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겨울바다 능소몽돌해수욕장
몸이 좋지 않은 시어머님은 동서의 배려로 주말에 와서 막내 아들집으로 보내고 오랜만에 나선 여행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에는 자주 여행도 다니곤 했는데 이제 고등학생이 될 딸과 중3이 되는 아들이라 가족들의 모임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친정 엄마의 기일에 맞춰 텅 빈 집이긴 해도 엄마가 태어나고 자란 외갓집을 둘러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산소에 절을 올리고 외삼촌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들의 사랑 한몸에 받으며 집안을 들어섰습니다.
“고모! 거제까지 왔는데 밖에 아이들 데리고 한 바퀴하고 와!”
“그럴까? 애들아! 우리 바다 구경 가자.”
“싫어. 언니랑 놀 거야.”
“야! 여기까지 왔는데 잠시만 다녀오자.”
“어디 갈 건데?”
“그냥 가까운 해수욕장도 가보고 그러지 뭐.”
“엄마 아빠랑 둘이서만 다녀오셔!”
“딸! 너 가족사진 필요하지 않아? 졸업 앨범에 넣어야 하잖아.”
“에이! 알았어.”
누나가 따라나서니 할 수 없이 아들도 아무 말 하지 않고 따라나섰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생가 - 능소몽돌해수욕장 - 거가대교 현장을 둘러 해안도로를 달려 구경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겨울 바다를 구경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철썩철썩 바람에 몰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을 만들어냈습니다.
아들 녀석은 돌팔매질 놀이에 푹 빠졌습니다.
얇고 납작한 돌멩이를 골라 바다를 향해 던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돌멩이는 빙그르르 돌아 바다 위를 걷는 것처럼 몇 번을 튀기며 날아갑니다.
“엄마! 나 잘하지?”
“응.”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실컷 놀았습니다.
“이제 가자”
“엄마. 조금만 더. 너무 재밌다.”
“외할머니 기일인데 외숙모 음식 하는 것 도와줘야지.”
“알았어.”
할 수 없이 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부산과 경남 거제를 연결하는 '꿈의 다리' 거가대교가 내년 12월 완공을 앞두고 한창 막판 대역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웅장한 다리 모습이 점차 모양새를 갖추면서 바다를 가로질러 두 지역을 오간다는 꿈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던 것. 멀게만 느껴졌던 두 곳이 사실상 1시간 생활권인 동일경제권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돼 부산과 거제가 들썩거렸습니다.
2004년 사업비 1조4469억 원을 들여 착공한 거가대교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와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를 잇는 폭 21.6m 왕복 4차로로 길이가 8.2㎞에 달한다고 합니다. 완공되면 부산~거제 간(부산시청~거제시청) 거리는 151㎞에서 62㎞로 줄어듭니다. 차량 소요 시간은 3시간에서 50분 내외로 단축된답니다.
2011년 12월 개통되는 거가대교가 5일 현재 77%의 공정률을 보이면서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랜만에 모든 것 잊고 녀석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가족사진도 부탁하여 찍고 말입니다. 가족이 함께한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추억 하나를 만들어 준 그런 행복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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