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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양파모종 손질하시는 할머니의 실음

by 홈쿡쌤 2008.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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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모종 손질하시는 할머니의 실음



  얼마 전, 남편을 따라 산청을 다녀온 적 있습니다. 굽이굽이 깊은 산골을 따라 내려앉은 가을은 멋진 풍경을 낳고 있었습니다. 산행을 즐기고 내려오는 길에 밭에 앉은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할머니! 이게 뭐예요?”
“아니, 어디서 왔기에 이것도 모른단 말이가?”

“글쎄요. 시골에서 살았어도 이건 처음 봐요.”

“아이쿠! 양파 모종 아닌교!”

“아! 네.”

사실, 어릴 적에는 부모님이 모종을 사 와서 심는 것 봤지 모종은 처음 보았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나도록 하기 위해 거름을 넣고 왕겨를 뿌린다고 합니다. 싹이 올라오면 계속 피를 뽑아줘야 하는 여린 싹 아기 돌보듯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돈 많이 벌어요?”
“웬걸, 그저 해 오던 농사이기에 짓고 있어.”

“새댁! 양파 값 비싸던가?”
“아니요.”

“이거 한 평 심으면 10,000원정도 나와.”

아무리 계산을 해 봐도 500평이라고 해도 오백만원정도입니다.

일손 많이 가고, 허리 휘게 일을 해도 남는 건 별로 없는....


우린 쉽게 ‘시골 가서 농사나 짓지 뭐.’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농사일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 것 같았습니다. 땅을 믿고 사는 순박한 할머니의 모습에서 우직함을 보았습니다. 그래도 자식들 공부시켜가며 해 온 일이니 손을 놓을 순 없다고 하시는 걸 보면....



잡초를 뽑아내고 있는 할머니

'이거 장난아니게 일손 많이 가! 근데 돈은 안 돼!'

씨앗이 올라와 꽃을 피운 모습같았습니다.

잘 손질 된 양파모종

잘 자라고 있는 모종들, 여러분은 양파모종을 보신적 있으십니까?

들판엔 노랗게 벼가 익어갑니다.


언제쯤 할머니의 실음 줄어들 날이 올까요?
작은 보탬이나마 몸에 좋은 양파 많이 먹어주는 길 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올해는 양파 즙이나 내서 먹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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