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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내가 산을 좋아하고 오르는 이유

by 홈쿡쌤 2009.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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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을 좋아하고 오르는 이유
 

이제 중 3인 딸, 중2인 아들의 중간고사기간이 같았습니다. 엄마로서 간간이 간식 챙겨주고 독서실에서 늦게 오면 잠자지 않고 기다려주는 일밖에 없었습니다. 시험이 끝나는 마지막 날, 며칠을 공부하느라 수면부족인 녀석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해 먹이고 난 뒤

“야! 우리 오랜만에 뒷산이나 갔다 올까?”
“엄마는 틈만 나면 산에 가?”

“산이 얼마나 좋은데!”
“산이 뭐가 좋아? 난 싫어.”
“나도 싫어.”

“야들이, 그럼 뭐 할 거야?”
“모자란 잠이나 잘 랍니다.”하면서 각자의 방으로 도망쳐 버립니다.


산을 왜 오르십니까? 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첫째,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피부로 느끼고, 누군가 봐 주지 않아도 제자리에서 의연히 피어나는 이름 모를 들꽃들, 아름다운 새소리, 펼쳐지는 풍경들의 오묘함 등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이 아니던가.


둘째, 흠뻑 흘린 땀으로 건강에도 좋다.

우리네 인생처럼 산은 오솔길도 있고 험난한 오르막길도 나오게 마련이다. 힘겹게 오르다 보면 어느새 이마엔 땀방울이 맺히고 온몸을 타고 흐르게 마련이다. 몸속의 노폐물을 다 쏟아내니 이보다 더한 건강법이 있겠는가?


셋째,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사람에게 부딪히고,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나면 몸은 어느새 녹초가 되어버린다. 일주일 내내 받았던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산이 최고이다.


넷째, 등산의 가장 큰 매력은 "정말로 해 냈구나 ! " 라는 자신의 믿음에 대한 성취감인 것 같다. 발아래 펼쳐지는 멋진 풍경은 감사함에 대한 보너스이다. 자신과 삶의 소중함을 찾기 위해 등산은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 들꽃을 만나고 청솔모도 볼 수 있는 행운!


▶ 땀흘리고 난 후 취해보는 휴식! 이런 행복 그대는 아는가?

▶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건 산을 오른자만이 가지는 행복이다.


산을 좋아하게 된 건 결혼을 하고 난 뒤 학교에서 떠나는 직원여행으로 뭣 모르고 따라나선 설악산이었다. 등산은 고교 학창시절에 한 후로는 한 번도 가본 경험이 없는 나에게는 아주 벅차고 힘이 든 일이었다. 평소 숨쉬기 운동밖에 하지 않았던 나로서 높은 산을 오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산을 오르다가 너무 힘이 들어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 동행한 직원을 꾀어 그늘이 좋은 나무 밑에서 메고 간 도시락을 먹고 하산하려고 하는데 산행 대장님 왈 “하산하는 길은 다른 곳으로 내려간다.” 하기에, 할 수 없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젖 먹은 힘까지 다하여, 씩씩거리면서 숨이 목구멍 끝까지 차오르는 것을 참으며, 남보다는 몇 배를 더 쉬어가면서 한 걸음도 아닌 반걸음, 반걸음씩 고통스러운 산을 오르기를 시작하였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한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정상을 찾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해냈다는 쾌감은 어떻게 표현하여야 할지를 모를 지경이었다. 내 약하디약한 두 다리가 이 험준하고 웅장한 산의 정상을 정복(?) 하는 일을 나도 해 냈구나 하는 기쁨과 나의 건강에 새삼 눈물겨울 정도였다. 동행한 사람보다 정상에 좀 늦게 올라가는 것이 창피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지금은 정상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잘한 일인지 알게 되었던 것이다.


사막의 낙타는 천천히 가기에 무사히 목적지에 닿을 수가 있지 않은가? 무엇이든 과정이 있는 법이고 그 과정을 무사히 견뎌낸 사람만이 결국에는 값진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한다. 


산을 오르는 목적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오로지 정상을 정복하고자 묵묵히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또 오르다 힘이 들고 귀찮으면 중간에 물 좋고 그늘이 아주 좋으며 시원한 곳에 주저앉아 과일 깎아 먹으며 신선놀음으로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일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만이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등산을 통하여 좋은 훈련과 교훈을 얻게 한다. 산에 오르는 훈련은 인생의 삶에 철학이 있음을 배우게 한다고 생각하여 본다. 등산은 인내를 위한 훈련을 쌓을 수가 있고, 정상에 올라가야 한다는 결심을 훈련하고 또 의지를 키우는 훈련의 운동이다. 정상에 도전은 절대적으로 도전 정신과 의지가 있어야 하고 인내심을 요구하는 스포츠이다.


정상에 도전하여 이루어낸 성취감! 병풍같이 겹겹이 둘려 처져 있는 많은 산을 내려다보며 힘들고 어렵게 올라온 보람과 성취감의 쾌감은 말과 글로 표현할 수가 없으며 누가 대신하여 줄 수도 없는 나 홀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만족감! 정상에 오르기 위하여서는 뼈를 깎는 힘겨운 고통의 순간을 극복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을 이겨낸 사람들만이 정상을 정복하는 벅찬 감동을 체험할 수가 있다. 그래서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모든 운동선수가 힘겨운 훈련과 땀을 흘리며, 그 고통을 이겨내고 승리의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감과 기쁨을 맛보는 것 같이 말이다.

산을 오르다 보면 물 맑고 선선한 골짜기에서 시원하고 깨끗한 물에 발을 담그고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는 순간에 도취한다면 그는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낙오자가 되는 것이다. 산에 오르려면 무거운 배낭을 지고 땀을 비 오듯 흘릴 때가 있고, 때론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고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 가슴이 무너질 것 같이 두근두근 거리고 숨이 목구멍까지 잔뜩 차오를 때, 일행 중의 누구인가 한 사람이라도 이 좋은 곳, 여기서 쉬었다 내려가자고 유혹할 때도 있다. 이때는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너무 좋아서 자신도 모르게 동의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하는 신념으로 그 유혹을 물리치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정상에 오를 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생각하여 보아야 한다. 그 유혹은 다음 산행에도 또 계속 될 수가 있다. 유혹하는 그 맛에 습관이 되면 영원히 정상의 정복은 맛볼 수가 없는 가련한 사람이 되고 만다.


비록 더디고 힘겹다 할지라도 모든 유혹을 물리치고 한 걸음 한 걸음이 아니 반걸음, 반걸음씩 정상을 정복하기 위하여 천천히, 또 천천히 오르는 것만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훈련이 쌓여 나아갈 때 결과는 아무리 높은 산도 자신이 있게 힘도 들지 않고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 산이 자꾸 부르는 충동이 있어 계속 가고 싶은 것을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소망을 잃지 않는 것이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온 힘을 다 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그게 바로 산행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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