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내리 사랑 '수세미 수액 채취'
추석에는 멀리 떨어진 형제들이 오랜만에 모이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 어머님 늘 혼자 지내시다가 자식들과 손자들 보는 재미가 솔솔 하신가 봅니다. 6남매 뼈를 녹여가며 잘 키운 덕분에 제 몫을 하며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신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늘 헌신하는 어머님이십니다. 한참 동서들과 전을 굽고 앉아 있는데
"야야~ 이거 한 잔 먹고 해라."
추석인데도 어찌나 덥던지 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습니다.
"어머님! 이게 뭐예요?"
"응. 수세미 물이야."
한 잔 받아 들고 마셔보니 풀 냄새와 달콤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익숙해 있는 맛이 아니라 조금만 마시고 바닥에 컵을 놓아 버리니
"어여 다 마셔....사람한테 좋은 거여~ 얼른~"
"네."
동서들도 한 잔씩 따라주며 고생하는 며느리들에게 말없이 내리는 하사품 같은 것이었습니다.
"어머님! 지금 수세미 물 받아요?"
"받고 있지."
그 말씀 떨어지기가 무섭게 카메라를 들고 마당가에 심어져 있는 곳으로 달려가 보았습니다.
자식들에게 먹일 생각으로 수세미 줄기를 싹둑 잘라 페트병을 꽂아 둔 상태였고, 꼭 고로쇠 물 채취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게 밤새 자고나면 1.5L 하나 가득 찬다고 하셨습니다.
"작년엔 제법 많이 나오더니 올해는 가물어서 그런지 조금밖에 안 나오네."
어머님의 자식사랑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 수세미꽃
▶ 담을 타고 올라 열매를 맺었습니다. 줄기를 잘라 버려 잎은 시들었습니다.
▶ 똑똑 떨어지는 수세미 수액
자연의 오묘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맑은 물을 쏟아 낼 수가 있는 것인지....
▶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정말 수세미 수액이 하나 가득 차 있었습니다.
▶ 삼촌이 수세미를 따고 있습니다.
▶ 말끔하게 씻습니다.
▶ 도마에 놓고 잘게 썰었습니다.
▶ 물 빠진 수세미 속입니다.
▶ 썰은 수세미를 조카가 마당에 늘었습니다.
가을 햇살 받고 잘 말라 갈 것 입니다. 우리 어머님 말렸다가 물끓일 때 넣으면 좋다고 하십니다.
수세미를 썰어 꿀에 제웠다가 차를 끓여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 수세미 효능
- 담이 끓고 인후증에 의한 통증과 기관지 천식 기침해소 알레르기 비염 변비 등
- 피를 맑게 하는 청혈작용
- 피부보습과 윤기 있는 비부의 미용 및 알레르기 방지 등에 효과가 큼
★ 한방 민간요법
@ 비염 등으로 고름 같은 콧물이 나오고 냄새를 잘 맞지 못할 때
수세미 줄기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10~15g을 적당량의 물에 달여 먹는다.
@ 젓이 부족한 산모
수세미 덩굴을 태운 후 가루 내어 한 번에 4g씩 하루 한번 3일 동안 먹는다.
@ 기관지염
수세미와 알로에를 같은 량으로 즙을 내어 먹는다.
@ 피부가 투실 트실 하면서 살갗이 트는데
8~9월 중에 수세미 줄기에서 뽑아낸 물 500ml에 꿀 5~6숟가락을 썩어 바르면 좋다.
@ 옆구리가 결리거나 팔다리가 쑤시는 데 붓는데, 장염
수세미 오이 속을 하루 5~10g씩 달임 약으로 먹는다.
@목덜미, 어깨 등이 결릴 때(오십견)
수세미 열매를 가루 내어 매일 10g씩 먹는다.
@ 축농증
적당한 양의 수세미덩굴(땅에서부터 1.5m되는 곳을 베어낸 것)을 불에 태운 후 보드랍게 가루 내어 찬물에 타서 하루에 3번 먹는다.
@ 헛배가 부를 때
수세미오이씨를 약한 불에 말린 다음 보드랍게 가루 내어 한번에 3~5g 씩 술 한 잔에 타서 먹는다. 수세미 오이는 복수도 잘 빠지게 할 뿐 아니라 헛배부른 것도 잘 낫게 한다.
늘 그렇지만, 어머니의 내리사랑은 끝이 없나 봅니다.
"다 모였을 때 나눠 먹어야지. 나 혼자 어떻게 먹어..." 하시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어머님.....
어머님으로 인해 더 넉넉한 추석 보내고 왔습니다.
오래오래 우리곁에 머물러 주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스크랩을 원하신다면 http://blog.daum.net/hskim4127/13568279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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