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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내 손으로 차려 본 설 상차림, 얼마나 들까?

by 홈쿡쌤 2009.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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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차려 본 설 상차림 얼마나 들까?



  몸이 안 좋은 어머님이 우리 집에 와 계시니 설이 코앞인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제도 새벽같이 일어나 걱정만 앞세웁니다.

“야야! 내가 이래 집에 있어서 되것나? 집에 갈란다.”

“그 몸으로 어떻게 가요?”
“시장도 봐야 제사를 지내지. 집 청소도 해야 하고.”

“걱정 마세요. 오늘 볼게요.”

83세인 시어머님은 평생 조상을 모시는데 있어 정성을 드려야 복을 받는다고 말씀을 하시는 분인데 당신 손으로 아무것도 하지를 못하니 그럴 수밖에...


어머님 마음 조금이라도 달래드려야 할 것 같아 방학이라 자고 있는 녀석들 겨우 깨워 아침밥을 먹이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보았습니다. 여태 따뜻하던 날씨가 거센 바람으로 내 피부를 뚫고 들어왔습니다. 찬바람이 너무 싫어 가까이 있는 마트로 가서 시장을 봐왔습니다.


 

▶생선
   돔 : 15,000원, 참조기 13,000원 민어 7,000원, 서대 15,000원 생문어 12,000원
   계
62,000원


▶ 탕국
   조개살 5,000원, 새우살 5,000원, 건홍합 5,000원  무 1,000원, 두부 3,000원
   오징어 2000원  건명태 3,000원
계 24,000원


 

▶ 나물류
   국산콩나물 3,000원 시금치2단 5,000원, 고사리 4,000원, 도라지 4,000원,
계 16,000원





 

기타류  약과 2,000원, 황태포 1마리 5,000원,
건문어(모양) 5,400원  유과 산자 4,500원
계 16,900원 
 
육류
 돼지고기 수육 20,000원, 쇠고기 산적 및 탕류 20,000원     계 40,000원
 
전류
 명태살 5,000원, 밀가루 3,000원, 계란 5,000원, 산적거리 15,000원 계 28,000원








▶ 과일
   수박 1통 14,000원, 단감 1줄 4,000원, 사과 3개 6,000원, 배 3개 6,800원    바나나 3,000원, 메론 12,800원   곶감(8개) 6,500원, 대추1봉 1,500원,    참외3개 7,000원 깐밤 (150g) 2,700원, 포도 4,000원 총계 68,300원









 

총계 : 255,200원 순수 상차림에 든 가격입니다.
작년에 비해 과일 생선값은 조금 내린 기분이었습니다.

설 연휴 기간이 짧아 그렇게 많이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실제로 떡국과 형제들이 오면 나눠 먹을 생선 25,000원, 과일 box 단위(밀감 20,000원, 사과 20,000원), 강정 24,000원을 추가하면 약35만원은 든 것 같습니다. 물가가 많이 올라 집에 와 펴 놓고 보니 또 작지나 않나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시장 본 것을 이리저리 살펴보시는 우리 어머님

“아이쿠, 야무지게 봐 왔네.

“혹시 빠진 것 없나 봐 주세요.”

“질금이 없네.”

“아! 맞다. 식혜 만들어야 하는데 엿기름을 안 사왔네요.”

“양초도 하나 사야하고....”

“빠진 건 내일 살게요.”

그믐 날, 쌀을 담고 양초를 피워 놓아 한 해의 복을 빌 모양입니다.


내일 아침 일찍 가지가지 챙겨서 시골로 향할 것입니다. 어머님의 뒤만 따라다니면 되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오랜 기간 의지만 해 왔던 어린아이였는데 나도 이젠 어른이 되어가는 기분입니다. 당신에게서 배운 것들 하나 둘 소중히 여기며 살겠습니다. 모든 힘겨움 다 내려놓으시고 남은여생 편안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고향 잘 다녀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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