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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펀드로 날린 알토란 같은 돈 이천만원

by 홈쿡쌤 2008.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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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로 날린 알토란 같은 돈 이천만원
 

“돈”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게 돈일  것입니다. 많은 데로 작으면 작은 데로 맞춰 살게 되어있지만, 그래도 없으면 불편한 게 또 돈일 것 같은....

요 며칠 사이 금융 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헬스장에서 만난 아래층에 사는 분이

“자기는 펀드에 돈 안 넣었어?”
“전 재테크 할 줄 몰라요. 왜요 손해 많이 보셨어요?”

“깡통이야. 내 복에 무슨....”

하시면서 한숨을 푹푹 내쉬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2002년 남편이 펀드로 2천만원을 날려버렸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언젠가 정기적금을 넣었던 게 만기가 되어

남편에게 부탁하여 찾아 달라고 통장과 도장을 맡겼다.

"여보! 이 돈 어떻게 하지?"

"그냥 당신 명의로 가까운 우체국에 전신환으로 넣어 두세요."

"응 그렇게 할게"

그렇게 이년만기로 정기예금을 하여 두었고

통장은 받아서 내 화장대 속에 깊숙히 간직하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만기가 다 되었지 싶어

"우리 우체국 예금 해 둔 것 만기 다 되어 가지?"

"음...어..."

"왜요? 왜 그렇게 말을 얼버무려요?"

"당신 여기 앉아 봐"

"왜요? 무슨 일 있는거야?"

"내 말 잘 들어. 그 돈 내가 다 날려 버렸어!"

"네? 무슨 말이에요?"

"응 친구가 펀드를 해 이자 20%-30% 줄 때 돈을 많이 벌었어.

근데 난 막차를 타는 바람에 그 돈 다 날리고 없어. 어떻게 하지?

당신이 땀 흘러 모은 돈인데.."

"......."


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이천 만원 월 38만원씩 꼬박꼬박

사 년을 모은 돈을 한방에 날려 버리다니...

아까운 생각이 들어 삼일을 꼬박 앓았다.

밥맛도 없고, 사는 재미도 없고해서...


정말 너무 믿어지지가 않아 없어진 통장을 갖고 우체국으로 전화를 하였다.

"여보세요? 통장 확인 하나 하고 싶어서요."

"통장번호 불러 보세요."

"0000-000입니다"

"네. 돈 찾아가고 없는데요?"

"아니. 통장은 제가 가지고 있는데..."

"아저씨가 통장 분실했다며 재발급 받아 찾아 갔어요"

"네. 그렇군요."
다리에 힘이 풀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꿍꿍 가슴앓이를 해 보았자 이미 날아 가 버린 새처럼

내 손을 떠났기에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없었던 걸로 여기지 뭐'


일년 몇 개월을 혼자 간직하며 말하지 못한 그 마음

얼마나 애타고 속상해 하였을까?

나 스스로 위로하면서 서운함 달래며 삭혀 버렸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려옵니다. 삭혔다고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아깝기 그지없는.......

돈에는 눈이 달렸다고 합니다. 벌어서 꼬박꼬박 저축할 줄만 아는 나에겐 너무 큰 충격이었습니다. 누구는 재테크를 잘해서, 주식 투자를 해서, 부동산을 손대서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땐 기가 죽어 슬쩍 숨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확천금 노리지 않고 내게 주어진 것만 소중히 여기며 사는 게 잘못은 아니기에 오늘도 여러 개의 통장에 찍힌 늘어가는 숫자들을 보며 흐뭇해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런 경험 없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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