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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가슴 먹먹했던 한 마디 '내 며느리 사랑한데이~'

by *저녁노을* 2010.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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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먹먹했던 한 마디 '내 며느리 사랑한데이~'



휴일은 비가 토닥토닥 내렸습니다. 마치 겨울을 부르기라도 하듯.....
하루종일 집안에만 있자니 갑갑하기만 합니다. 오후가 되자 날이 맑아 오기 시작합니다.
"우리 동네 한 바퀴 하고 올까?"
그냥 있자니 남편도 많이 갑갑한 모양입니다.
저녁쌀을 씻어놓고 가벼운 차림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아파트만 벗어나면 시골 맛이 풍기는 과수원, 벼 논, 기름진 옥토 같은 텃밭이 가득합니다.





잘 키운 김장 배추 무 대파 부추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습니다.

 

텃밭에서 할머니 한 분이 고구마를 캐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고구마 많이 났어요?"
"아니, 올해는 한 뿌리씩밖에 달리지 않았네."
"고구마 캐서 파시나요?"
"아니여. 우리 아그들한테 부쳐 줘야제."
"맛있어 보입니다."
"우리 손자가 할머니 밭에 뭐 심어놓았어요? 하고 물어."
여기저기 조금씩 심어놓은 텃밭에는 할머니의 정성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우리 며느리가 고구마를 좋아해."
"힘들지 않으세요?"
"힘들긴, 재미삼아 하는 거여~"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고 모든 것 다 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어머니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백발의 머리와 쪼글쪼글한 피부, 거칠은 손으로 오직 자식을 위해 사신 어머님 생각이 간절하였습니다.

저렇게 텃밭에 갖가지 심어 놓고 주말이면 하나 가득 들고 오곤 했는데, 지금은 잡풀만 가득하니 말입니다.










▶ 어릴때 먹었던 까마중입니다.
















쉬엄쉬엄 천천히 걸으며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뒷산을 올랐습니다.
여기저기 가을이 살며시 내려앉는 모습을 느껴보았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여보세요! 엄마!" 시어머님이었습니다.

84세의 어머님은 몸이 굳어가는 파킨슨병과 치매를 앓고 계시는 바람에 요양원에서 6개월째 생활하고 계십니다. 주말이면 늘 가까이 사는 막내동서가 찾아뵙고 있습니다. 기억력은 점점 퇴보하더니 추석 이후에는 제법 좋아진 느낌이라 핸드폰을 갖다 드렸습니다. 가끔 전화해 보아도 받지 않아 사무실로 해 보고 안심을 하곤 합니다.
 
남편에게 전화를 받아드니

"야야! 우찌 같이 있네. 잘 지내제?"
"네. 어머님. 우린 잘 지내고 있어요. 어머님도 잘 지내시죠?"
"잘 지내고 있다. 나도. 아무튼 행복하게 살아라."
"네. 어머님. 저녁은 드셨어요?"
"응. 막내가 금방 왔다 갔다."
"네. 그러셨군요."
"어머님 전화해도 안 받으시더니."
"호주머니나 서랍에 넣어 놓으니 얼른 받을 수가 없어서 그래."
"그랬군요. 다음에 막내삼촌 가면 목걸이 해 드리라고 할게요."
"그럼 좋지."
"내 며느리! 사랑한데이~"
"?????"
"아! 네. 어머님. 저도 어머님 사랑합니다."
"잘 지내거라."
"어머님도 잘 지내세요."

전화기를 남편에게 전해주며 한동안 멍하였습니다.
"당신, 엄마한테 그런 소리 처음 듣지?"
"......................."
"우리 마누라 감동 먹었나 보다."
"생전 처음 듣는 소리잖아!"
"그러게."
얼마나 울컥하던지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님께 별로 해 드린 것도 없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모르겠습니다. 직장생활 한다고 집에서 모시지도 못하고 요양원에서 생활하게 하는 나쁜 며느리인데 말입니다.

어머님! 전화라도 자주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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