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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내 손으로 차려 본 추석 상차림 얼마나 들까?

by 홈쿡쌤 2008.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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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차려 본 추석 상차림 얼마나 들까?



 명절이면 늘 시어머님과 함께 시장을 보았건만, 연세 팔순을 넘기시더니 이젠 다리가 아파 걸어 다니실 기력도 없다고 하십니다. 6남매 뼈를 녹여가면서 키워내셨기에 더욱 그럴 것 입니다. 잠시 시간을 내 남편과 함께 명절 준비를 하였습니다.

"여보! 우리 어디로 갈까?"

"그냥 마트 가서 사지 뭐"

그 때 대형마트에 밀려 재래시장의 추석경기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고 하며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블로그 뉴스 메인에 오를 정도로 비교되었던 게 머리에 떠  올랐습니다.

"중앙시장 가요. 힘들다고 야단인데...."

"들고 다니기 힘들잖아!"

"주차장 잘 되어 있다고 하니 힘들어도 그냥 재래시장 가요."

"아이쿠~ 우리 마누라 철들었네."

"뭘 그런 것 가지고...사실 생선가게 아줌마 때문이지."

어머님께 여쭤보고 메모 해 두었던 것을 들고 시장으로 향하였습니다.

다행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명절을 앞두고 붐비고 있었습니다.

"우와! 사람 많네."

"그러게 말이야."

카트카를 끌고 편안하게 돌며 물건을 살 수 있는 편리함도 있지만, 재래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건, 사람 사는 냄새인 것 같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할머니들이 주는 덤으로 넉넉함을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믿을 수 있는 아주머니의 정직함 때문입니다. 아주머니는 삼천포에서 살고 있으며 싱싱한 고기만 가지고 와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냉동생선을 해동해 속여서 팔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 맛의 차이는 많이 나니까 말입니다.


먼저 자주 가는 생선가게에 들러 손질하고 소금에 절여왔습니다.

몇 년을 생선가게를 운영 해 오신 아주머니의 말씀

"집에 가거든 10시쯤에 깨끗이 씻어 선풍기로 고기 말려이~ 그럼 내일 아침이면 고들고들 잘 말라 있을 거여~"

"짜지 않겠죠?"
"그럼~ 그 쯤이면 딱 먹기 좋을거여~"
"네~"

소금에 절인 후 너무 짜면 어쩌나 그것도 걱정이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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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돔 : 20,000원, 참조기 15,000원 민어 10,000원, 서대 20,000원 생문어 20,000원
   계
8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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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국
   조개살 10,000원, 새우살 5,000원, 건홍합 5,000원  무 1,000원, 두부 3,000원
   오징어 2000원 피문어 10,000원      건명태 3,000원
계 3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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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물류
   국산콩나물 3,000원 시금치 나물 3,000원, 고사리 4,000원, 도라지 4,000원, 토란대 3,000원
계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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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
 
  수박 1통 24,000원, 단감 1줄 6,000원 사과 3개 6,000원, 배 3개 7,500원
   바나나 3,000원, 메론 6,000원   곶감(8개) 8,000원, 생대추 1,000원,
   깐밤 (150g) 3,000원, 포도 6,000원
총계 70,500원

  기타류  약과 2,000원, 황태포 1마리 5,000원, 건문어(모양) 7,000원
           유과 산자 6,000원
계 20,000원
  육류
 돼지고기 수육 20,000원, 쇠고기 산적 및 탕류 25,000원    
계 45,000원
  전류
 명태살 5,000원, 밀가루 3,000원, 계란 5,000원, 전거리 25,000원
계 38,000원
 
총계 : 319,500원 순수 상차림에 든 가격입니다.

추석연휴 기간이 짧아 그렇게 많이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실제로 떡과 형제들이 오면 나눠 먹을 생선, 제주, 과일 box 단위로 추가하면 40-50만원은 들 것 같습니다. 물가가 많이 올라 집에 와 펴 놓고 보니 또 작아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족만 해도 다 모이지 않아도 어른아이 포함 해 15명 정도 되고 아버님 형제 4분 중 막내로 마지막에 차례를 지내기 때문에 사촌형제들까지 합치면 헤어려 보진 않았지만 바쁘게 움직여 상은 몇차례나 차려내어야 합니다. 차라리 설날이 더 쉽습니다. 간단히 떡국만 끓여내면 되니까 말입니다.

"조기를 따로 더 샀는데 아무래도 생선이 모자랄 것 같아~"
"그냥 추석 당일만 먹으면 되니 걱정 마~"
"어머님이 뭐라 하시진 않겠지? 손이 와 이리 작노? 하시면서..."
"괜찮아 됐어 고생했어."

내일 아침 일찍 가지가지 챙겨서 시골로 향할 것입니다. 어머님의 뒤만 따라다니면 되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오랜 기간 의지만 해 왔던 어린아이였는데 나도 이젠 어른이 되어가는 기분입니다. 자식들이 언제 오나 하고 까치발을 하며 기다리고 계실 어머님입니다. 당신에게서 배운 것들 하나 둘 소중히 여기며 살겠습니다. 모든 힘겨움 다 내려놓으시고 남은여생 편안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엄마품 같은 고향 잘 다녀오세요.
즐거운 추석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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