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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추석, 노처녀의 스트레스 '언제 떡국 줄거니?'

by 홈쿡쌤 2008.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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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노처녀의 스트레스 '언제 떡국 줄거니?'

 

 

  추석이 가까이 다가옵니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풍성한 한가위가 되었음 하는 맘 가득합니다. 엄마를 도와 바쁘게 일하고 나면 노처녀였던 내가 늘 듣는 말, “언제 떡국 줄거니?”명절이 되면 제일 듣기 싫었던 말이었습니다. 쉽게 넘겨버릴 것도 같지만 왜 그렇게 그게 스트레스로 다가오던지....슬며시 일어나 작은방으로 옮겨가 버리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TV프로를 잘 보질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꼭 빼놓지 않고 보는 드라마가 ‘너는 내 운명’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가족간의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연속극이라 그런 가 봅니다. 언제나 그렇듯 남녀간의 사랑이야기가 얽히지 않으면 흥미가 떨어질 삼각관계와 신분이 어울리지 않는 집안간의 결혼은 삶의 재미를 더해주는 화제가 됩니다. 호세와 수빈 그리고 새벽이....


드라마를 보면서 인연은 따로 있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독기를 품으며 호세에게 매달리는 수빈을 보면서 돌아선 남자의 마음 되돌리는 일은 어려운 일이며 남자가 쫓아다니다 결혼을 하면 잘 살아가도 여자가 좋아 쫓아다니다 결혼을 하면 그 결혼은 불행해지기 쉽다는 말을 해 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잘 사는 부부도 있겠지만....

아무리 엮어 보려고 해도 남녀간의 인연은 따로 있다는 것.


결혼 15년째가 되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말 못할 비밀이 제겐 있습니다. 육남매의 막내딸로 태어나 아버지는 시집가는 모습도 보질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형제들 모두 늦은 결혼을 했고 막내였기에 큰 걱정은 없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31살의 어느 날, 함께 근무하던 선생님의 조카를 소개받았습니다. 커다란 키에 말쑥하게 생긴 외모에 직장도 괜찮은 남자였습니다. 몇 번의 데이트를 하고 서로 신뢰할만하다고 여겨졌을 무렵, 시아버님 되실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커피숍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더니 마음에 드셨는지 상견례를 하자고 하시며 결혼 승낙이 떨어졌습니다.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처럼 홀가분해진 엄마는 오빠들에게 전화를 해 기쁜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상견례 날짜를 잡자는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남자도 아무런 전화도 없었고....몇 년간 연애 한 사이도 아니고, 죽을 만큼 붙잡을 만큼 애틋한 사랑으로 맺어지지 않았기에 부모님의 뜻 거역할 수 없었던 입장이었나 봅니다.

초조해진 마음에 할 수 없이 소개를 해 준 선생님께 여쭤봤습니다.

“선생님! 상견례 하자더니 연락이 없네요.”
“그래? 내가 연락 해 볼게”

“네”

잠시 후 천청벽력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시어머님 되실 분이 나의 사주를 보니 시집을 두 번 갈 팔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동갑이라는 게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하늘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직 한번도 사주라는 걸 봐오질 않았기에 아니 믿지를 않았기에 더욱...


  그 말을 들은 가까이 사는 언니와 함께 난생처음 철학관이라는 곳을 찾았습니다. 아무 말 없이 결혼은 언제 할 것 같습니까? 하고 물으니

“사주에 결혼 두 번할 것 같네요.”
“헉~”

“사실은 상견례 날까지 받으려고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것 잘 되었네. 액땜 한번 하셨기에 다음에 만나는 인연 있음 잘 살 것입니다.”

“..........”

아무 말 없이 뒤돌아 나왔습니다.

나의 인연은 거기까지 뿐이었나 봅니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삼일을 넘게 꼬박 앓았습니다. 그리고는 모든 걸 떨쳐버리고 일어났습니다. 나의 인연은 따로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그리고 1년이란 세월이 흐른 후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만난 지 한 달 만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억지 인연을 만들려고 하는 수빈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내 딸아이에게 눈물 흘리게 했으니, 당신 아들은 피눈물을 흘리게 해 줄 거야.”

수빈 엄마의 치 떨리는 심정 이해도 됩니다.

하지만, 악은 악을 부를 뿐입니다. 적당히 포기 할 줄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스토리를 어떻게 꾸며 나갈지는 작가의 마음이겠지만, 서로 아픈 사랑 상처주고 상처받는 사랑은 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헌신짝도 짝이 있으며,

내 인연은 따로 있고,

그 인연 운명처럼 다가온다는 사실....


그리고 이번 추석에는

“언제 떡국 줄거니?”가 아닌,

“좋은 인연 만날 거야!”로 바꿔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렇잖아도 스트레스가 많은 세상속에 살아가고 있는데 마음만은 따뜻한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은 아픈 추억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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