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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케이블 TV에서 '남녀탐구생활'이 아줌마 자가 진단법을 방송한 적이 있습니다. 스스로 아줌마가 됐다고 느끼는 경우로
⑴ 예쁜 옷보다 편안한 옷을 찾을 때, 세탁 법 확인하고 옷을 살 때
⑵ 꽃미남 보다 몸매 좋은 짐승남이 좋을 때,
⑶ 모르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남편 흉을 볼 때,
⑷ 드라마에 감정이입하고 막장드라마 마니아가 됐을 때,
⑸ 남편의 꽃 선물에 짜증 날 때,
⑹ 과일의 씨 근처까지 먹을 때,
⑺ 친구들 만나 재미있게 놀다 저녁 시간 되면 귀소본능이 작용할 때
지천명이 된 나, 하나같이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쌀쌀한 봄날 김치찌개나 끓여 먹을 생각으로 도마 위에 묵은 김치를 썰었습니다. 돼지고기와 함께 썰어놓은 김치를 냄비에 넣고 난 뒤 오도독 오도독 소리를 내는 나에게 남편이
“여보! 뭘 그렇게 맛있게 먹어?”
“응. 별거 아냐.”
“아니긴, 소리만 들어도 맛있는 소리구먼.”
“아이고, 혼자 맛있는 것 먹다가 들켜버렸네.”
“뭔데?”
“참나, 김치 꼭지야.”
“헐, 그걸 왜 먹어?”
“얼마나 맛있다고.”
곁에서 듣고 있던 딸아이도
“엄마! 나도 한 입만”
“넌, 입 야물어져서 안 돼!”
“똘똘하면 좋지 뭐. 얼른 줘. 혼자 먹지 말고.”
우리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언제부터인지 잘라 버렸던 김치 꽁지를 고소하다고 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이 아줌마가 다 되어있었던 것.
▶ 깎고 남은 과일 씨 근처까지 먹는 건 주부로서 기본입니다.
★ 내가 나이 들었다 느껴질 때는?
1. 기억력이 떨어질 때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일은 허다하고, 손에 쥐었던 물건 찾아다니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아이 업고 아이 찾는다는 말이 딱 맞을 때가 많습니다.
2. 피자 햄버거보다 밥 찌개를 찾을 때
가끔 녀석들이 피자를 시켜달라고 조를 때가 있습니다.
"그냥 된장국이랑 밥 먹자!"
"엄마는 맨날 된장국이지?"
"된장이 얼마나 몸에 좋은데!"
그래도 가끔은 먹어줘야 한다나요 참나~
한 조각 먹어보라고 해도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3. 집이 제일 편안할 때
하루 종일 밖에서 지내다 돌아오면 우리 집처럼 편안한 곳이 없습니다. 분위기 있게 꾸며 놓은 곳은 아니지만, 아픈 몸 편히 쉴 수 있고, 쓰러질 듯한 피곤함 달래주고, 무엇보다 나를 믿고 감싸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역시! 우리 집이 최고야!"
4. 내 나이를 내 입으로 말할 때
이제 막 지천명이 된 나이, 젊었을 때에는 아무에게나 말도 못 붙였는데 이제 곁에 누가 있으면 어려움 없이 다가서고 나이를 쉽게 말하는 내가 되어버렸습니다.
5. 유행하는 음악(최신곡)을 하나도 모를 때
여고생인 딸, 중3인 아들은 음악방송만 하면 공부하다가도 달려옵니다.
"엄마 연속극 봐야 해!"
"에이~ 엄마도 요즘 유행하는 노래 알아야 두면 좋잖아!"
"..............."
따라하기조차 어려운 유행가보다 트롯트가 더 좋은데 어찌합니까. 가사마다 구구절절히 내마음을 읽어주는 것 같으니....
나 역시 여고시절에 아버지와 함께 TV를 보면서 채널때문에 많이 다투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나에게
"아이쿠! 이 앓는 소리 어지간히 하고 있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나도 아버지처럼 되어있었던 것입니다.
이럴 때 정말 나도 나이들었구나! 절실히 느낍니다.
요즘, 젊게 보이는 것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에 생겨난 신조어도 많은데, NO老족은 실제나이는 70대지만 꾸준한 운동과 관리로 외모나 신체나이는 40, 50대인 사람들을 '늙지 않는다'고 해서 노노족이라고 부릅니다. 아니다란 뜻의 영어와 늙다란 뜻의 한자가 결합한 것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떨 때 나이 들었다고 느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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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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