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겨울 아스팔트 위의 할머니들
며칠 전, 엄마 기일이라 거제도 큰오빠 집을 다녀왔습니다. 1박을 하면서 이곳저곳을 돌며 지켜보게 된 안타까운 모습.
거제 장목과 진해 안골을 연결하는 풍향카페리 선사와 마을주민들이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거제시 장목면 국농어촌계와 간곡마을 주민 50여 명은 농소몽돌해수욕장 카페리 선착장에서 차량탑재를 가로막으며 선주사인 풍양S&T에 합의서 이행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던 것.
“할머니! 왜 이러고 있어요?”
“그냥 다른 곳 구경이나 하러 가요.”
“추운데 이러고 계시니 궁금해서...”
“우리도 잘 몰라요. 선주가 약속을 안 지킨다는 것밖에.”
“..........”
가만히 서서 이야기를 주워듣게 되었습니다.
주민들은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는데도 재협의도 없이 배를 운행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 마을발전기금 3800만원 지급
▶ 마을주민 및 직계가족 무료 승선권 발급
▶ 마을주민 1명 현장소장 채용
▶ 마찰과정에서의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등에 합의했었으나 그 가운데 마을발전기금 3800만원 지급 외에는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다며 분노하고 있었던 것.
배의 크기는 자동차 70대를 실을 수 있고, 20,000원 정도의 요금과 사람은 300여 명이 탈 수 있고 4,500원이라고 하며 휴일은 5,000원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으면서 욕심이 과하다는 주장하며 선주사측에 마을발전기금으로 1억 1000만 원을 요구하고, 선주사 측은 주민들의 요구가 지나치다며 맞서고 있었습니다.
기운도 없으신 할머니들이 휠체어를 타고 그것도 머리띠까지 두르고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는 걸 보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막 배가 선착장에 도착해 차량이 움직이고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자 건널목에 덥석 주저앉아 버리는 할머니. 차가운 아스팔트의 냉기가 온몸으로 스며들어도 땅을 치며 울분을 터뜨리는 모습이 가슴 아프게 했습니다.
중용을 찾는다는 게 참 어려운 것인가 봅니다.
욕심 조금만 버리면 서로의 행복이 보일 것인데,
아무쪼록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맘 간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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