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에서 '시어머님을 위한 밥동냥'


음력 6월 25일은 시어머님이 태어나신 날입니다.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더위와 함께 태어나셨기에 시골집에서 가족이 모인다는 게 힘이 들어 우리 집과 가까운 식당에서 84번째 생신을 맞이하셨습니다. 외삼촌네 가족과 사촌들이 참석하여 축하를 해 주셨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난 뒤 그냥 헤어짐이 너무 아쉬워하고 있을 때,

“우리 지리산 계곡 놀러가자!”
“식구들 끼니는 어쩌구?”
“그냥 가서 사 먹으면 돼...”
“그럼 우리야 좋지~ 돈이 많이 깨져서 탈이지....”
“돈? 놀러나가서 사 먹는 것도 재밌잖아”
“확실한 휴가가 되겠네.”

어디를 가나 여자들은 먹을 것 챙겨내는 것도 힘겨운 일인데 그것 줄여준다는데 좋아하지 않을 주부 어디 있겠습니까?  다행히 고명딸인 시누가 김치도 챙겨오셨고, 시어머님이 자식들 나눠 주려고 물김치 담아 온 것 있었습니다. 맛있게 담은 김치 하나 있으면 다 해결되는 우리네 식탁입니다. 항상 멀리 떨어져 살고있기때문에 자주 모이지도 못하는 형제들이기에 간단히 마트에 들려 아이들이 먹을 과자와 과일을 사서 지리산 계곡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먼저 와 자리를 잡고 앉았지만, 경기가 안 좋고 고유가라 그런지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남편이 잘 알고 지내는 분이 운영하는 산청차를 팔고 식당을 겸하고 있는 마을회관 비슷한 곳에 짐을 내려놓았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계곡으로 들어서니 송사리,  다슬기들이 노닐고 있었고, 시원한 바람과 계곡물이 전해주는 서늘함으로 무더위는 저절로 사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보내고 나니 배고프다는 우리 아이들
“엄마! 배고파~~”
한방 삼계탕을 5마리를 시켜 15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둘러앉아 맛있게 숟가락을 들려고 하는데 “아참~ 어머님은 닭고기 안 드시잖아!”
아들이 돼 가지고 엄마가 뭘 못 드시는지도 모르고 삼계탕을 시켜놓았던 것입니다.
할 수 없이 식당주인에게 부탁하여 밥 한 그릇만 해 달라고 하여 저녁을 해결하였습니다.


  우리가 짐을 풀은 식당에서는 아침밥을 하지 않는다고 해 삼계탕을 먹고 난 뒤 나오는 죽과 컵라면으로 대충 넘기려고 하니 어머님의 끼니가 걱정이었습니다. 또 식당주인에게 부탁하기가 뭣하여 일찍 일어난 시누는 가까운 펜션을 찾아가 밥동냥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산책을 마치고 들어서는 시누에게

“형님! 왜 빈손이세요?”
“응. 찬밥은 있는데 따뜻한 밥 준다고 8시 넘어서 오라고 하더라.”
이것저것 챙겨 아이들 먼저 먹이고 있으니 시누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하나 가득 들고 들어섭니다.
“와~ 맛있겠다.”
어머님의 밥을 먼저 퍼 드리고 난 뒤, 우리도 김치 척척 걸쳐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고모~ 밥값은 얼마 주셨어요?”
“야~ 공짜로 얻어왔어.”
“와~ 고모 재주도 좋으십니다.”라고 했더니
그 펜션 아주머니의 말씀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부모 모시고 다니는 사람 별로 없어요. 노인 모시고 나오는 것 힘든 일인데 함께 모시고 와서 제가 더 고마워요’하시면서 돈은 극구 사양하시더란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찬밥은 주지 않고 따뜻한 밥 가져가게 하시는 그 마음...
“나이가 많이 드신 분이었어요?”
“아니, 50대 초반정도?”

너무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아직 어린 조카들과 우리 아이들도 이 이야기를 들었으니 뭔가 가슴으로 느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자식에게 손 벌리며 살 우리는 아니지만 부모를 공경하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라도 알아주었음 하는.....그리고 따스한 이웃의 정까지 느껴줬으면 하는....

지리산에서의 1박 2일은 효자 아들, 효녀 딸을 둔 우리 시어머님으로 인해 참 행복한 나들이였습니다. 따뜻한 인정 있기에 아직은 살아볼만한 세상이지요?

시원함 가득한 지리산 덕산계곡의 물소리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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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 가족의 축하를 받는 시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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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우리곁에 오래오래 머물려 주세요.
건강하시길 빕니다.^^





* 더 많은 사진보기를 원하신다면 http://blog.daum.net/hskim4127/13388975 클릭^^

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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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kybluee

    언제나 따뜻한 가족애 봅니다.
    즐거운 피서 보내고 오셨군요.

    부러워요.^^

    2008.07.30 06:39 [ ADDR : EDIT/ DEL : REPLY ]
  2. 더운 복날 야외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셨어요.
    저도 부럽습니다.

    2008.07.30 07: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지리산 계곡물이라서 엄청 시원 하겠어요~
    왕비네도 이번주 토요일쯤 계곡 놀러갈 계획이랍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008.07.30 07:21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발만 담가있어도 더위는 싹~~가셨답니다.ㅎㅎ
      왕비님두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08.07.30 07:36 신고 [ ADDR : EDIT/ DEL ]
  4.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08.07.30 09: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대단하십니다
    그래도 좋은 며느리를 두셨네요
    건강하시구요

    2008.07.30 09: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이상원

    시원한 계곡과 아름다운 대 가족의 사연 잘 접했읍니다.
    언제나 변함없는 가족 되시길 기원합니다.

    2008.07.30 09:55 [ ADDR : EDIT/ DEL : REPLY ]
  7. 지나는행인

    잘 봤습니다.
    행복하세요

    2008.07.30 10:40 [ ADDR : EDIT/ DEL : REPLY ]
  8. 비밀댓글입니다

    2008.07.30 10:46 [ ADDR : EDIT/ DEL : REPLY ]
  9. 서복희

    노을님!!
    카페가 아닌곳에서
    저녁노을님의 글을 만나게되었습니다..
    반갑고 기뻤습니다..
    노을님이 아닐까 하는 기대로 글을 접하면서
    시어머님 사진이
    바보 그분이라구나 하였지요..저녁노을님~~
    늘 가족간의 화목과 우애가 아름답습니다..
    더운여름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바라며~~

    2008.07.30 12:26 [ ADDR : EDIT/ DEL : REPLY ]
  10. 바람소리

    산청이 고향인 사람으로 기냥 갈 수가 없네요.
    ㅎㅎㅎ
    행복한 가족애, 따뜻한 ㅇㅣ웃애 보고 갑니다.

    2008.07.30 18:57 [ ADDR : EDIT/ DEL : REPLY ]
  11. 나팔꽃

    언제봐도 따숩기만 합니다.
    시모님의 생신 축하드리고 건강하시길 빕니다.

    2008.07.30 18:57 [ ADDR : EDIT/ DEL : REPLY ]
  12. 임명순

    시어머니께서도 다정다감하신분이시지만 정말효자효부를두신 복받은어른이십니다 저도 십수년 홀 시아버님모시고살지만 어른모시기 정말 뜻데로되지않더라구요 늘 어른을 공경하는 저녁노을님을보면서 많은것을 느끼고 생각하게됩니다

    2008.07.31 12:32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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