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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남은 상추 갖다 먹는 게 거지 같다고?

by 홈쿡쌤 2012.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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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상추 갖다 먹는 게 거지 같다고?




며칠 전, 중간고사 기간이었습니다.
학교급식도 없어 직원들끼리 가까운 보리밥집에 갔습니다.
1인 6,000원으로 이것저것 많이 나오고 맛깔스러운 맛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붐볐습니다.

물어보지도 않고 주인장은 순서가 되자 보리밥을 식탁 위에 올려놓습니다.
여자들이라서 그럴까요?
쓱쓱 비벼서 맛있게 먹습니다.
비빔밥을 강된장과 고등어조림을 얹어 쌈을 싸 입이 터져라 먹어댑니다.

먹다 보니 상추는 금방 동이나 버립니다.
"사장님! 여기 상추 조금만 더 주세요."
"네. 금방 갖다 드릴게요."
손님이 많으니 주인장의 발걸음은 바쁘기만 합니다.
그래도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우리의 식탁 위에 상추가 도착합니다.






잠시 후, 크기가 커다란 상추가 몇 개 되지 않자 금방 또 동이나 버립니다.
그러자 옆에 앉은 동료가 한마디 합니다.
"야 야! 저기 옆 테이블에 남자들 앉았더니 상추 하나도 안 먹었네. 가져올까?"
"가져와 뭐 어때서. 젓가락 댄 것도 아닌데."
함께 밥을 먹던 평소 깔끔하고 얌전한 직원 하나가 툭 내뱉습니다.
"거지처럼 왜 그래?"
"........................"
모두가 눈이 똥그래져서 쳐다봅니다.
"아니, 모자라면 주인한테 더 달라고 하면 되지 남이 먹다 남은 것 왜 가져와?"
"참나, 넌 안 먹으면 되잖아. 자기가 더 먹으면서 칫."
"됐어. 그만해. 그렇다고 거지라고 하는 건 좀 그렇다."
"그러게 말이야."

요즘은 식당에서도 음식을 많이 내놓지 않습니다.
먹고 더 달라고하면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정서는 아직 더 달라고 하는데 익숙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비싼데 자꾸 더 달란 소리 못하잖아.'
'사장님 바빠서 이리뛰고 저리 뛰고 하는데.'
'그건 사장님 사정이지.'
'그렇다고 남의 식탁에 있는 걸 가져오는 것도 그렇잖아.'
둘 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단지, 성격 차이, 생각 차이일 뿐이지, '맘까지 나와 같아라' 할 순 없으니 말입니다.
그냥 웃고 넘길일인데도 직원끼리 상추 몇 소쿠리 먹고는 싸움날 뻔 했습니다.

젓가락으로 집은 것도 아니고 상추라 가져다 먹는 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거지처럼 보인다고 싫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니 세상일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걸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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