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12. 5. 22. 14:01


추억 가득한 놋쇠그릇 신비의 맛, 진주비빔밥




부모님의 묘를 이장하는 날, 몹시도 흐린 날이었습니다.
유골을 화장하여 자그마한 단지에 넣어 보자기로 쌌습니다.
아버지, 엄마, 큰오빠....
나란히 안고 납골당으로 향하였습니다.
아버지의 항아리에서 전해오는 따스함이 꼭 체온을 느끼는 기분이었습니다.
육 남매의 막내다 보니 잠을 잘 때에도 아버지 곁이었습니다.
한쪽 다리를 아버지의 다리 사이에 끼우기도 하고 또 들어 올리기도 하면 언제나 막내가 편안하도록 해 주신 다정한 분이었습니다. 엄마는 잔정은 없지만 손재주가 많은 분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부숴놓으면 엄마가 뚝딱 제대로 만들어 놓곤 했으니 말입니다. 큰오빠 또한 장남으로 태어나 고생 많이 했습니다. 동생들 데려다 공부시킨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한 분이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자주 만나지 못합니다.
그날은 형제들이 다 모였습니다.

봉안식을 마치고 나니 12시...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가까이 사는 형부가 추천한 '설야' 진주비빔밥 전문점이었습니다.








               ▶ 식당 입구




▶ 시장통입니다.



▶ 메뉴판



▶ 각종 나물에 육회가 올라갑니다.
    제가 먹은 건 육회가 아닌 살짝 익혀달라고 주문했습니다.




▶ 아삭했던 김치



▶ 마늘과 풋고추


▶ 오징어포무침


▶ 석쇠구이



▶ 맛이 깔끔했던 오이 양파무침




▶ 여린 상추



▶ 부추전



▶ 물김치


▶ 땅콩조림




▶ 한 상 가득 차려졌습니다.



▶ 무국(빛이 들어가서 사진은 좀 이상합니다.) 맛은 괜찮았습니다.





▶ 쓱쓱 비벼 석쇠구이와 함께 먹었습니다.



▶ 상추쌈도 싸 먹었습니다.




▶ 누룽지





▶ 맛있게 먹는 가족들 모습
 


▶ 다 비운 빈그릇




밥을 먹으면서 이 집의 특징인 놋그릇을 보고 또 어릴 적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만들었습니다.
"이거 엄마가 닦는 것 많이 봤지."
기왓장을 부드럽게 깨 짚으로 닦으면 반짝반짝 윤이 났습니다.
"막내 오빠는 잘 닦았었잖아."
교감 선생님이신 막내 오빠는 참 꼼꼼한 성격이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무쇠솥에 밥을 했습니다.
나보다 6살 많은 오빠는 불을 지피는 것도 밥물 잡은 것도 가르쳐주고 성냥을 켜 불을 부쳐 주곤 했습니다. 그러다 밖에서 누군가 인기척을 하면 모른 척 나가버리곤 했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놋그릇으로 우리 모두를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맛있게 비빔밥을 먹으며 추억여행도 함께한 행복한 점심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언니네로 가서 과일을 깎아 먹으며 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늘어놓았습니다. 늦은 오후가 되자 각자의 일터로 떠났습니다.

피붙이와 나눈 시간이 이렇게 행복할 줄 몰랐습니다.
그저 사는데 바빠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이제 다들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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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진주시 상대1동 | 설야(진주전통비빔밥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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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수정

    가족들 분위기도 보기좋습니다
    깔끔한 진주 비빔밥 맛나게도 보입니다
    노을님 남은 오후 시간도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

    2012.05.22 14:14 [ ADDR : EDIT/ DEL : REPLY ]
  2. 진주비빔밥을 먹어 본 기억이 없네요..
    담에 먹어봐야 겠어요.^^

    2012.05.22 14: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비빔밥 넘 맛있겠어요. ^^
    점심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ㅋㅋㅋ 비빔밥이 땡기네요.

    2012.05.22 14: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다음에..가면..
    저도 놋그릇 먹어 볼래요...ㅋㅋ

    2012.05.22 16:14 [ ADDR : EDIT/ DEL : REPLY ]
  5. 비빔밥과 석쇠구이! 우후~~ 좋습니다 ㅎㅎㅎ

    2012.05.22 16: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비밀댓글입니다

    2012.05.22 17:26 [ ADDR : EDIT/ DEL : REPLY ]
  7. 좋은 포스 잘보고 갑니다..
    하루가 너무 빨리가네요 ^^
    즐거운 저녁시간되세요 ^^

    2012.05.22 19: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전주에서 비빔밥을 한번도 먹어 보질 못했네여 ㅠㅜ
    이번에 내려가는데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정말 군침만 흘리다 가네여^^::

    2012.05.22 19: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전 전주비빔밥인줄 알았습니다 ㅎㅎ
    진주비빔밥이라 육회를 넣는군요 맛있어 보이네요!

    2012.05.22 21: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저는 할머니께서 짚으로 녹그릇 닦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요.
    어떤 맛일까 상상만 하고 갑니다.^^

    2012.05.22 2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정말 오랫만에 보는 놋그릇 그릇입니다.
    어렸을 적 놋그릇을 닦아 사용하던 기억이 나네요
    올려주신 소식 잘보고 갑니다.

    2012.05.22 22: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정갈해보이는게 맛이 괜찮을 것 같네요^^ 잘보고 갑니다 노을님^^

    2012.05.22 22: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사랑초

    녹그릇....
    어릴때가 생각날 것 같아요.

    다음에 진주가면 먹어보고싶습니다.

    2012.05.23 05:22 [ ADDR : EDIT/ DEL : REPLY ]
  14. 비빔밥은 진주가 최고라는데그 이유가 있었군요^^

    2012.05.23 06: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가족들하고 같이 밥먹으면 이상하게 많이 먹게 되더라구요 ^^
    석쇠구이 참 맛나겠습니다~

    2012.05.24 00: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네.. 저도 전주 갔을때 놋쇠그릇에 비빔밥 먹었었내요..
    그래서 더 맛났듯 하던데요^^

    2012.05.24 18: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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