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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유유히 흐르는 남강엔 소망등이 둥둥~

by 홈쿡쌤 2008.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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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을 대표하는 등을 비롯해 4만여 개의 등이 띄워져 유등축제가 시작된 진주남강 에서는 지금 물과 빛 그리고 불이 어우러진 화려한 축제로 뜨거운 열기가 한창입니다. 형형색색의 온갖 등들이 어둠이 짙게 내린 강을 배경으로 밝은 빛을 내뿜어 천년고도 진주의 도심을 유유히 흐르는 남강이 화려한 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가을 저녁 쌀쌀한 날씨에도 남강변고수부지에는 제58회 개천예술제 수상불꽃놀이를 보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1시간 전부터 하나 둘씩 자리를 잡아 무수히 모여든 인파로 그 인기를 실감케 해 주었습니다.


어제는 시골에서 올라오신 팔순을 넘기신 어머님을 모시고 나갔습니다. 머리위로 쏟아져 내리는 현란한 불빛들을 보며 사람들의 함성은 터져 나왔습니다. 그 8분간의 불빛을 눈으로 마음으로 담아내기엔 너무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앉았던 자리는 순식간에 사람들이 밀치는 바람에 일어나야했고 1시간을 넘게 어머님 손만 잡고 빠져나가길 기다리고 서 있었습니다.


한차례 사람들이 지나가고 난 뒤

"어머님! 저 밑에 한번 내려가 봐요."

"내가 가도 되것나?"

"그럼요. 이젠 사람들 거의 다 빠져나갔으니 살살 가보죠 뭐."

지팡이를 짚고 나를 의지하며 내려가는데

"앞에서 잡아 주세요."

"할머니 조심하세요."

지나가던 사람들의 걱정이 어어 집니다.

속으로 '괜히 모시고 나왔나?' 하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조심조심 남강 변으로 내려와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소망 등 하나를 띄웠습니다.

우리 가족의 건강과 어머님의 장수를 위해.....


지금 남강에는 시민들의 소박한 소망을 담은 소망 등이 두둥실 떠내려가고 있습니다. 가을바람을 따라 살랑대는 모습이 또 하나의 장관이 되었습니다.

"엄니~ 기분 좋으시죠?"

"응. 니 덕분에 좋은 구경하네."

"내년에도 또 와요."

"아이쿠, 글쎄...."

말끝을 흐리시는 어머님이십니다.


그래도 오래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주셨음 하는 맘 간절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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