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을이의 작은일상

농사짓는 분에게 직접 갖다 준 '쌀 직불금'

by *저녁노을* 2008. 10. 17.
728x90
반응형

 

쌀 직불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 도시에서 살면서 농사라고는 지어 보질 않은 사람들이 토지만 가졌다는 명분으로 그 돈을 찾아 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잘 모르는 농부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정에도 부모님이 남겨주신 땅이 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밭과 논을 우리 형제들은 모두 큰오빠 명의로 다 넘겨주었습니다. 혹시나 오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올케는 어떻게 하고 있나 싶어 전화를 해 보았습니다.

“언니!”
“고모. 별일 없지? 아이들은 건강하고?”
“응 잘 있어. 근데 언니! 직불제로 세상이 어지러운데 언니는 어떻게 하고 있어?”

“몰라 그런 것~”
“왜?”
“첫 해인가? 오빠 앞으로 나온 돈 농사짓는 분에게 갖다 줬어.”

“정말?”
“너희 오빠 성격 알잖아.”

“허긴, 큰오빠야 청렴결백하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었지.”


언니의 말을 듣고 보니, 큰오빠는 본인 앞으로 나온 돈마저 ‘이건 내 것이 아니야.’ 하면서 은행에서 돈을 찾아서 농사를 짓고 있는 어르신에게 봉투에 넣어 전해 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부터는 임대한 사람이 직접 받아먹을 수 있도록 해 주었던....


평소 큰오빠는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학부모들이 들고 오는 선물들을 되돌려 보내신 분이고, 동생 5명을 돌보며 가족을 이룬 분이기도 합니다. 늘 그렇지만 누군가 내게 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분이 누구야? 라고 묻는다면 두 말 하지 않고, ‘우리 큰오빠’라고 대답합니다. 건장한 체구에 아픈 곳이라곤 없던 분이었는데 2004년 12월 12일 간암으로 홀연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큰오빠가 떠나고 난 뒤, 올케조차 그 돈에 욕심내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읍장으로 계신 형부가

“토지 원부 갖다 주세요. 제가 돈 받을 수 있도록 해 드릴게요.”라고 해도

“우린 그런 욕심 없어요.”합니다.


농심이 불났다고 하며 허수아비를 불태우는 사진을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양심 바른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늘 큰오빠가 우리 형제에게 전해 주신 말

“내 가진 것만 소중히 여기고 남의 것 탐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쌀 직불제를 타 먹은 사람들 중에 고위공무원들도 끼어 있다고 합니다. 원래 있는 사람들의 욕심은 더 하고, 채우고 싶은 욕심은 더 많다고 하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오빠!

오늘도 당신의 그 위대한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늘나라에서 잘 계신 거죠?


 

쌀 직불금은 쌀 시장 개방으로 인해 추곡수매제가 없어진 2005년부터 시행되었고,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소득 보전을 목적으로 3,000평에 70만원의 고정 직불금과 쌀 목표가격(2007년 ~ 2012년 1가마 80kg당 170,083원)과 산지 가격의 차이의 85%를 보전해주는 변동 직불금이 있다고 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22

  • 익명 2008.10.17 11:0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구름꽃 2008.10.17 11:23

    대단하신분이네요.
    존경할만 합니다.
    답글

  • 나비부인 2008.10.17 11:32

    있는사람들의 욕심 더 하다니까요.
    쩝~~
    답글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0.17 11:33

    황금빛과 농부의 땀이 가득한 들판을 갈아엎는 행사도 있었다죠???
    부동산 투기에...직불금까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이 진정 부자라 했는데..ㅠㅠㅠ)
    답글

  • Favicon of https://kimsfactory.tistory.com 빛의 화가 2008.10.17 12:39 신고

    참, 오라버니 잘 두셨습니다.

    그만하면, 공자님, 맹자님보다야 훨 나은 분인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고, 남의 것을 탓하지 않는것! 정말 좋은 말인 것 같습니다.

    저런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간다면 법이 없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오늘, 돈주고도 배우지 못하는 것을 댓글 하나로 배우고 갑니다. ^^
    답글

  • 데스노트 2008.10.17 13:05

    파이어폭스로 보다가 중간에 내용이 없길래 이상해서 익스프러로 보니까 바탕색이 전부 검은색으로 보여서 검을 글자 부분이 안 보이네요 ㅠㅠ

    사람 욕심을 말로 할수 없지요. 살인까지도 하는 세상인데..

    법을 만드는 사람, 운영하는 사람, 적용하는 사람..누구 책임이 클까요.
    물타기하는 한나라당 한심하다.
    답글

  • Favicon of http://sigolgil.tistory.com 시골친척집 2008.10.17 13:13

    큰오빠님이 존경스럽네요

    농민의 입장에서
    과연 농민들이 무조건 화를 낼수 있을가 싶어요
    직불금이네 뭐네 하여 여러명분의 돈들이 나오죠
    농사지어 얻어지는 수입도 있지만
    어쩌면 그런게 더 짭잘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농민들끼리 서로 더 많은 논을 얻으려다보면
    어부지리로 직불금은 주인에게 가는 경우들이 허다하죠
    또 그걸 이용하여 논주인들은 직불금을 챙기기도 하구요
    요즘 시골엔 논주인들로부터
    임대료를 더 올려달라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직불금을 모르고 있다 언론에서 알고
    직불금 가져가니 더내놔!~~
    개인적 생각으론 논직불금 없애고
    농사지은 쌀1가마니에 직불금조로 얼마를 붙이는게 나을듯...-_-;;
    답글

  • 사랑초 2008.10.17 14:50

    직불금...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혜택 돌아갈 수 있도록 차라리 매상한가마니 더 받는게 상책임니다.
    답글

  • 불새 2008.10.17 15:39

    돈이야 얼마 되지 않지만, 그럼 안되지요.
    답글

  • 나그네 2008.10.17 16:28

    기자들이 많다고 나왔던데....허 ㅅ 참입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호박 2008.10.17 23:08 신고

    크든 작든 남의 것을 탐하지 않는다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고인의 마음씀씀이가 존경스럽네요.

    기실 직불금 뿐만 아니라 수많은 복지기금들이 필요한 사람한테
    흘러가지 않고, 중간에 새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일일이 그러한 것들을 단속/적발하는게 쉬운 일만은 아닐 터.
    작은 것이라도 내가 취함으로써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잊지 않아야 할텐데 말이죠.
    답글

  • 소방차 2008.10.17 23:52

    남의 것 탐내지 않고 살아야 할 우리임니더.
    철저히 조사해서 이름을 밝혔으면 좋겠습니다.
    어디 그런 돈을 쓱싹하다니...
    답글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