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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으로~

솔약국집 아들들, '큰아들의 비애'

by 홈쿡쌤 2009.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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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약국집 아들들, '큰아들의 비애'


KBS2 주말연속극 직업 번듯하고 내세울 게 없는 착하고 모자란 4형제가 어떻게 살며 사랑하며 사는지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우리가 그 누군가를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KBS2TV 주말연속극 ‘솔약국집 아들들’이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했습니다. 지난 일요일 방송된 ‘솔약국집 아들들’은 40.4%(TNS 미디어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일시청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수진(박선영)과의 결혼을 승낙받기 위해 석고대죄를 하는 진풍(손현주)과 언약식을 파기한 진풍에 노여워 단식투쟁을 벌이는 어머니 옥희(윤미라)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특히 장남으로서 단 한 번도 부모의 뜻을 어긴 적 없이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살아온 진풍의 삶을 보았습니다. 마치 이 나라의 장남으로 태어난 모든 이들의 모습 같아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진풍이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약대를 원했기에 자신의 꿈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화려한 옷을 입고 나이트클럽에서 광란의 밤을 보낸 것을 동생 대풍이는 다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진풍이가 정말 그랬을까? 하는 가족들의 눈빛은 믿을 수 없다는 의미였지만, 그만큼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증거였습니다.


 

“저 엄마 뜻 거역해 본 적 한 번도 없잖습니까? 이번 한 번만 한 번만 수진씨와 결혼 허락해 주세요.” 애잔하고 간절한 사랑을 표현합니다.


삼일을 굶은 엄마를 향해  ‘밥은 드셔야죠.’라며 울먹이는 진풍이, 그러자 엄마는 큰아들을 향해 '초등학교 3학년 때 다이아몬드 반지 사준다더니 왜 안 사주느냐?', '중학교 때 세계 여행시켜준다고 해 놓고 왜 안 시켜주느냐?'며 애정 섞인 눈물을 쏟아내는 옥희의 모습이 그려지며 자식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 엄마의 마음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식의 삶이 더 편안하고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는 것이란 걸 압니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니까요. 하지만,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도 있듯,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자식을 낳았기에 부모로서 당연한 일을 했는데도 생색을 내고 싶은 건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식을 향한 그 사랑 조금은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에야 하나 아니면 둘뿐인 형제이지만, 우리가 자라던 60년대에는 6~10남매는 기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큰아들은 하늘이 내리신 운명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동생들 거둬가면서 공부하는 큰아들은 언제나 엄마의 희망이자 꿈이었습니다.


몇 해 전, 세상을 떠나고 없는 6남매의 장남이었던 큰오빠가 생각납니다. 부모님의 기대 저버리지 않고 음악을 좋아했던 큰오빠도 자신의 꿈을 버리고 아버지의 권유로 교대에 입학해 평생 교직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생들 데려다가 공부까지 시켜야만 했기에 정작 당신은 혼기를 놓치고 33살에 늦장가를 가야만 했습니다. 한 사람의 희생덕분에 동생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세상의 한몫을 해 가며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정년퇴직을 하고 편안하게 사실 당신은 간암이라는 선고를 받은 지 6개월 만에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아직 큰오빠에 대한 감사의 표시도 아니 고맙다는 이야기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큰아들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명절에 제사에 가족들을 모두 책임지고 형제들을 이끌어 가야 할 대들보이니 말입니다. 어깨가 무거운 큰아들의 비애를 보았습니다.


한편, 방송 말미 가족들의 단합으로 진풍이 석고대죄를 끝내고 옥희가 방에서 나오면서 두 사람의 화해모드가 예견되었습니다. 진풍과 수진의 결혼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으로 다음 주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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