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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이름 새겨놓고 가면 그 사랑 영원할까?

by 홈쿡쌤 2008.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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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새겨놓고 가면 그 사랑 영원할까?


 

낙서에 대한 우리의 추억은 아주 어릴 적 돌담에 썼던 장난스러움이었고,

'누구는 누구를 좋아한다.' '누군 누구를 사랑한다.' 등등 낭만적이었습니다. 또 어린 아이들이 여기저기 하는 낙서를 보고는 ‘야~ 너 이게 뭐야?’ 하고 야단을 치는 엄마도 있습니다. 낙서로 나의 생각을 표출 해 내고, 낙서로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펴기도 하고 나만의 창의력을 키워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낙서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낭만보다는 혐오스러움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명하지도 않은 여행지라도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꼭 흔적을 남겨놓고 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뒷사람이 찾았을 때 아름다운 자연이 준 축복 누리지 못하게 눈살 찌푸리게 하는 걸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보물들, 바위, 식물에 새겨진 이름 이름들.....


사람들은 왜 낙서를 하는 걸까?

낙서하는 심리는 직접 얼굴을 대하지 않고도 의사표현이 가능한 낙서는 우리들에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학과 재치가 넘치는 낙서, 달콤한 내용의 낙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표출된 낙서 등 곳곳에 보이는 낙서들은 우리들의 눈길을 머물게 하기도 합니다.


낙서를 하는 것은 아무런 생각 없이 단순한 재미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을 여러 사람에게 공개하고픈 심리와 자신이 왔다간 흔적을 남기고 싶은 심리 등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긴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담양 죽녹원을 찾아 푸른 대나무 숲을 거닐면 사각사각 대 잎 스치는 소리가 가슴을 파고  들었습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올라 지조와 정절을 말해 주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발길 돌리는데 마다 손길 닿는 곳 마다 새겨진 이름들로 가득했습니다.

“저렇게 하면 그 사랑이 영원할까?”

“장난삼아 했겠지.”

“그 장난에 개구리는 죽는데?”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는 곳에 꼭 왔다 갔다는 흔적을 남겨야 하고, 러브 표시를 해 가면서 식물에 새겨 넣으면 그 사랑이 오래가는 것일까요?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을 보니 한심스러울 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데 어떻게 새겼지? 재주도 좋아!”

남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는 양심을 버린 사람일까요?

아름다운 자연, 있는 그대로 보고 즐기고 갔음 하는 마음 간절해지는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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