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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고액 과외 포기하는 딸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

by 홈쿡쌤 2010.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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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과외 포기하는 딸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

 

이제 신학기면 고등학생이 될 딸아이 겨울방학 계획표를 짜서 실천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녀석은 ‘과학고’진학이 꿈이었건만, 1차 전형에서 합격하고 2차 구술면접에서 낙방하고 말았습니다. 어디를 가든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위로를 했건만 어제는 짜증 난 목소리로 엄마를 원망합니다.

“엄마! 엄마는 왜 다른 엄마들처럼 초등학생 때  억지로 안 시켰어?”
“뭘 말이야?”
“숙제만 해 가면 된다고 하며 공부 안 시켰잖아!”

“.............”

할 말이 없었습니다. 다른 엄마들처럼 강제로 시켰으면 지금 이렇게 힘들지 않아도 될 터인데 기초가 부족하니 더 그렇다는 말을 합니다.


사실, 고집불통인 남편 때문에 녀석을 학원에 보낸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입니다. 어릴 때 피아노 미술학원에는 보냈지만 학과 공부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해 주질 않고 그저 도서관을 찾아 책을 빌려와 읽히는 게 전부였습니다. 딸아이의 공부욕심이 생기자 아빠를 설득하여 ‘수학’학원을 등록했습니다. 중학생이 되자 눈 돌릴 것도 없이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3학년 때에는 전교 1등을 하고, 혼자서 공부해 생물올림피아드에 나가 금상도 받아오고 나름 과학고 대비를 해 왔습니다. 그런데 미역국을 먹고 보니 엄마가 원망스러운 가 봅니다.


며칠 전, 반 편성고사 준비도 하면서 고등학교 선행 문제집으로 열심히 수학을 풀다가

“엄마! 나 수학 과외 좀 하면 안 될까?”
“왜? 수학학원 다니잖아!”
“응용부분에서 조금 뒤떨어지니 특별과외나 좀 했으면 하고.”

“알았어. 아빠랑 의논해 볼게.”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변호사를 하시는 지인의 아들 과외를 했던 선생님과 연락이 닿아 만나고 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형편으로 어림도 없겠더라.”
“왜?”
“한 달 해서는 안 되고 기본이 6개월은 해야 된데.”
“그렇게나 오래?”
“수업료도 장난이 아니더라.”
“얼마나 하는데?”
“일주일에 두 번 2시간 가르치는데 100만 원이란다.”

“헐~”

“방학 특별과외는 안된데?”
“이미 하고 있는 아이들 놓친다고 그렇게는 안 된단다.”

그리고 그 선생님은 학교에서 1~2등 하는 아이들, 부모들이 능력 있는 사람, 의사, 변호사 등의 아이들만 과외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딸아이

“엄마! 나 과외 안 할래.”
“왜? 하고 싶다며?”
“그냥 혼자서 해 볼게.”

“돈 때문에 그래?”
“아니.”

“6백만 원 투자해서 우리 딸이 잘 할 수 있다면 엄마 해 줄 수 있어.” 

무얼 어떻게 가르치는지 모르지만, 성적이 쑥쑥 오른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였습니다.
“아니야. 나 혼자 할게. 그렇게 돈 많이 들여서 하기 싫어.”

“..............”

“잘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없던 걸로 한다.”

“알았어. 난 공부나 하러 갈래”

자기 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버립니다.


과학고에 가고 싶다는 딸아이를 위해 남편은 이제야 아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 준 게 없다는 걸 느낀다고 말을 합니다. 

‘실력 되면 가는 게지.’ 쉽게 생각을 했고, 다른 부모들은 많은 정보를 모아 아이에게 전해주고 공부 할 수 있도록 밀어주어야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저 자기 인생 스스로 해쳐가야 된다는 것만 알려주었으니 말입니다. 또 다른 지인은 지방에서는 실력 있는 선생님이 없기에 방학 때만 되면 서울 명문 학원을 등록하고 학원 옆에서 하숙까지 시키면서 1,000만 원을 넘게 투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으니 놀랄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합니다. 선행학습시키고 뒷바라지해 준 아이 따라갈 수 없는 건 당연한 사실이었다는 것.


다행히 공부하는 자세만큼은 잡아줘 간섭 없이도 알아서 하는 편이지만, 부모로서 딸아이를 위해 선뜻해 줄 수 없다는 게 너무 씁쓸했습니다. 우리가 공부하던 시절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통할지 몰라도 요즘에는 부모가 뒷받침해 주는 아이가 더 잘한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기운 없어 하는 엄마 마음에 비해 아무렇지도 않게 열심히 공부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도 합니다.

‘그래! 어느 학교에 가나 공부는 자기하기 나름이지. 열심히 해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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