이 와서 사진을 찍노?"
"안녕하세요? 저 정수댁 막내딸입니다."
"아이쿠! 그래 말을 하니 알아보것네. 우리 딸하고 동기 아이가."
"네. 맞아요. 친구도 잘 지내죠?"
"응. 부산서 잘살고 있다."
"어머님은 건강하시죠?"
"그냥 그렇게 지내고 있지."

친정에는 아직도 빨래터가 남아 있습니다. 여자들이 모여 이런저런 일들로 수다를 떨며 빨래는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곳입니다.

저렇게 어르신들을 보니 먼저 가신 엄마가 더욱 보고 싶어졌습니다.





아홉째, 입가를 검게 물들이며 따 먹었던 까마중

우리가 자랄 70년대는 먹거리가 없어 늘 배고픔에 허덕였습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들판에 산에서 나는 열매가 어린 녀석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었습니다. 여름이면 까맣게 익어 있는 까마중을 따서 입이 검어지도록 먹었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열 번째, 멱감던 시냇가


학교 갔다 오면 책보를 마루에 던져놓고 익지도 않은 감 하나를 따서 시냇가로 달려갔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물가에서 수영을 즐겼습니다.
'감을 던져놓고 먼저 잡기' 놀이를 하며 친구들과 우정을 쌓아갔습니다. 몇 시간을 그렇게 놀고 나면 돌멩이로 감을 쪼개 떫은 풋감을 나눠 먹곤 했습니다.

또, 막내로 자라 동생이 없었기에 큰오빠가 늦장가를 가서 낳은 조카가 왜 그렇게 예쁘던지. 중학교 때인가? 시골로 놀러 온 조카를 데리고 물놀이를 하다 잠깐 한 눈 파는 사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걸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그 조카가 자라 35살이 되어 시집까지 갔으니 세월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물이 아니지만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새삼 옛날이 더욱 떠올랐습니다.

고향은 그래서 엄마 품 같다고 하나 봅니다.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추석이 가까워지니 부모님 생각이 더 간절해집니다.



*공감가는 이야기였다면 아래 추천을 살짝 눌러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아도 가능하답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고향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정겹습니다.

    2010.09.08 11: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벼가 고개숙이고 있네요~
    저는 도시가 고향이지만, 이렇게 추억할수 있는 멋진 고향이 있는 분들이 부럽네요~^^

    2010.09.08 11: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까마중ㅎㅎ 요거 저도 먹어 봤어요 저도유년시절을 경기 양평에서 자라서
    늘자연과 벗삼아 지냈죠^ 그래서 두물머리는 아주 제가 좋아하는 곳이에요
    바빠서 동동거리고 갑니당 ^

    2010.09.08 12: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저희 외갓댁을 보는 기분이 들어 좋았습니다.. ^^

    2010.09.08 12: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시골은 도시 사람들에게 늘 동경의 대상이 되곤하죠..
    시골사람들은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하기도하지만
    또 그리움인곳 그곳이 아마 고향이 아닌가싶어요..

    2010.09.08 13:01 [ ADDR : EDIT/ DEL : REPLY ]
  7. 자라이언트

    오늘 포스팅은 왠만한 영화나 드라마 보다 뭉클하네요. 오늘 서울 날씨가 처음으로 흐리고 선선해서인지 노을님 고향의 정취가 서울까지 날아오네요. 정말 잘 보았습니다.

    2010.09.08 13:34 [ ADDR : EDIT/ DEL : REPLY ]
  8. 고향은 언제나 좋은 곳이죠
    서울서 나고 자란 저게는 정말 부러운 곳입니다^^
    인사 드리고 갑니다

    2010.09.08 13:47 [ ADDR : EDIT/ DEL : REPLY ]
  9. 옛추억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글과 사진입니다.
    그러고보니 벌써 추석이 다가왔네요.

    2010.09.08 14: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소리새

    그리움 가득한 고향입니다.
    잘 보고 가요.

    2010.09.08 14:07 [ ADDR : EDIT/ DEL : REPLY ]
  11. 아~ 제가 태어난 시골 할아버지댁과 정말 유사한 풍경이네요~
    좋습니다 ㅎㅎ

    2010.09.08 14: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세상에 이런일이...빨래터!!!!!!!! 아직도 그대로 보존된것들은 너무 신기합니다~

    2010.09.08 14:49 [ ADDR : EDIT/ DEL : REPLY ]
  13. 가랑비

    고향은 언제봐도 푸근합니다.
    너무 좋아요~ 할머니가 보고싶습니다. 추석이 기다려지는 글입니다.

    2010.09.08 14:53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저는 외가도 친가도 모두 서울에 계셔서
    갈 곳이 없어요.... ㅜㅜ
    추억을 느끼고, 휴식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2010.09.08 15: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노을님의 고향은 참으로 정겨우면서도 눈물이 찔끔하네요.
    제 고향 모습도 겹쳐 보이면서,
    부모님과 큰오라버니를 떠나보내신걸 담담하게 써주셔서 그런 듯 싶어요.
    추석이 가까워오니 고향집에 빨리 가고 싶네요.

    너무너무 잘 봤습니다.
    저녁 시간 따스하게 보내세요~^^

    2010.09.08 17: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고향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이상한 감정이 몰려드는 참 신기한 현상이 발생을 하죠.
    정겹고 따뜻한 느낌의 고향...^^
    괜시리 콧등이 시려오고 아련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곳...

    그래서 늘 그 곳을 그리워 하나 봅니다.

    2010.09.08 17: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풍성히 익어가는 가을풍경하며...
    화장실, 까마중, 정미소... 모두가 정겨운 추억거리들이군요.
    참!
    아직도 빨래터가 남아있군요!!!

    2010.09.08 18:35 [ ADDR : EDIT/ DEL : REPLY ]
  18. 슬프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처음 사진은 흑미인가요??
    흑미로 팝콘도 만들수 있데요~
    근냥 후라이팬에 기름없이 근냥 흑미를 넣으면 팝콘으로 되요

    2010.09.08 19: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큰 오빠가 일찍 돌아가셔 아쉬움이 크겠어요.
    책보 이야기를 비롯 모든 것이 저와 비슷한 어린 시절 시골 추억을 생각하게 합니다.
    노을님의 좋은 글과 사진이 좋네요...

    2010.09.08 21: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사진들을 보니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조만간 한국 갈까 생각중인데 그 때 할머니도 찾아뵈려구요.
    우리 할머니집 앞에도 빨래터가 있어서 모든 사람들이 수다 떠는 장소였는데... 지금은 물이 메워졌더라구요.
    충남 서천.. 벌써 가고 싶어요...

    2010.09.09 03: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글에 아련한 추억을 담뿍 담으셨네요..
    저도 빨래터와 우물도 생각나고 그립워요..

    2010.09.11 19: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노을이의 작은일상2010. 1. 5. 07:03
 
친정 나들이 '50년 넘은 정미소 풍경'
 

친정 엄마의 기일이 되어 큰오빠네로 향하기 전, 태어나고 자라난 고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얼마 전 큰올케가

“고모! 언제 올 거야?”
“응. 아이들도 방학했으니 하루 전날 가지 뭐.”

“그럴래? 그럼 시골 가서 방아 좀 찧어 와.”

“알았어.”

부모님이 남겨주신 논에 이웃 어른이 농사를 지어 나락을 가져다 창고에 넣어두었기 때문입니다. 큰올케는 형제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쌀을 찧어오라고 한 것입니다. 이 세상분이 아니신 큰오빠가 했던 것처럼...


텅 비어있는 집,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냉기가 흘러나옵니다. 사람의 손길 하나 없기에 온기하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뽀얗게 대청마루에 내려앉은 먼지 털어내고 마당에 쌓인 나뭇잎을 쓸어내었지만 쓸쓸함은 감출 수 없었습니다.


창고에 있는 나락을 리어카에 싣고 어릴 때부터 있었던 정미소로 향하였습니다. 사촌 오빠가 운영하고 있어 달려가기만 해도 방아를 찧어줍니다.

“아이쿠! 우리 애기씨 왔네.” 사촌 올케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50년이 넘은 정미소 풍경입니다. 올해 나이 50살이 되고 제가 태어나기 전 부터 있었다고 하니 말입니다. 켜켜이 쌓여있는 먼지만 봐도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까치가 먼저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외삼촌이 누워계신 산소에서 절을 올리는 우리 아이들

▶ 남편과 아들이 창고에서 나락을 손수레에 실는 모습

▶ 50년이 넘은 정미소 입구

▶ 나락이 기계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껍질만 벗긴 현미가 내려옵니다.



▶ 1차 2차 3차 3번에 걸쳐 뽀얀 백미가 되어 나옵니다.

▶ 갓 찧은 쌀을 포대에 담는 모습

▶ 쌀겨
 

 

나락 4가마니를 찧어 쌀 포대에 나눠 담아

오빠들에게 나눠주는 행복함을 맛보았습니다.

 

내 것도 아니면서 내가 전해 주는 나눔이 주는 행복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을 좋아했던 큰오빠 덕분에....



*공감가는 이야기라면 아래 추천을 살짝 눌러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아도 가능하답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첫번째 사진 까치!!! ㅋㅋ
    1월 3일날 까치보고 완젼 기분 좋았는데^^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파이팅~

    2010.01.05 08: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어릴 적...아버지 손잡고 갔던 추억이 새롭네요^^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10.01.05 08: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정미소와 시골풍경이 새롭네요^^

    2010.01.05 08:34 [ ADDR : EDIT/ DEL : REPLY ]
  5. 정미소 풍경이 너무 정겹네요 ^^
    어릴쩍 정미소는 항상..지역 어르신들의 놀이터였던걸로 기억합니다^^

    2010.01.05 09: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천장을 보니 세월의 나이가 켜켜이 샇였습니다.
    새 쌀을 보는 맛이 이런 거 아닐까 싶네요.

    2010.01.05 09: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어렸을 적 엄마 손을 잡고 정미소에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네요^^
    너무 정겨운 시골의 모습과 훈훈한 이야기가 아침에 가슴으로 전해집니다.~~^^
    형제분들과 나누시는 모습 너무 보기에 좋습니다^^

    2010.01.05 09:25 [ ADDR : EDIT/ DEL : REPLY ]
  8. 정미소 본지 정말 오래되었네요.
    예전에 정미소를 직접하기도 했었는데..........

    2010.01.05 09: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예전에 꼭 마을에 정미소 하나 있었는데요..*^^*
    오랫만에 봅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10.01.05 10:41 [ ADDR : EDIT/ DEL : REPLY ]
  10. 새해가 되기전 줄 늘어지게 서서 가래떡 뽑기를
    얼마나 기다렸던지 조청에꾹 눌러먹음 그렇게 맛있던
    현장이기도 했던곳 방앗간 ^^

    물씬 추억에 잠겨 봅니다

    2010.01.05 11: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노을님~ 오늘도 따뜻한 글 잘 보고 갑니다.
    날씨는 추운데 노을님네 가정에는 따뜻한 정이 넘치는 것 같아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2010.01.05 11:05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정미소에서 갓나온쌀의 맛은 아주 끝내줄것 같으네요..^^
    노을님 추운날씨 따뜻한 느낌 받고갑니다..^^
    한주도 좋은 시간 갖으시길요..^^

    2010.01.05 11: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1박2일에서 정미소란 이름을 처음 들었어요^^;; 노을님네는 50년된 정미소가 있다니~^^
    너무 신기해요^^

    2010.01.05 11:53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저도 정미소를 몇번 소개한 적이 있는데 언제봐도 정감이 가는 곳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0.01.05 12: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저 어릴적에 저런 정미소가 있었는데,,, 아주 오래전에 없어졌네요.
    그곳은 아직도 있다니, 구경가고싶은 마음이 듭니다.
    아직 20대후반인데, 점점 옛날생각만 나고,, 이게 무슨일인지요..

    2010.01.05 12: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세상에나.아직두요?
    저희 마을에서 어릴적에 보았던 그 풍경과 흡사하네요..
    정미소..참 정겨운 이름입니다~~

    2010.01.05 16: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저번에 말씀했던 그 정미소가 맞는지요?
    언제 한 번 다녀 가야겠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2010.01.05 17: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나락이 백미가 되어 나오는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재밌습니다...
    50년의 세월만큼... 정이 듬뿍 담겨 있는 정미소 모습이군요...

    2010.01.05 17: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아늑한 고향이 옛모습으로 있다는 거
    참 행복할 것 같아요. 부럽심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01.05 19: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전통 정미소 풍경이군요.
    요즘은 정미기 라는 기계가 있어 집에서도 정미를 하더군요.
    잘 봤습니다.

    2010.01.05 21: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정미소... 오래간만에 보네요.

    요즘은 마트에서 정미를 해줘서.. 저런 모습 보기 어려운데..

    노을님 새해 인사가 너무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01.06 01: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노을이의 작은일상2008. 8. 27. 08:4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친정아버지의 특별한 교육법



 얼마 전, 남편과 함께 남해에서 2박 3일간 여름휴가를 보내고 천혜의 자원을 이용한 많은 볼거리들을 몸으로 마음으로 담아왔습니다. 시골에서 자라나 그럴까요? 그 중 마늘에 대해 여러 가지 정보를 가득 담아놓은 '마늘나라'에서 본 농기구들이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파일에 들어있는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그곳에서 찍어 온 똥장군으로 인해 결혼도 하기 전에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의 특별한 교육법이 떠올랐습니다.


 아주 깡촌 시골에서 서당 앞에도 가 보질 않았기에 가난 속에서도 우리 6남매 훌륭히 키워내신 분입니다. 먹고 살기도 빠듯한 살림에 입에 풀칠하기도 바쁜 생활의 연속이었지만, 자식들 공부시키는데 온 몸을 다 바쳤습니다. 아버지의 별명은 '뚝배기'였습니다. 된장 오가리는 한번 끓으면 그 온기 오래가고 음식엔 은은한 맛이 베어나게 하는 변함없고 온화하신 분이었기에 붙여졌습니다. 그런 아버지는 이장 저장을 떠도는 소 장사를 하셨고 남의 땅에 벼농사 밭농사 짓는 일은 모두 엄마의 몫이었습니다. 그렇게 둘이서 힘을 합하여 오빠들을 하나 둘 고등학교부터 도시로 유학을 떠나보냈습니다. 새벽밥을 해 먹고 기차역이 있는 십리 길을 걸어서 다니곤 했습니다. 모두가 힘겨웠던 시절이었기에 오가면서 허기진 배 달래기 위해 무를 뽑아 먹었다는 이야기를 오빠들은 가끔 해 주곤 합니다.  그를 본 동네사람들은 우리 부모님들을 '미친 사람' 취급까지 하셨다고 합니다. 당시, 대학을 보낸 유일한 아버지였으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교육열 하나는 어디다 내 놓아도 빠지지 않았고, 아이들 모두 공부를 잘 해 주어 별 문제없이 키워내셨는데 문제는 동네 개구쟁이였던 둘째 오빠는 동네에서 이름난 골목대장이었던 것입니다. 호박에 말뚝받기, 수박서리, 참외서리, 동네에서 일어나는 나쁜 일에는 꼭 둘째오빠가 끼어있었고, 무슨 일만 생기면 동네사람들이 오빠 이름을 부르며 우리 집으로 찾아 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곤 했었습니다. 공부는 하지 않고 노는데 만 정신이 팔려있는 오빠가 6학년을 졸업하자 아버지는 단호하게 중학교 진학을 시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요 녀석 공부도 하기 싫은데 학교 가서 뭐해 중학교 못 보낸다." 하시며 아버지가 들일을 나가실 때 꼭 데리고 나갔고, 심지어는 똥장군 까지 지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어느 가을 날, 아버지와 함께 논에서 낫을 들고 벼를 베고 있으니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가방을 들고 학교 갔다 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아부지! 나도 학교 보내주이소."

"와? 공부 하고 싶나?"

"네. 이제부터 열심히 할게요."

그렇게 아들의 다짐을 받고 아버지는 둘째 오빠를 일 년을 늦게 중학교 입학시켰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 결단 내리셨을까?
어디서 그런 용기 나오셨을까?
자식 교육처럼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닌데 정신 바짝 들도록 하신 아버지가 참 위대해 보였습니다. 난 중2인 아들 녀석이 가끔 맘에 들지 않게 할 때 학원 안 보낸다는 입으로 얼음 짱만 놓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 후로 오빠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워낙  뛰고 놀기를 좋아하다 보니 학교 축구대표선수로 뽑혀 스포츠인의 길을 걷게 되었고, 축구 잘하는 아이로 변하여 서로 데려가려고 여러 학교에서 스카우트가 들어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결국, 부산 배제고등학교 서울 고려대학교를 거쳐 은행지점장을 지내다 지금은 퇴직하고 집에서 보통 인이 되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TV가 동네 하나밖에 없던 시절, 남의 집에서 오빠가 공차는 모습을 지켜보며 어깨가 으쓱 올라갔고, 그로 인해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큰올케로부터 천청 벽력같은 소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고모야~ 오빠가 췌장암이래."

"................."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었습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이제 쉬면서 인생을 즐길 나이인데 말입니다. 다행히 수술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너무 걱정스럽고 두려워 오빠와는 통화 한번 해 보질 못하였습니다. 용기를 주지 못할망정 말 한마디 못하고 눈물부터 흘릴 것 같아서...


서로 안부를 묻는 통화를 하면서 둘째 올케는

“오빠 환갑이니 울산으로 초대 할게”했었는데....


  아버지의 그 훌륭한 교육법으로 인해 행복한 삶을 누려 왔건만, 그 동안 챙기지 못한 건강으로 인해 불행
의 늪을 걸어가야 하나 봅니다. 아버지의 지혜로운 결단으로 인해 새 삶을 주셨지만, 이젠 자신의 힘으로 우뚝 일어서는 용기 있는 오빠가 되어 주었음 하는 맘 간절합니다.


아버지!
다시 한 번 그 힘 빌려주실 거죠?

당신의 뚝배기 같은 정신 닮은 아들이기에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여겨봅니다.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맞아요.
    우리 어릴때는 정말 힘겨운 싸움이였어요..

    2008.08.27 09: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바람개비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키워내신 아버지를 닮았기에
    잘 이겨내시리라 여겨봅니다.
    기운내세요

    2008.08.27 11:09 [ ADDR : EDIT/ DEL : REPLY ]
  3. 소리새

    우리 대한민국의 아버지상입니다.
    당신한몸바쳐 아이들 공부시킨...

    오빠의 건강도 회복 되실겝니다.
    뚝배기 정신있짢아요.

    2008.08.27 11:23 [ ADDR : EDIT/ DEL : REPLY ]
  4. 유정

    암!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이라는 암!! 꼭 이겨내실꺼예요.
    열심히 치료하시고요 희망 잃지마세요.
    힘내세요~ 가족 모두!!

    2008.08.27 12:56 [ ADDR : EDIT/ DEL : REPLY ]
  5. 하늘에 계신 훌륭한 교육법의 선구자-아버님이
    꼭 저녁노을님의 가족을 도우시길 저도 두손모아 빕니다

    2008.08.27 13:20 [ ADDR : EDIT/ DEL : REPLY ]
  6. 아침햇살

    과거 보릿고개가 생각나구만,
    당시 몸부림치며 대학을 보낸 아비라면 대단한 분이란 것
    그 뚝심으로 잠시 아픈 아드님도 쾌유 하실것입니다.
    용기 잃지 마십시오

    2008.08.27 14:55 [ ADDR : EDIT/ DEL : REPLY ]
  7. 뚝배기같으신 아버님의 힘을 빌어
    췌장암도 잘 이겨내시기를 빌어요.

    2008.08.27 15:14 [ ADDR : EDIT/ DEL : REPLY ]
  8. 정말 오랜만에 보는 사진입니다.
    잘 이겨 내실겁니다..

    2008.08.27 16:58 [ ADDR : EDIT/ DEL : REPLY ]

노을이의 작은일상2007. 11. 8. 11:10


 

어릴 때  엄마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 간다는 생각 가지고 있는데 이젠 어딜 가도 관심도 없는 것처럼  "엄마. 다녀오세요!" 하니 제법 의젓함 보여 주는 녀석들입니다.


며칠 전, 사촌형부의 아들결혼식이 있어 친정 식구들을 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어린아이 소풍가는 것처럼 신나 하며 큰올케가 와 계신 시골집으로 갔습니다.


옆에 사는 언니, 형부와 함께 시골에 도착하니 큰 올케 주말마다 와서 농사지은 배추, 무치 담을 수 있게 간을 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맛있게 양념 버무려 김치 담가 놓고, 깊어 가는 가을을 눈에 넣으며 오손 도손 오가는 정겨운 대화 나누며 한참을 달려 예식장에 도착하니 결혼식은 아직 한 시간이나 남지 않았는가?


"우리 나온 길에 쇼핑이나 하자"

"다리 아픈 작은오빠는 차집에 가서 쉬세요."

"허허 그러지 뭐"

큰 올케, 언니, 형부와 쇼핑을 하러 지하상가로 내려가 이것저것 눈요기를 하며 돌아 다녔습니다.

"와! 가을 옷 세일하네, 벌써 겨울옷 나왔어"

"올해는 밤색이 유행한다던데..."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형부가

"저거 예쁘다. 처제 한번 봐"

"우와  가을 분위기 나고 예쁘다."

"한번 들어가 보자"

가게 문을 열고 들어 가 이것저것 들러보고, 마음에 드는 색을 골라 입으니

"됐다. 그거 그냥 입고 가자"

"고모야 내가 사 줄게"

"언니는. 그냥 내 카드 긁을게."

한참을 보고 있던 점원 아가씨 형제간에 우애가 너무 좋네요. 하니

"친언니가 아니고 올케가 사 준다하네요"

"그래요? 우와 부럽다."


이렇게 큰 올케한테 옷 한 벌 얻어 입고 나니 저쪽 가게에서 형부가 부르며

"처제, 가방 한번 봐, 맘에 드는 걸로 골라 내가 사 줄게"

"오늘 왜들이래?"

"그냥 사 주고 싶어서 그렇지."

곁에서 보고 있던 언니는 맨 날 오는 날 아니니 그냥 가만있으라고 하며

"예쁜 것으로 골라" 그렇게 말을 합니다.


인심 좋은 우리형부 큰올케 손지갑 오래되었다며 하나 덥석 사 주시니

"어머나! 나까지? 고마워요 잘 사용할게요."

서로 사 준다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그저 마주보는 눈길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구질구질하게 보였나?'

'내가 없어 보이나?' 별 생각 다 해 보았지만,

형제가 주는 그 마음들을 알기에 그냥 생각 없이 받아 왔습니다.


예식을 마치고 나오면서

"작은오빠! 나 오늘 선물 많이 받았다!"
"무슨 선물을?"
"응, 올케는 옷 사주고, 형부는 가방 사 주고"
"허허 우리 막내 오늘 기분  좋았겠네."
"응"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막내가 제일 눈에 밟힌다 하더니 오빠, 언니들의 마음에 항상 내가 걸리나 봅니다. 시집을 가서 아이 둘을 낳고 사는데도 말입니다. 무엇이든 있으면 나누어주려는 그 마음 때문에 난 맨 날 받기만 하는 철부지 인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뽑으라고 하면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 큰오빠 내외였습니다. 늦은 중매결혼으로 살아가면서 동생들 데려다 먹이고 입히고 학비까지 내 주시며 유학시킨 분들이니까요. 옛날에는 객지에 먼저 나가있는 아들에게 왜 그렇게 큰 짐을 지게 했던 것일까요? 없이 살았기에 하숙비라도 아껴보려고 큰오빠네 집에서 옹기종기 형제들이 모여 지냈습니다. 각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다 해 줬던 분들이기에 그 은혜 두고두고 갚아도 모자란 세월이었건만, 아쉽게도 2년 전 큰오빠는 벌써 우리 곁을 떠나버리고 안 계십니다.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육남매의 막내라 부모님도 안 계시니 부모님 대신이라며 꼭 챙겨주곤 하시던 분이었는데. 이제 큰오빠 대신 올케가 그 자리를 매 꾸어 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네 60년대 가정 형편이 대개 그렇듯 매일 매일 끼니를 걱정하고 학교에 납부할 학비 걱정,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 요즘 아이들은 상상도 못할 그런 상황이었지만 돌이켜 보면 지금보다 휠씬 아름답고 행복했던 나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가정주부, 아이 둘의 엄마가 아닌 내 어릴 적 기분에 잠겨보는 하루였습니다. 육남매 중에서 응석받이 막내로 돌아간 그 기분...

그래서 막내가 좋은가 봅니다.
친정만 갔다 오면 냉장고가 가득하고
사랑 듬뿍 담아와 마음 또한 부자가 되니
나도 언젠가 나누어 주는 그 마음 실천 할 날 오겠지요?

언니! 많이많이 고마워요.




Daum 블로거뉴스
기사가 맘에 드시면  추천 꾹 눌러 주세요.
추천하기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비밀댓글입니다

    2007.11.08 15:57 [ ADDR : EDIT/ DEL : REPLY ]
  2. 행인

    저도 남동생, 여동생 있는데 막내동생인 여동생을 제가 예뻐하는 거 보고 스스로 막내이고 싶다 생각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그만큼 막내한텐 더 손이 가고 주고 싶고 그러네요. 철없는 전 나중에 태어나면 첫째가 아니라 꼭 막내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해요 하하 막내에게 주는 사랑은 자신에게도 똑같이 사랑을 달라고 주는 그런 사랑이 아니니 안심하고 많이 많이 받으세요~ㅎㅎ

    2010.07.26 17:32 [ ADDR : EDIT/ DEL : REPLY ]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