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11. 10. 7. 06:07


난 이럴때 나이들어감이 느껴집니다.




서른셋, 서른넷 노처녀 노총각이 맞선을 본 지 한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이네.'
'짚신도 짝이 있다더니 가긴 가는구나!'
'천생연분이다.'
놀림감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첫딸을 낳고 바로 연년생으로 아들을 낳아 100점짜리 엄마가 되었습니다.
20년 가까이 살다 보니 나 스스로를 되돌아 보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1. 아침에 남편을 깨울 때

남편은 저녁에 늦게 자고 아침에는 일어나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저는 아무리 늦게 자도 아침에 알람 소리만 듣고 얼른 일어나는 편이라 정반대입니다.
신혼 때에는 "여보! 일어나세요." 하면서 뽀뽀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00이 아빠! 안 일어날 ?"
격앙된 목소리로 변해있었던 것입니다.





2. 다림질 하는 남편에게
 
신혼 때 남편의 바지를 다렸는데 주름이 두개가 잡혀있는 걸 보고는 다음부터 맡기지 않고 남편이 손수 와이셔츠까지 다려입고 다녔습니다.
"여보! 제 것도 좀 부탁해요." 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살짝 놓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여보! 이것도!"
당연한 듯 휙 던져주는 내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3. TV 연속극에 빠져있는 아내
 
20년 가까이 살면서 아직 한 번도 아침밥을 차려주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저녁이면 퇴근 시간에 맞춰 보글보글 된장국도 끓여놓고 밥도 먹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밥상 앞에 앉아 조잘조잘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늦게 들어오면 밥상만 차려주고는 안방으로 쪼르르 들어가 TV 연속극에 턱을 빼고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TV 속으로 들어가 것다."




4. 쓰레기 버리려 나가면서 츄리닝 입고 나가는 아내

깔끔하고 남의 이목을 중요하게 여기는 남편이라 밖에 나갈 땐 단정하게 입으라고 야단입니다.
하지만, 슈퍼나 쓰레기를 비우려 나가면서 편안하게 입던 츄리닝을 걸치고 나서게 됩니다.
'금방 버리고 올 건데 뭐.'하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그러자 남편은 한마디 합니다.
"아줌마티 좀 내지 마라!"




5. 설거지하지 않고 출근하는 아내
 
고등학생인 두 아이 깨우고 학교 보내고 나 또한 출근 준비를 하는 아침은 부산하기만 합니다.
아침밥을 먹고 차려두었던 반찬 냉장고에 집어넣고 난 뒤 아무리 바빠도 싱크대에 그릇 깨끗하게 씻어 엎어놓고 행주 수세미 햇살에 늘어놓고 출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겨우 반찬만 냉장고에 넣고 먹고 난 그릇은 물에 담가두고 나가는 걸 본 남편은
"어쩐 일로 그릇을 담가두고 나가?"
"갔다 와서 하지 뭐."
"당신도 많이 변했구먼!'
"나도 아줌마가 다 되었나 봐!"



참 많이 느슨해지고 게을러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 앞에 어쩔 수 없는 것인가요?
나를 다잡아 보는 오늘입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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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공감되는 내용이 많네요.. 갑자기 막 슬퍼지는.. ㅎㅎ ^ ^;

    2011.10.07 11: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ㅎ
    서로 이해하고 사는게 제일 좋은거 같아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2011.10.07 12: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저는 어떻게 변하고 있나 되돌아보게 하시네요. ㅠㅠ
    잘 보고 갑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1.10.07 12:03 [ ADDR : EDIT/ DEL : REPLY ]
  5. 저도 요즘 나이들어감을 많이 느낍니다.
    공감되는게 많이 있네요.. 이것도 내일이면 추억이 되겠죠...^^
    너무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 ^^

    2011.10.07 12: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저도 아직 한참을 어린나이(?) 지만
    서른이 될때 조금 무섭더군요.ㅎㅎ;
    잘보고갑니다.행복한주말되세요^^

    2011.10.07 12: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ㅋㅋ 연속극에 빠져있는 아내 공감합니다.

    2011.10.07 15: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하하~ 글을 읽으며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되는군요.
    부지런한 노을님께서도 가끔 설겆이를 거르신다는게 조금 놀랍습니다.ㅋ
    행복한 날들 가득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1.10.07 16: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자연스러운 흐름인듯 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셔요.

    2011.10.07 16: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조금씩 공감이 되네요....
    잘 보구 갑니다~!

    2011.10.07 16: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어머~~~
    저도 그런데...
    세월이란게 참 무뎌져요^^

    2011.10.07 17:09 [ ADDR : EDIT/ DEL : REPLY ]
  12. 사는게 뭐,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요? ^^
    그래도 글에서 행복이 가득 느껴지시니 좋습니다 ㅎㅎㅎ
    행복한 주말 되세요~*

    2011.10.07 17: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ㅎㅎ 동감이 되네요~
    나이가 들어가지만 함께인 시간이기에 소중한 것 같아요
    그 소중함을 나누는 주말 되세요^^

    2011.10.07 17: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저는

    된장찌게가 맛있게 느껴졌을 때
    소주를 혼자서도 먹을 때
    19금 비디오를 마음데로 빌리수 있을때

    이럴때 나이 먹는 것을 느꼈답니다. ㅎㅎㅎㅎㅎㅎ

    2011.10.07 19: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1.10.07 20: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저녁노을님은 너무너무 부지런한 분이시던걸요.
    절대 게으른 분 아니니까 걱정 안하셔도 돼요.
    남편은 도대체 할줄 아는게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아기 같습니다.....좀 짜증남니다.ㅋㅋㅋ
    저 큰아기 언제클까요?

    2011.10.07 21: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늘푸른나라

    gg

    아줌마 좋은데...

    여유가 있어 좋아요.

    삶의 모습이죠.

    2011.10.07 21:39 [ ADDR : EDIT/ DEL : REPLY ]
  18. 나이 때문에 그렇다기 보다는..
    생활이 익숙해져서 그런 것은 아닐런지요... ^^

    2011.10.07 23: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부지런하기만 하시구만요 뭘~~
    그 정도 하셔도 충분합니다 ^^

    2011.10.07 23: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사랑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줌마 춤추는 것 보고 뒤집어 집니다.
    ㅎㅎㅎ

    다 그러면서 사는 것이지요.

    주말 행복하세요

    2011.10.08 05:17 [ ADDR : EDIT/ DEL : REPLY ]
  21.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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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08 12: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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