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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할머니 생신에 쓴 조카의 가슴 뭉클했던 편지

by *저녁노을* 201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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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생신에 쓴 조카의 가슴 뭉클했던 편지



주말 저녁은, 치매와 알츠하이머로 요양원에 계시는 시어머님을 모시고 나와 생신 잔치를 하였습니다. 가까이 사는 막내 동서네에서 형제들이 모였습니다.

음력 6월 25일, 월요일이 시어머님의 85번째 맞이하는 생신이었습니다.
모두가 멀리 떨어져 생활하고 있어 주말에 모이자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막내 동서네에서 준비한다고는 했지만, 마음이 불편하였습니다.
연수 중이라 사실 손님 치르는 게 작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집으로 모셔올까 하고 시누인 형님에게 전화했더니
"엄마 멀미를 해서 멀리 못 가. 그냥 가까운 데서 하자."
"그래도. 동서한테 미안하잖아요."
"뭐가 미안해. 너만 하라는 법 어딨어? 한다고 하니 아무 말 하지 마!"
"네. 알겠습니다."
동서 역시 집에 있는 것도 아니고 직장생활을 하며 음식을 차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더운 여름이라 더욱 말입니다.





 


아들 녀석 봉사활동이 있어 6시에 마치고 출발하니 주말이라 차도 막혀 저녁 8시나 되어 도착하였습니다.
다른 형제들은 모두 와 있고 우리가 마지막으로 도착하였습니다.
"형님! 식사하세요."
맛있는 음식들이 한 상 가득 차려져 있었습니다.
"회는 부산 형님(고명 딸 시누이)이 사 오셨어요."
"우와. 이 많은 음식 어떻게 한 거야? 오늘 출근했잖아."
"새벽에 일어나 해 놓고 출근했어요."
"고생했어."
"아닙니다. 형님은..."
잡채, 무 쌈말이, 갈비찜, 각종 나물, 생선, 미역국, 오징어튀김과 전, 샐러드 등
손이 어딜 갈 지 모를 정도로 차려냈던 것입니다.

저녁밥을 먹고 난 뒤, 조카 둘이 장만했다는 케이크와 과일이 차려지고
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생신 축하합니다. ♬ 사랑하는 할머니! 생신 축하합니다."

온 가족이 입을 모아 축하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머님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하였습니다.
촛불을 끄고 케이크를 나눠 먹으며 조카가 할머니에게 쓴 편지를 읽어 드렸습니다.






                    ▶ 초등학교 4학년 조카의 편지입니다.


<중략>
케이크를 오빠랑 저랑 돈을 모아서 샀어요.
좋아해 주면 좋겠네요.
제가 요즘 할머니께 평일에 못 가서 죄송해요.
시간이 잘 안 맞아서 못 갔네요.
이제는 자주 갈게요.
그리고 할머니! 100살 넘게 사셔야 되요.
할머니가 돌아가신다는 상상은 안 해 봤거든요.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할머니가 없으면 아빠가 없고, 아빠가 없으면 저도 없었기 때문이에요.
정말 감사해요.
오래오래 사세요.
사랑해요.♡

할머니를 사랑하는 손녀 올림




손녀가 읽어주는 편지를 듣고 어머님은 살며시 안아주면서 등을 토닥입니다.
우리 모두의 눈가는 촉촉해져 버렸습니다.
 "우리 예린이 다 컸네. 그런 생각을 다 하고."
부끄러워 하며 수줍은 미소만 짓고 있는 녀석입니다.

어머님과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하룻밤을 자고 왔습니다.
동서는 만들어 놓은 반찬에 얼큰한 대구탕 한 그릇으로 아침밥을 차려냈습니다.
"어제 술도 안 먹었는데 너무 맛있다."
남편이 제수씨를 향해 칭찬합니다.
천사같은 동서와 그것을 보고 자란 조카의 고운 마음을 보았습니다.

어머님을 요양원으로 모셔다 드리고 각자의 생활터로 떠났습니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이라 홈페이지 관리도 잘하고 있어 하루 하루의 생활이 사진으로 올라와 어머님의 근황은 늘 살피고 있습니다. 많이 좋아지신 어머님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집에서 걸어 10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은 곳이라 막내 아들은 자주 들락거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나빠지지만 않았음 하는 맘뿐입니다.

동서야! 고생했어.
그리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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