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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예민해진 고3들, 절친이 무서워진 딸아이의 사연

by 홈쿡쌤 201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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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해진 고3들, 절친이 무서워진 딸아이의 사연

서른넷, 서른셋, 노총각 노처녀가 맞선을 본 지 한 달 만에 결혼을 올렸습니다.
첫눈에 반한 우리 부부는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지만 잘 적응하며 살면서
보물 같은 첫딸을 얻었습니다.
한 살 터울 연년생인 남동생을 돌보며 엄마 같은 누나로 6살이 16살처럼 어른스러웠습니다.
곧잘 공부도 잘하고 남편을 닮아 남 앞에 서는 걸 좋아해 반장, 부회장, 전교회장을 하는 적극성까지 있습니다.

며칠 전,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렀습니다.
썩 좋은 결과가 나온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만족하나 보더니
어제는 기분이 영 안 좋아 보였습니다.
"왜? 우리 딸 시험 못 쳤어?"
"......"
"괜찮아. 실력대로 가면 되지. 뭘 그렇게 신경 써."
"엄마! 그게 아니고."
"무슨 일 있구나?"
눈물까지 뚝뚝 흘리며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언어시험을 보면서 시계를 잘못 보았나 봅니다.
아직 5분 정도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논술형 문제 하나를 쓰기도 전에 종이 치더랍니다.
"선생님! 시계를 잘못 봤어요. 이거 보고 쓰기만 하면 되는 데 쓰게 해 주세요."
선생님은 다른 아이들 시험지를 거두고 곁에서서 지켜보고 있었고 딸아이는 손을 덜덜 떨면서 답을 적어 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장 친한 친구가 선생님에게 이의제기를 했다고 합니다.
'똑같은 시간을 적용해야지. 전교 회장이라고 봐 주는 게 어딨어요?"
결국, 교감 선생님에게 불러갔고 회의까지 열렸나 봅니다.
학교 안에서 일어난 일이니 그냥 넘어가도 된다는 분,
누구에게나 교칙은 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며 학생이 이의제기를 했으니 안 된다는 분,
딸아이는 5점이나 되는 문제를 틀린 것으로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국어 선생님이 '아쉽지만 할 수 없다.'며 화이트를 주며 직접 지우라고 했답니다.
5점을 맞았다면 1등급인데 그로 인해 2등급으로 밀려났습니다.
실수로 등급이 바뀌니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엄마! 친구들이 무서워."
평소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녀석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습니다.
"괜찮아. 일단은 네가 잘못했잖아. 그냥 수긍해."
"그래도 그렇지."
"비싼 공부한 거야. 정말 수능이었다면 어쩔 거야?"
덕분에 다음부터 이런 실수 두 번 다시 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을 해 주었습니다.

"엄마! 사람은 왜 이중 성격을 가졌을까?"
처음으로 입을 여는 딸아이입니다.
친구는 밥도 같이 먹고 함께 잘 놀다가 돌아서면 맘에 들지 않는다며 욕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딸아이는 맘에 들지 않으면 살짝 피하기도 하고 싫다고 말을 하는데, 왜 이중인격자가 되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엄마! 사회생활도 다 그래?"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맘에 없는 말도 하고 그러는 거야."
"정말 이해 안 돼!"
그리고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다는 말을 합니다.
누구나 집에 가면 왕자요 공주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우리가 자랄 때에는 6남매는 기본이었습니다.
서로 양보할 줄도 알고, 나눠 먹을 줄도 알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런 배려는 없으니 말입니다.

정작 친하게 지내왔던 단짝이 '이의제기'를 했으니 실망이 더 큰가 봅니다.

작은 실수가 친구까지 잃어버리는 일이 되고 보니
인생공부 정말 크게 한 것 같았습니다.

따뜻한 우정보다 누군가 딛고 일어서야 하는 경쟁시대를 사는 우리 아이들,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딸!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거야!
기운내.

이젠 실수 같은 건 하지 말고!
아자 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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