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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축의금 봉투 어떻게 주고 있나요?

by 홈쿡쌤 2010.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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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봉투 어떻게 주고 있나요?



지난 휴일에 시누이 딸 조카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고시와도 같다는 순위고사를 통과하여 중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두 신혼부부는 한 학교에 함께 받은 신임발령교사였습니다.
사회초년생으로 첫발을 디디면서 그냥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던 것입니다. 고모부 역시 고등학교 교감 선생님으로 재직하다 보니 많은 하객이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결혼식을 보면서 느낀 단상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일찍 가서 시누이를 도와야 했지만 나 역시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시골에 사시는 사촌 형님들을 모시고 아침일찍 출발을 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여 결혼식장으로 바로 가지 않고 집으로 가 가족들 점심을 챙겨 먹이려고 반찬을 챙기는데 커다란 통에는 나물이 9가지나 담겨 있는 게 아닌가?
"형님! 이걸 언제 다 하셨어요?"
"응. 내가 한 것 아니야."
"형님이 안 하고 그럼 누가 했어요?"
"친구가 추어탕, 감자탕, 나물을 해서 보냈어."
"네? 정말요?"
"내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도 우리 집 비밀번호 가르쳐 달라고 해서 반찬 만들어서 갔다 놓고 간 친구야."
"우와. 형님, 너무 부럽습니다."
"왜?"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아요."
"나보고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는 친구야."
시누이는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간암 선고를 받고 온 집안이 발칵 뒤집힌 일이 있었습니다. 결국, 간을 1/3을 때어내는 수술을 받았지만 암은 의사의 오진으로 판명되어 한숨을 돌린 적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형님이 잘해 줬기 때문이지요."
'인생은 줘야 받을 수 있다.'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늘 나의 마음 알아주고 나의 편이 되어주는 형님의 삶을 닮아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우리 형제는 모두 시누이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저녁을 함께 먹고 축의금 봉투를 정리하였습니다. 고모부의 인맥과 처음 결혼을 시키는 터라 제법 많은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들어온 봉투를 정리하면서 재미나는 일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1. 친분 및 유대관계에 따른 적절한 축의금은 얼마일까?
  ㉠ 절친한 친구일 경우 10만 원
  ㉡ 직장동료와 상사일 경우 5만 원
  ㉢ 선후배 또는 지인 3만 원

딱히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대충 혼자 정리해 보았습니다.


축의금을 받는 곳에는 신부의 오빠와 외삼촌들이 앉았습니다. 봉투를 받고 감사 인사장을 나눠주면서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방명록을 적는다는 게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봉투에 번호만 적어 얼른얼른 받아들였습니다.

한국은행 통계청에 따르면 연간 경조사비는 약 8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축의금을 얼마나 내고 있나요?



2. 내가 낸 것보다 축의금이 적게 들어온다면?
   ㉠ 나중에 집들이 갈 때 좋은 것보다도 값싼 물건을 사 간다.
   ㉡ 당황스럽고 기분 나쁠 것 같다.
   ㉢ 비슷한 상황이 오면 더 적게 줄 것이다.

 옛날에는 달걀꾸러미와 가까운 분은 1만 원, 그냥 하는 분은 5천 원을 주곤 했습니다. 물가가 많이 오르고 화폐의 가치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축의금에 대한 부담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내가 준 축의금보다 작게 들어온다면 여러분은 어떨 것 같습니까?






3. 축의금 봉투 제대로 알고 쓰자.



봉투를 이름이 보이도록 정리를 하는데 제대로 쓰지 않은 것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자신의 이름은 접히는 부분에 쓰는 것입니다.


4. 축의금 봉투를 줄때 어떻게 하나요?



1번은 스탬프로 찍은 봉투
2번은 스카치테이프나 풀로 붙인 봉투
3번은 그냥 접혀 있는 봉투

많은 봉투를 정리하면서 느낀 것은 스탬프로 찍은 것, 테이프로 붙인 것, 풀로 붙인 것은 정리하기가 불편하였습니다. 그냥 곱게 접어서 가는 게 일손을 돕는 것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봉투가 접히는 부분에 자신이 보낸 금액을 적은 분도 있었습니다.
"형님! 이것 보세요. 금액을 적어 놓았어요."
"우와. 대단한 사람이다."
처음엔 흉을 보곤 했는데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야무진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봉투에 핸드폰 번호를 적어 놓은 사람도 있었답니다.



5. 축의금 봉투를 여러장 낼 때 다시 한번 살펴보세요. 

몇백 장이 되는 축의금 봉투에는 4만 원짜리도 나왔습니다. 아마 1만 원을 빼고 넣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축의금은 홀수로 낸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또, 남에게 부탁을 받아 여러 장의 축의금을 낼 때 바뀌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창 정리를 하고 있는데 전화 한 통화가 걸려옵니다. 고모부와 통화하는 내용은
"교감 선생님!  봉투 하나가 바뀐 것 같습니다."
다른 예식장에 갔다가 인사장 받은 것을 모르고 함께 낸 것 같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챙겨 드리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 봉투가 2장이었는데 결국 한 사람은 누군지 모르고 넘어가야만 했습니다.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았다가 일어서려고 하니 고모부는 인삼주를 남편에게 건넵니다.
"이거 가져가서 먹어 봐. 내가 아끼는 술이야."
"술도 안 먹는데 고모부님 드세요."
"이건 약이야. 그냥 가져가."
인심 좋은 고모부는 나에게
"이리저리 둘러보고 가져갈만 한 것 있으면 말해. 다 줄게."
"아닙니다."
시누이는 찹쌀 한 줌, 고춧가루, 볶아 놓은 깨소금 등등 많은 것을 나누어 주십니다.

친정 다녀가는 사람처럼 하나 가득 손에 들고 왔습니다.
형님, 딸 시집 보내고 서운하시죠?
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결혼 축하해!
행복하게 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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