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 날려주는 음악제에서 본 옥에 티
아직도 한낮 무더위는 기승을 부립니다.
뜨거운 폭염이 10년 사이에 최고를 달하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지인들과 함께 저녁 모임이 있어 식당으로 향하는 중
자동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00아! 내려서 타이어 좀 봐"
"언니! 어떻게 해? 빵구났어."
"그래? 가까이 카센터로 가지 뭐."
펑크가 난 타이어를 끌고 카센터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한테 전화가 걸려옵니다.
"당신 어디야?"
"차가 펑크나서 카센터."
"내가 갈까?"
"그래 줘. 우리 저녁 먹으러 가는 길이거든. 차 그냥 두고 갈게. 당신이 알아서 처리해!"
"알았어."
다른 자동차를 타고 회식 자리로 향했습니다.
"형부는 어떻게 알고 전화를 했어?"
"응. 음악제 구경하러 갈 건 지 물어보네."
"자상도 해라."
저녁을 다 먹고 나니 타이어를 갈아끼워 두고 남편이 데리러 왔습니다.
"당신, 음악회 갈래?"
"가면 좋지."
집에서 카메라까지 챙겨온 남편이었습니다.
진주 물박물관 앞에 호반 음악제는 해마다 열립니다.
한여름 밤을 황홀하게 해 줍니다.
성악가들이 나와 귀에 익은 노래를 불러줍니다.
지휘자님이 들려줄 음악에 대해 설명하십니다.
사람들이 많이 나와 무더위를 식히며 음악을 즐깁니다.
손뼉을 치며 함께 여름 밤을 즐깁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화합하며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냅니다.
박수를 치며 호응하는 관객들입니다.
언제나 이런 분은 계신 법인가 봅니다.
무대 뒤에서 마이크를 챙기고
가수들의 좋은 공연을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희생하시는 분입니다.
이렇게 밤을 잊어가면서 즐기러 와서는
음료수를 마시고 몰상식하게도 그냥 일어나버렸습니다.
맥주 한 잔을 기분 좋게 마시고 그냥 가버린 모습입니다.
구석구석 쓰레기가 난무합니다.
그래도 이제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바람은 조금 누그러진 느낌입니다.
그 속에 가을이 저벅저벅 다가오고 있는....
매미 소리가 귀뚜라미 소리로 바뀌고
뜨거웠던 이 여름 밤도 아련한 추억 속으로 사라지겠지요.
자신이 머물고 난 뒤의 모습도 아름답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 너무 아쉬웠습니다.
도대체 누구보고 치우라는 것일까요?
우리의 시민의식 조금만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램 가져보는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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