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진 설날, 빠질 수 없는 추억의 뻥튀기



이제 명절이 코앞입니다.
하나 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쌀을 봉지에 담아 어머님과 함께 갔던 뻥튀기 강정을 하러 나가보았습니다. 하지 말까 하다가 그래도 설날인데 빠지면 서운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불경기라 그런지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집안 식구가 나와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5명이 분담을 해 척척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180~200도 가까이 열을 올려 뻥튀기하는 큰아들
튀긴 것을 받아 손질하여 넘기는 아버지
적당한 양으로 버무려내는 어머니
자동기계에 잘라내는 둘째 아들,
비닐봉지에 담아내며 돈 계산하는 막내 아들
그들은 하나였습니다.




뻥이요∼ 뻥튀기요…….
멀리 마을 어귀나 골목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오면 꼬마들은 마음부터 들떴습니다.
그토록 좋아하던 딱지치기 구슬치기도 팽개치고 동네 아이들 모두 뻥튀기 장수 곁으로 모여들었었지요.
그렇다고 해서 딱히 자기 집에서 뻥튀기를 튀기는 것도 아니었는데 장구통 모양의 시커먼 기계에서 뻥 하는 소리와 함께 부풀려져 나오는 뻥튀기만 봐도 마음은 절로 풍성해지는 듯했습니다. 튀긴 후 뿌연 김이 솟아오르고 아이들은 구수한 그 냄새도 좋아 코를 연신 킁킁거리며, 철망 밖으로 튕겨 나오는 튀밥을 서로 먼저 주워 먹으려고 다투기도 했었습니다. 먹을 것이 흔치 않았던 60∼70년대의 풍경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기억 속에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주 어릴 적에는 설이 가까이 오자 달군 솥뚜껑에 쌀을 놓으면 부풀어 올라 튀겨져 나왔습니다. 곤로 위에 물엿과 설탕을 녹여 튀겨놓은 쌀을 버무리고, 납작한 판에 골고루 펴 다듬이 방망이로 밀어내고 따뜻한 온돌방에 신문지 위에 늘어 말려서 칼로 자르곤 하였습니다. 먹을 땐 신문지가 묻어 있어 뜯어 내어가며 먹어야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 모든 게 아련한 추억이었습니다.





㉠ 각설이 타령에 나오는 1되 들어가는 깡통

㉡ 어릴 때 봐 왔던 장작과 풍로가 아닌 가스 불


㉢ 펑! 하고 터졌습니다. 뽀얀 연기가 하늘로 피어오릅니다.



㉣ 뻥튀기와 땅콩으로 강정을 만들 준비를 합니다.



㉤ 작년에는 쌀 1되 가져가면 13,000원이었는데 올해는 14,000원으로 천 원 올랐습니다.
하긴,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데 ...



이제 아주머니의 손으로 넘어왔습니다.
물엿과 설탕을 1:1로 넣고 튀긴 쌀에 골고루 버무립니다.
한 판이 될 양을 눈대중으로 잘 가름하여 능수능란한 손길을 봅니다.
뻥튀기 아저씨의 노련한 솜씨, 하얀 솜털 같은 크게 튀겨져 나온 펑 뛰기로, 아주머니는 설탕과 물엿을 적당히 넣어 방앗간에 있는 깨소금 볶는 기계를 가져다 놓은 것처럼 빙그르르 돌아가 잘 섞어 주었습니다.



㉦ 그 뒤, 네모 판 위에 부어 골고루 펴 줍니다.



조금 있다가 옆에 있는 기계로 밀어 넣습니다.



칼질도 하지 않고, 자동으로 네모나게 잘려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이 변하자 강밥 하는 것도, 모두 기계화 되어있었습니다.





㉩ 완성된 강정입니다.
아버님 제사상에 올릴 것 5장은 크게 썰었습니다.




▶ 작은 것 1봉지에 만 원, 큰 봉지는 25,000원에 만들어 놓고 팔고 있었습니다.


하나 둘 만들어져 나오는 강정을 보면서 시어머님을 떠올립니다.
"야야! 강정도 했나?"
"네. 어머님."
"잘 했다. 이제 살림꾼이 다 되었네."
그 한마디가 듣고 싶습니다.
어머님은 설날이면 꼭 강정을 만들어 놓고 자식들에게 나누주곤 하셨으니 저 역시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이 모습도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강정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련한 추억 속을 여행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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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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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뻥~ 하는 소리에 귀를 막았던 추억들이...새록새록!~
    설엔 강정을 꼭 먹어줘야 제맛!~ ㅎㅎ.
    노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고, 건강한 연휴 가족들과 누리세요. O( ̄▽ ̄)o

    2012.01.20 10: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강정이 손이 많이 가던데..^^
    전 한번도 제 손으로 못 만들어봤어요..
    전에 친정에서 하는 걸 보기만~ ㅎㅎ

    노을님 설명절 잘 쇠세요~~

    2012.01.20 10:34 [ ADDR : EDIT/ DEL : REPLY ]
  4. 뻥튀기 아저씨가 오면 동네방네 바가지에 쌀통들고
    뻥이요 소리에 귀를막고 깜짝깜짝놀라면서도 즐거웠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

    2012.01.20 11:03 [ ADDR : EDIT/ DEL : REPLY ]
  5. 우와~이거 진짜 보기 힘든 풍경이에요~
    예전에도 잘 보지는 못했던것 같기도 하지만
    뻥~~~~~너무 고소할것 같아요~ㅋ

    2012.01.20 11:05 [ ADDR : EDIT/ DEL : REPLY ]
  6. 이런날 뻥튀기가 생각나죠 ㅎㅎ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2012.01.20 11: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뻥이요~ 예전 시장에서 빠지면 안되는 멎진 풍경이었는데...
    즐거운 명절되세요.

    2012.01.20 12: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저도 갑자기 옛날 생각이 확 나네요.
    잘 보고 갑니다.
    즐겁고 행복하신 설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2012.01.20 12:38 [ ADDR : EDIT/ DEL : REPLY ]
  9. 포근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설연휴 즐겁게 보내셔요~!

    2012.01.20 14: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보기만 해도 좋으네요 ㅎ
    잘 보구 갑니닷..!!

    2012.01.20 14: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보기만 해도 좋으네요 ㅎ
    잘 보구 갑니닷..!!

    2012.01.20 14: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꽃기린

    정겨운 풍경 보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지요, 저녁노을님.
    설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2012.01.20 14:43 [ ADDR : EDIT/ DEL : REPLY ]
  13. 뻥튀기 정말 오랜만에 보는것 같네요. 잘보고 갑니다. 명절 잘보내시고 즐거운 연휴되세요^^

    2012.01.20 18: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내일은 장에 뻥튀기 사러 나가야 겠어요^^

    2012.01.20 20: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물망초

    ㅎㅎ어릴때가 그립습ㄴㅣ다.

    2012.01.20 21:10 [ ADDR : EDIT/ DEL : REPLY ]
  16. 맛있겠네요. 추억의 군것질 ! 주점부리들.

    2012.01.20 21: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맛있겠네요. 추억의 군것질 ! 주전부리들.

    2012.01.20 21: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구연마녀

    그쵸~ 그쵸~ 우리 어릴땐 시장에만 가도 요런집 몇곳은 있었는데~

    요즘은 참~ 찾아보기 힘드네요 ㅎㅎㅎㅎ


    저녁노을님 즐건 명절 되셔요~^*^

    2012.01.21 00:22 [ ADDR : EDIT/ DEL : REPLY ]
  19. 저는 며칠 전 재래시장 갔다가 뻥튀게 기계도 봤습니다.
    어린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군요. ^^

    2012.01.21 05: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몇십년전 어렸을 적의 풍경을 보는 것 같습니다. 설 명절 행복하게 지내세요. :)

    2012.01.22 13: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명절때나 볼수있는 뻥뛰기 잘 보고 갑니다
    가스버너를 주로 썼던 걸로 기억납니다.^^

    2012.04.06 14:42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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