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옛 어른들은 참으로 서로 돕는 일에서만큼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 뛰어난 어른들이었습니다. 그런 서로 돕는 이야기 가운데에 '의로운 형제' 이야기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그 이야기 말입니다.
가난한 두 형제가 있었는데, 그 둘의 우애가 너무 깊어 먹을 것이 생기면 반드시 서로 나누어 먹어야 했던 두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농사가 잘 되지 않아 수심이 깊어지던 차에, 자기보다는 형제의 걱정을 더 깊이 했습니다.
그러다 그들은 한밤중에 서로에게 모르게, 자신의 볏단을 서로의 집으로 밤새 나르곤 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서로 볏단을 나르던 시간이 서로 달라, 둘은 서로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거의 같은 양의 볏단을 서로의 집에 옮겨주었으니, 아침에 일어나 보면 늘 같은 양의 볏단이 그대로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둘은 한밤중 달빛 아래에서 볏단을 지고 나르는 남자를 발견합니다. 바로 자신의 형제였던 것이지요. 그들은 그렇게 날마다 볏단을 서로의 볏섬에 옮겨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누렇게 벼가 익어 수확할 요즘, 옛날이야기 하나가 생각납니다.
얼마 전, 친척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멀리 살고 있어 결혼식이 가까워오자 전화가 걸러 오기 시작합니다.
“여보세요? 동서, 축의금 좀 넣어줘”
“얼마나요?”
“응. 10만원만...”
“네 형님 그럴게요.”
“돈은 동서 계좌로 보내줄게.”
“네. 그러세요.”
조금 있으니 둘째 형님이
“동서야~”하면서 전화가 걸려오는데 이상하게 동생 둘은 소식이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제가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동서! 작은집 조카 결혼식 축의금 안 해?”
“어머나! 형님 잊고 있었어요. 형님이 대신 좀 해 주세요.”
“그럴게. 얼마나 해?”
“그냥 5만원만 해 주세요.”
“알았어.”
형제들의 축의금을 준비 하려면 농협을 가야 할 만큼 큰돈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결혼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후, 인천에 살고 있는 삼촌한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형수님! 저번에 보낸 계좌 그대로 맞죠?”
“네.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형수님! 제가 20만원 더 붙였습니다.”
“뭐 하게요?”
“늘 고생하시는 형수님이잖아요. 주말마다 엄마 찾아뵙고...”
“아닙니다. 그러실 필요 없어요.”
“멀리 있다는 이유 하나로 형수님께 다 미루고 살아서 죄송합니다.”
“삼촌도....”
“주말마다 찾아뵙는다는 게 쉽지 않는 일이잖아요.”
“..................”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정말 내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육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친정 부모님이 모두 하늘나라로 떠나시고 안계시기에 별 일없으면 꼭 찾아뵙게 됩니다. 살아계시면 얼마나 살아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또 작년 4월 시아버님의 제사 때 큰형님의 병문안하러 우리는 대구로 떠나고 늙으신 시어머님과 고모님들만 집에 계셨는데 우리 아들과 조카들이 뒷산에 불을 낸 적이 있었습니다. 녀석들이 성냥을 가지고 대나무 잎에 불을 지피고 오줌으로 끄기도 하며 장난을 하다 그만 산불이 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헬기가 뜨고 면사무소 직원들이 나오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난 뒤 늦게 집에 들어서니 남의 집 밤 산은 까맣게 타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2백만 원이라는 거금을 배상하게 되었는데, 그 때에도 삼촌은 1백만 원을 송금해 주시면서
“형님! 제가 반은 낼게요.”했던 분이십니다.
그러지 않아도 속 아프게 생돈 나간다는 생각 가지고 있었는데 그 아픔 절반으로 줄어준 장본인이십니다.
늘 어머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
“형제들 끼리 잘 지내는 게 내 소원이다.”
비록 가진 것 없는 금전적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이지만, 나누는 것 보면 어느 누구보다 큰 행복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러 받은 재산 하나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따뜻한 형제애를 보니 부자가 아닐 수 없는....
이런 형제애라면 맨손으로 소 한 마리 잡을 것 같지 않나요?
저 시집 잘 간 것 맞지요?
여러분의 형제애는 어떻습니까?
즐거운 주말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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