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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고3 딸, 4시간 걸려 차려낸 생일상과 편지에 폭풍감동

by 홈쿡쌤 2012.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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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딸, 4시간 걸려 차려낸 생일상과 편지에 폭풍감동



서른셋, 서른넷 노처녀 노총각이 만나 한 달 만에 결혼을 하여 보물 같은 첫딸이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엄하고 간섭이 심한 아빠 덕분에 참 곱게 자란 내 딸입니다.

주말, 딸과 함께 마트를 돌면서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엄마! 먹고 싶은 게 뭐야?"
"엄마! 잡채는 어떻게 해?"
"엄마! 미역국은 어떻게 끓이지?"
만드는 방법을 입으로 설명해 주었습니다.
"잡채는 번거로워, 하지 마."
"알았어."
재료도 사지 않고 왔습니다.

어제는 52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언제나 똑같은 시간, 새벽 5시면 저절로 눈이 뜨입니다.
이상하게 부엌에 불빛이 흘러 들어오고 달그락 달그락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잠에서 덜 깬 눈을 부시시 비비며 부엌으로 향하니 딸아이가 부엌에서 음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딸! 뭐해?"
"엄마! 생신 축하합니다."
"에고~ 언제부터 이런 거야?"
"한 시부터 했는데 이제 다했어."
"뭐? 4시간을 이러고 있어?"
"천천히 해서 그래. 이제 잠 온다. 마지막은 엄마가 좀 차려줘."
스테이크용 쇠고기 양념에 제워 놓았고,
샐러드도 보기 좋게 담아놓고 소스만 뿌리면 되도록 해 놓았고,
잡채도 해 놓고,
미역국도 끓여놓고,
닭고기도 양념 무쳐 전자레인지 돌리면 되도록 해 두었습니다.
"얼른 자라. 아침에 상은 엄마가 차릴게."
"고마워"

아침에 일어나질 못하는 잠보인 줄 알기에 늦은 시간인데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을 합니다.






▶쇠고기 장조림, 마법의 가루로 만든 닭강정, 잡채



▶ 밑반찬으로 만들어 둔 3가지 나물, 샐러드, 미역국

 

 



▶ 나물과 생채는 밑반찬 만들어 놓은 것 담아냈더니 보기 좋은 한 상차림이 되었습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
생일 축하합니다.♬ ♪
사랑하는 우리 엄마!♬ ♪
생일 축하합니다. ♬♬ ♪

남편,
딸,
아들이 불러주는 축가와
상차림을 보니 너무 고마워 웃음이 저절로 났습니다.







"엄마! 이건 편지. 부끄러우니 학교 가서 읽어봐!"
"알았어."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뒤져 편지를 찾아 읽어내려갔습니다.







To. 사랑하는 엄마에게

엄마! 벌써 2012년도가 다 지나가고 2013년이 오고 있어.
엄마 딸도 이제 20살이 된다. ㅋㅋ 안 믿기지? 나두 그래
이제 엄마랑 떨어져 지낼 날도 엄마 남지 않았어. 길어야 2달이네
난 항상 엄마에게 고마운 게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말해야겠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하게 해줘서 고마워. 인제나 든든하게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게, 넉넉하지 않아도 엄마 것 아끼고 내가 살 수 있게 해 주는 것
항상 고맙고 미안해.

내가 성공하면!! 반드시 다 되갚아 줄 거야!!
그러니까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살아야 해 꼭!!
엄마가 나를 그렇게 길렀듯이 나도 내 딸 하고 싶은 거 다 시켜주면서
키울 거야!!  아무튼 엄마 나 잘 키워줘서 고마워~
그리고 좋은 태몽 꿔줘서 더 고마워 ㅋㅋㅋ
나 꼭 나라를 위한 인재가 될께 ♥♥

사랑해 엄마~ ♡ 내가 놀러 가자고 하면
바로 가야 해!! 우리 놀러다닐 수 있는 날이
2달밖에 안 남았어. ㅠ.ㅠ

날 사랑해주는 우리 엄마가 최고야 ♡
아빠랑 싸우지 말고 ㅋㅋ 만수무강하자!!

- 사랑스런 딸이 ♡ -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습니다.
'내 딸이 이렇게 잘 자라줬구나' 하고 말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아 본 생일상이 될 것입니다.
대학을 가면 취직을 하면 결혼을 하면
더 챙겨주기 어려울 것 같기에 말입니다.

고맙다 내딸!
네가 잘 자라줘서 엄마는 더 고마워!

'엄마! 목욕가자'
'엄마! 운동하러 가!'
'엄마! 영화 보러 가자'
'엄마! 불금을 즐겨야 해!'
혼자 아니 친구랑 가지 않고 엄마랑 놀아줘서 행복해!

떠나고 나면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사랑해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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