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찾은 성묘길에 흘린 시어머님의 눈물




환한 보름달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이해인 수녀님의 <달빛 기도>가 떠올랐습니다.









동서와 함께 지지고 볶아 열심히 만든 음식으로 차례상을 차렸습니다.

차례를 지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뒤에 앉으신 시어머님이십니다.
"안 빠지고 잘 차렸네."
흐뭇한 모습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시어머님은 알츠하이머와 치매로 요양원 생활을 하신 지 2년을 넘겼습니다.
막내아들 집과 5분 거리에 있어 자주 찾아뵙고는 있지만 가끔
'언제 집에 가노?'
고향을 향한 그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어머님을 모시고 성묘길에 올랐습니다.
길거리에는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춤을 추며 반기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차에 모셔두고 산길을 걸어 올라 아버님 산소로 향했습니다.





조상에 대한 예를 올리는 성묘를 하였습니다.
증조 할아버지, 증조 할머니
작은 아버지, 작은 어머님
그리고 시아버님까지....









밤이 익어 떨어진 것만 주워도 한 아름이었습니다.
주인은 없어도 자연은 스스로 익어가고 있었던 것.










누렇게 벼도 익어 황금 들판을 만들었습니다.




파란 하늘이 가을임을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집 앞에 활짝 핀 나팔꽃입니다.



 

 




고마리 꽃입니다.




민들레 꽃에 벌이 내려앉았습니다.









요양원 가기 전에는 매일같이 동네 사랑방에 모여 놀곤했던 어머님의 친구분입니다.
"아이쿠! 나동댁 왔나?"
"응. 잘 있었어?"
집에 있는 과일과 빚어둔 송편을 들고 와 제 손에 쥐여줍니다.
"아프지 말고 건강해라."
"내가 우짜다 이래 되었는지 모르것다."
"...................."
"이래 보니 참말로 좋다."

어머님의 눈물을 보며 이야기만 들어도 나 또한 울컥하였습니다.
"언제 또 보겠노?"
"설날에 모시고 올게요."
"그래."
아쉬운 이별을 하며 손 흔드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파란 하늘과 너무 잘 어울리는 감나무
달콤한 홍시를 따 먹었습니다.






대추도 빨갛게 익었습니다.




호박꽃입니다.
올해는 호박이 영 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골 가을은 깊어만 가고 있었습니다.

아프지 않았다면 시골에서 자식들 기다리며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있을 텐데
건강이 허락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늘어만 가는 치매환자....
곁에서 지켜보는 것 또한 마음이 아픕니다.

어머님.
더 나빠지지만 말고 건강하게 우리 곁에 있어 주시길 소원합니다.

두둥실 떠오른 달님에게 빌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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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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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다새

    ㅠ,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012.10.02 14:11 [ ADDR : EDIT/ DEL : REPLY ]
  2. 구구절절 사연이 눈물을 핑돌게 하게 만드는
    시골의 정서와 요양원으로 떠나시는 어머니을
    배웅하는 자식들이 얼마나 괴로워 하게 습니까,
    몇년전에 저와 같은 시련을 격고 계시는군요,,,,
    결국은 지병으로 돌아가셔서 마음을 울리던 시절이
    생각이 나네요,,,,

    2012.10.02 15:14 [ ADDR : EDIT/ DEL : REPLY ]
  3. 잘보고 갑니다~
    즐건 하루 되시길 바래요~

    2012.10.02 15: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고향...

    저의 마눌님은...
    외할머니 보고 싶다고..
    징징 거리더니

    이번에 올라오신 외할머니를 보고
    함박웃음을 짓다가
    헤어질땐 또.. 눈이 퉁퉁 붓도록 울더군요...

    건강하시길 바래봅니다...

    2012.10.02 16: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소나무

      건강이 죄고입니다 더나빠지지말길 기도합니다

      2012.10.02 18:35 [ ADDR : EDIT/ DEL ]
  5. 시어머님께서 건강 잃지 마시고 ..
    오랫동안 노을님과 함께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2.10.02 18: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올 추석도
    홀로 계신 어머니와 살가운 정도 나누지 못하고 올라왔는데...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2012.10.02 19: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달님께 빌어 드립니다.
    어머님 건강 좋아 지시라고요.

    2012.10.02 19:25 [ ADDR : EDIT/ DEL : REPLY ]
  8. 다복하신 집안이시군요.
    시어머님 건강하시고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마음이 찡합니다.

    2012.10.02 19:25 [ ADDR : EDIT/ DEL : REPLY ]
  9. 시어머님 건강하시길 바랄께요

    2012.10.02 20: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추석성묘길의 이모저모를 담으셨네요.
    불편한 어머님을 모시고 간 성묘길이 맘이 아플거라는 짐작을 해보게되네요.

    2012.10.02 21: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풍성한 가을속에도 만남과 헤어짐...
    많은 아쉬움이 있군요...

    2012.10.02 21: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짠한 할머니의 대화가 마음이 아프네요.ㅠ

    2012.10.02 2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늘푸른나라

    내년 추석에도 만남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건강하게 ~~

    아름다운 정을 봅니다.

    2012.10.02 22:05 [ ADDR : EDIT/ DEL : REPLY ]
  14. 그러게요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살길 바랄뿐이지요

    2012.10.03 00: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어머님이 정말 좋으셨을것 같아요^^
    더욱 건강해지실거라 믿어요^^
    명절 후유증 이겨내시고, 좋은 저녁되세요^^

    2012.10.03 00:42 [ ADDR : EDIT/ DEL : REPLY ]
  16. 마음이 시려오네요~~

    잘 보고 갑니다...
    남은 연휴 시간들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래요`

    2012.10.03 00: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시어머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개천절 휴일을 뜻깊게 보내세요~

    2012.10.03 06: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저도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나네요

    2012.10.03 07: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어머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2012.10.07 06: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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