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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크리스마스만 되면 생각나는 그리운 친정엄마

by *저녁노을* 2011.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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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만 되면 생각나는 그리운 친정엄마




꽁꽁 얼어붙은 추운 겨울 날, 볼거리, 놀 거리 시원찮은 시골구석에 어느 날, 작은 교회가 들어섰습니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큰 건물로 새벽마다 땡그랑 땡그랑 울려오는 종소리가 신기하게만 느껴졌었습니다.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모른 채 어린 마음에 평소에는 가지도 않는 교회를 성탄절만 되면 찾아가 사탕, 과자, 빵 등을 받아먹기 위해 다녔던 기억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땐 간식이라곤 고구마가 전부였던 시절이었으니까.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선교사들이 발라주는 뽀얀 화장을 하고 아기 예수님이 마구간에서 태어나는 연극을 했고, 두 손 모아 조용히 기도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도 깊이 빠져들지 않았기 때문인지, 신앙에 대한 관심 부족이었던지, 집안의 형제들이 교회, 성당을 다녀도 난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결혼해서 시어머님을 따라 절에 나가게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어릴 적 빠지지 않고 나갔던 교회와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납니다.
수십 년을 깊은 불심으로 절에 다니시다가 돌연 교회로 발길을 돌리신 나의 어머니십니다.
"엄마! 절에 안 가고 왜 교회 나가?"
"어. 한집에서 두 개의 종교를 믿으면 안 된단다."
"오빠들보고 절에 가라고 하면 될 걸 엄마가 왜 바꿔?"
"나 하나 바꾸면 만사가 편안 해 지는걸 뭐..."
"그래도"
"다 큰놈들 어디 내 말 듣겠어?"
"참나, 말 한번 안 하더니만.."
"됐어. 그냥 집안 편안한 게 최고야"

4남 2녀 자식들을 키우면서, 모두가 유학을 하고 객지 생활을 하면서, 큰오빠, 셋째, 넷째 모두 교회 나가시고, 둘째 오빠 내외도 성당을 다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부모님 기일 날만 되면 진풍경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제사상처럼 근사하게 차려놓고, 오빠네 가족이 찬송가 부르고 예배를 보고 나면 언니와 우리 식구 그리고 사촌 오빠들 차례로 절을 올리곤 했으니까요. 그냥 먹는 밥에 예배만 부르고 말면 될 것을 오빠들은 시집간 우리를 위해 꼭 그 번잡한 제사상을 꼭 차리셨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절에 다니는 사촌오빠들, 시집간 딸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늘 배려하며 살아가는 오빠 때문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오곤 합니다. 우리 신경 쓰지 말고 대충하라고 해도 하지 않아, 왜 그렇게 고집스럽게 하냐고 물으니

'엄마가 우리를 위해 종교를 포기하신 그 뜻 고맙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큰오빠마저 돌아가시고 나니 상차림도 줄었고, 딸 둘 절하는 것은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기에 말입니다.

신앙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마음의 여유를 찾는 데는 좋을 것입니다.
내가 어느 누구에게 하소연 하고 플 때
내가 어느 누구에게 의지 하고픈 마음 생길 때
찾아가 떨쳐 버리고 생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 같기에...

 

일찍 일어나 찬바람 가르며 새벽기도 나가시던 엄마가 그리운 크리스마스입니다.
터벅터벅 검정 털신 신고 돌아오시는 그 발걸음 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오는 듯합니다.
당신의 그 희생 있었기에 우리 가족 이렇게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운 엄마.....

오늘따라 더 보고 싶습니다.


모두 모두 즐거운 성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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