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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가을, 책갈피에 은행잎을 끼워두는 이유

by 홈쿡쌤 2008.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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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남편과 함께 산행을 하였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커다란 은행나무 밑에는 열매가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기관지가 좋지 않은 딸아이가 생각났습니다.

“여보~ 우리 은행 좀 주워가면 안 돼?”
“남의 것 함부로 주우면 안 되잖아!”
“요즘 일손이 없어 밤도 안 줍고 그냥 버린다고 하던데 괜찮을 거야.”

남편말만 믿고 하나 둘 줍기 시작하였습니다. 저 멀리 농부가 경운기를 몰고 우리 곁을 지나가도 아무 말을 하지 않습니다.

“주워가도 괜찮은가 봐”

“것 봐.”

우리는 길가에 버려진 비닐봉투에 하나 가득 담아왔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아이 둘은

“엄마! 이게 무슨 냄새야? 똥 밟고 들어온 거 아냐?”

야단도 아니었습니다.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 와 손으로 만져도 금방 은행 알이 툭 튀어 나왔습니다.

“은행은 왜 구린내가 날까?”

“글쎄, 왜 그렇지?”

아이들에게 냄새가 나는 이유를 설명 해 주었습니다.


* 은행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

  은행나무는 암수 다른 나무(자웅이주)로 10월에 암그루에 달린 열매가 황색으로 익습니다.

열매 바깥쪽의 외과피(外果皮)는 다육성으로 악취가 나는데 이러한 악취의 원인은

은행나무의 외종피가 은행나무의 씨앗 즉 은행(銀杏)-백자(白子)라고도 합니다-을 동물이나

곤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나는 것입니다. 또한 이 외종피는 '비오볼'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서 옻이 오른 것 같은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킵니다.


  식물들도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천척 및 자연환경에 대해서 자기방어를 위한 방법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은행나무의 열매인 은행입니다. 냄새로 천척을 쫓아내는 대표적인 식물 중에 하나입니다. 곤충 및 여러 동물들은 식물의 열매를 먹이로 삼을 때가 많은데 이것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은행나무는 냄새를 보호수단으로 쓰는 대표적인 식물입니다. 은행나무의 냄새는 악취에 가깝지만 다른 식물들에 냄새 다른 말로 향기도 마찬가지로 은행나무의 은행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즉 향기를 이용해서 천척은 쫓아내고 자신한테 이로운 동물들 유인하는 것입니다.


*은행을 이용하는 방법과 주의사항

⑴ 기침 할 때 :가래를 없애주고 위를 보강하는 효과가 있는데 겉껍질을 벗긴 은행을 참기름에 담갔다 먹거나, 씨를 바른 대추와 함께 구운 다음 식혀 먹으면 증상이 나아집니다.

⑵어린이 야뇨증 : 잠자기 3~4시간 전에 은행 대여섯 알을 구워먹으면 좋습니다.

⑶부녀자의 대하증 : 대하증에 시달리는 부녀자들은 은행열매와 마(산약)을 같은 분량으로 섞어 가루를 낸 뒤 밥을 먹기 전에 12g정도씩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⑷아이가 밥을 안 먹을 때 : 은행을 3g정도 꾸준히 다려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⑸고혈압일 때 : 그늘 에 말린 은행잎 35g과 감초 15g을 넣고 달인 물을 수시로 마시면 혈압을 내릴 뿐 아니라 몸에 쌓인 독을 풀어줍니다.


은행은 이처럼 여러 가지 질환 등에도 쓰이지만, 특별히 어떤 질병이 없더라고 꾸준히 은행을 복용하면 여러 질병 등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은행은 대개 소금을 쳐서 구워 먹는데 은행에는 고유 풍미 성분인 청산(靑酸)이 들어 있는데 계절적으로 맹독성 청산화합물이 생성되기 때문에 중추신경의 자극과 마비를 일으키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구토, 설사, 발열, 경련 증세 등의 중독 증상이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10알 이상 먹는 것을 금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은행나무 암수 구별법


암은행나무의 나뭇가지의 각도는 줄기에서 약 50°가량 됩니다.

암은행나무는 두 가지를 양옆으로 펼친 듯한 모양이고,

수은행나무는 하늘을 향해 가지를 쭉 뻗은 모양입니다.

암은행나무는 넉넉한 모양새이고, 수은행나무는 씩씩한 모양새입니다.

씨앗(은행)으로도 암수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끝이 세모나고 뾰쪽한 것은 수컷 종자이고, 둥그스름한 모양의 은행은 암컷 종자입니다.






나무 밑에 떨어진 은행


하나 둘 줍다보니 금방 한 봉지 채워졌습니다.

집으로 가져 와 물에 1주일정도 담가 두었습니다.

제법 많은 양이 나왔습니다.

잘 말렸다 구워 먹으면 맛 있겠죠?


* 가을, 책갈피에 은행잎을 끼워두는 이유

  은행나무에는 ‘플라보노이드’라는 살충, 살균 성분이 있어 병들거나 벌레나 해충이 먹는 일이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은행잎을 책갈피에 끼워 두는 것은 운치뿐만 아니라 책에 좀이 슬지 않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잎을 헝겊에 싸서 집안 구석에 놔두면 해충 등이 없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여고시절, 가을이면 누구나 한번쯤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을 넣어둔 추억 간직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저 추억으로 담고 있었는데 질이 좋지 않았던 종이로 만든 책을 좀이 갉아먹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 중에 하나였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추억 가지고 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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