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을이의 작은일상

무임승차하는 고등학생, 괜찮을까?

by 홈쿡쌤 2009. 4. 24.
728x90
반응형

무임승차하는 고등학생, 괜찮을까?
 

매일 아침 출근길은 바쁘기만 합니다. 중간고사기간이라 밤늦게 잔 녀석들 깨우는 일도 보통이 아닙니다. 학교까지 태워다 주고 사무실로 나가는 남편이 출장으로 일찍나가자 더 부산하게 움직였습니다.

“야~ 일어나, 아빠 없어.”

“왜? 어제 아빠 안 들어 왔어?”
“아니, 출장이라 일찍 나갔지.”

“알았어.”

마지못해 부스스 눈비비고 일어나 아침을 먹고 각자 버스를 타려고 나섰습니다. 부지런하게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아저씨, 햇살을 피해 완전무장을 하고 뒷산으로 향하는 아주머니, 박스 줍는 할머니, 모두가 열심히 하루를 준비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도착지까지 몇 코스 되지 않지만 초등학교 1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3곳으로 5개의 학교가 있어 같은 시간에 등교하는 학생들로 늘 북적이게 마련입니다. 아이들도 무거운 가방을 메고 가는데 자리 양보 받는것도 부담되고 싫어 남편에게 태워달라고 합니다. 또 아이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는 게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어제는 학생들로 가득한 버스가 바로 앞에 섰습니다. 얼른 올라타 중간쯤 발을 버티고 서서 손잡이를 잡았습니다. 한 정거장을 지나자 학생들이 우르르 내리고  나니 그 사이에 뒷문으로 고등학생 두 녀석이 슬쩍 올라탑니다.

‘어? 왜 저 문으로 타지?’

속으로 이상하다 여기고 있는데 차를 운전하고 가던 아저씨가 그 모습을 봤는지 큰소리를 지릅니다.

“어이~ 학생! 뒷문으로 탄 학생 한 사람 빨리 차비 내!”

아무도 움직이는 사람이 없습니다. 한 정거장을 더 가고 또 학생들이 내리니 아까보다 복잡함은 줄어들었습니다. 또 운전을 해 가시면서

“학생! 빨리 차비 안낼 거야?”

그러자 아까 뒷문으로 올라탔던 두 녀석이 사람사이를 비집고 앞으로 조금씩 움직였습니다. 차에 탄 학생들은 서로 아는 친구들인 것 같았습니다. 가만히 서 있던 녀석 하나가 살짝 귓속말을 해 줍니다.

“야! 한 사람이라고 하잖아!”

그 말을 듣고 앞에 섰던 학생만 가서 마이비 카드를 찍으니

‘학생입니다.’하고 경쾌한 아가씨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앞으로 다가서던 학생이,

“우씨!~ 우리가 타는 것 언제 본 거야?”

아저씨에게 딱 걸려서 기분 나쁘다는 말투로 투덜대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공짜로 타고 갈 수 있었는데 들켜서 억울하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 학생들 보다 먼저 차에서 내려서며 땅을 딛으니 아침부터 참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찌 공짜로 차를 탈 생각을 하지?’
남을 딛고 일어서야 성공하는 경쟁사회에 살고 있긴 해도, 양심을 속이면서까지 지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고등학생이 말입니다.


우리가 자랄 60 ~ 70년대에 기차 무임승차쯤으로 이해해도 괜찮을까요?
  

무임승차에 서리를 해도 장난으로 봐주고 넘어갔던 여유롭던 시절을 보냈어도 올곧은 어른들로 성장해 이 사회의 당당한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너무 많이 변하지 않았는가. 먹을거리가 없어 남의 집 수박을 서리해도 이해되었던 시절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양심 없는 행동을 하다 보면 어른이 되어서도 남을 속이고 다니지나 않을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이런 행동, 어떻게 보십니까?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