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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어느 가장이 남긴 한마디에서 느낀 삶의 무게

by 홈쿡쌤 201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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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장이 남긴 한마디에서 느낀 삶의 무게




어제는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여고 3학년인 딸아이는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학급비를 거두어 선생님께 선물도 하고 꽃도 달아 드렸다고 합니다.
점심을 먹고 마지막 릴레이를 끝으로 모든 행사가 끝이 났나 봅니다.

우리 학교 역시 일찍 마치고 퇴근을 하려는데 문자가 날아듭니다.
"엄마! 어디야?"
"응. 이제 집에 가려고."
"난 마치고 독서실 왔어. 나중에 저녁 맛있는 거 사 먹자."
"그러지 뭐."
"저녁 시간에 맞춰 데리려 와!"
"알았어."

7시 쯤 차를 몰고 독서실 앞으로 갔습니다.
녀석을 태우고 가까이 있는 고깃집으로 들어가 삼겹살을 맛있게 구워먹었습니다.
많이 붐비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손님들이 왕래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친절하신 사장님은 이리저리 뛰면서 부족한 게 없나 살피곤 했습니다.

한창 딸과 둘이서 쌈을 싸서 입이 터져라 먹고 있었고 옆 테이블에서는 동료인 듯 삼십대로 되어 보이는 세 남자가 앉아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옆 테이블에 한 남자분이 사장님을 부릅니다.
"사장님! 비닐봉지 좀 줄 수 있으세요?"
"아! 네. 갖다 드릴게요."
눈치 빠른 사장님은 흰 비닐 봉지를 드립니다. 그리고 불판 위에 구워둔 삼겹살과 굽지도 않은 생삼겹살을 담았습니다. 그러자 곁에서 보고 있던 다른 분이
"야! 그만둬라. 그걸 왜 가지고 가려고 해?"
"왜? 어때서?"
"말아라. 말아."
서로 다투는 듯한 소리에 돌아보며 웃었습니다.
"저 봐라. 아줌마가 웃는다 아이가."
"아뇨. 아닙니다. 좋아 보입니다."
"내가 저 아줌마를 아는 것도 아닌데 뭐"

"부끄럽게 고만해라. 머슴아 자슥이!"
다른친구 분을 보며
"그럼 네가 가져가라."
"난 우리 형수가 갖다 놓은 고기 5봉지나 냉동실에 있어. 안 가져 갈거야."
"너도 정말 안 가져갈 거야?"
"안 가져가!"
"그럼 내가 가져갈게. 너도 장가 가 봐라. 내 맘 알거야."
"......................"

그 말에 왠지 삶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평범한 가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도 아내와 사랑하는 아이들이 생각날 것이고,
무엇보다 돈을 지급하고 남은 음식, 쓰레기통에 들어가지 않아 자연도 살리고
넉넉하지 못한 생활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템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된장찌개를 시켜 밥을 먹으면서 딸아이에게
"아빠는 절대 저런 행동 못할 거야 그치?"
"절대 안 하지. 근데 저 아저씨 정말 멋있다."
"그렇게 보여?"
"그럼. 남은 건 당연히 싸 가야지."

남은 음식 싸 가는 걸 아직도 부끄러워하십니까?
"이것 좀 싸 주세요."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는 우리였음 합니다.
서글프게 들리지 않도록 말입니다.


여자도 아닌 남자가 남은 음식 싸 가는 게 부끄러운 일인가요?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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