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10. 1. 22. 07:57
치매 걸리신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법

세계 많은 국가들이 국가 차원에서 치매의 치료 방법에 대해서 아직도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음에도 치매의 증상 진행 관리 등에 대해서는 많이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도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치매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 할 정도로 인지의 장애를 일으키고, 노인들뿐만 아니라 국가 지역사회 가족 모두가 무서워하는 병입니다. 치매 인구의 급증은 사회적으로 그 인구에 대한 부양의 문제로 커다란 사회 경제적인 파급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현재 치매와 관련된 질환은 크게 치료가 불가능한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와 치료 가능한 치매가 있습니다. 백인들은 알츠하이머병에 가장 많이 걸리며, 한국 노인들은 혈관성 치매가 많은 편입니다.

알츠하미머를 앓고 계시는 시어머님을 시골에서 모셔온 지 4개월, 아직 밥 한 그릇 뚝딱 비우시고 가끔 실수를 해 바지를 다 버릴 때가 있지만, 화장실은 혼자서 다니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마른 빨래를 걷어 놓으면 차곡차곡 정갈하게 개어 놓습니다. 비록 양말짝이 많지 않게 해도 그냥 손놀림을 할 수 있도록 놔두기도 합니다. 호박전을 부치면 곁에 와서 밀가루를 무쳐 주면서 옆에 다 흘려 놓아도 며느리를 돕고 싶은 시어머님의 마음 헤아리기에 아무 말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집에 가신다고 가방을 들고 현관문을 나서는 바람에 얼마나 곤욕을 치루었는지 모릅니다. 저녁준비를 하고 있는데 대문 여는 소리가 들려 학원 갔던 녀석들이 벌써 들어오나 싶어 쳐다보니 시어머님이 신발을 신고 나서고 있었습니다.
“어머님! 어디가세요?”
“응. 너희 시아버지가 나무 해 가지고 들어가는데 얼른 가 봐야지.”
“아버님이 어디 있어요?”
“방에 불도 안 넣어 찰 텐데.”
“어머님! 지금 차가 없어서 못 가요. 버스타고 가실래요?”
“버스는 못 타지.”
신발을 신은 채 한 발자국씩 내딛으며 안방으로 향합니다.
“어머님! 신발은 벗고 들어가셔야죠.”
“탈탈 털었다.” 막무가내였습니다. 억지 고집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수화기를 들고 어딘가 전화를 합니다.
“전화 어디다 하셨어요?”
“애비한테 했지.” 아들 핸드폰 번호는 외우고 계십니다.
“뭐라고 해요?”
“응. 금방 온단다.” 가방을 들고 밖으로 또 나가십니다.

얼른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여보! 어디야?”
“응. 창원이지.”
“근데 금방 온다고 해? 엄마 기다리게?”
“당신이 적당히 둘러내고 모시고 들어가.”
".................."
밤이 되니 날씨는 점점 추워졌습니다. 아들이 금방 데리러 온다고 집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어머님! 애비 12시나 되어서 온답니다.”
“금방 온다고 했는데?”
“지금 멀리 있어서 빨리 못 오니 들어가서 기다려요.”
손을 끌고 들어와 침대에 앉히니 꼭 아이 같은 모습입니다. 모셔다 놓으면 나가고를 몇 번 하고나니 나도 지쳐버렸습니다.

“어머님! 정신 차리세요. 아버님 돌아가신지 12년이 넘었어요.”
“그렇나?”
“정신 줄 놓고 작은 어머님 옆에 가시고 싶으세요?”
“아니.” 하시며 고개를 잘래잘래 흔드시는 걸 보니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정작 개학을 하게 되면 혼자 계시는 시간이 많을텐데 혼자 밖으로 나섰다가 집을 잃어버리고 다치시기라도 할까봐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 작은 어머님은 중풍으로 누워만 계시기 때문에 요양병원으로 모셨습니다. 부모는 자식이 모셔야 한다는 생각 머리 깊숙이 남아있는 세대라 가기 싫다고 말을 하십니다.

먹던 약도 떨어져 어제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어머님의 증상을 이야기 하니 약 하나를 더 주시며 치매환자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십니다.

★  치매환자와 함께 살아가는 법
① 밤에 적당한 조명을 유지한다.
② 환자의 상태에 맞는 소일거리(그릇닦기, 옷 접기 등)를 줘 성취감을 갖도록 한다.
③ 환자가 매일 20~30분간 평지 걷기를 통해 체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④ 환자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할 때는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주고 맞서 싸우거나 고치려 하지 않는다.
⑤ 기구 옮기기나 이사 등 환경 변화를 가급적 줄인다.
⑥ 대소변 실수를 해도 나무라지 않는다.
⑦ 자극적인 TV 호면은 환자에게 공포감이나 환상을 갖게 하므로 피한다.
⑧ 화장실을 찾지 못해 헤매면 화장실 문에 인형을 달아 표시한다.
⑨ 식사를 하고도 음식을 계속 먹으려 하면 식단표를 만들어 식사를 한 사실을 알려준다.
⑩ 식사는 소량씩 여러 번에 걸쳐 제공한다.

예상치 못한 행동에 가족이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선 치매라는 '장기전'을 오래 지속할 수 없다고 하시며, 엉뚱한 주장을 하면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주고, 맞서 싸우거나 고치려 들지 않아야 합니다. 환자는 기억력이 떨어져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해도, 이럴 때도 반복해 대답해 줘야 하며, 말 상대하기 '답답하다'고 해서 대화를 끊으면 환자의 언어장애가 더 심해진답니다. 대소변 실수를 하더라도 나무라선 안 됩니다. 환자는 화장실에서 배변해야 한다는 사실까지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대변을 손으로 만지기도 하는데 이는 '자신이 처리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때도 환자의 자존심이 다치지 않도록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합니다.

정말 더 심해지지만 않았음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어머님! 건강하세요.

*공감가는 글이라면 아래 추천을 살짝 눌러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아도 가능하답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대단하십니다

    너무 힘드시면 남편분하고 상의해서 전문요양원에 맡기세요.

    효도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암이나 장염등으로 병수발하고 치매는 차원이 틀리잖아요. ㅠㅠ

    어르신들 고집이 장난아니고...

    말리는거 5살 조카들하고도 싸우고...

    이거 힘듭니다.

    개인적으론 진심으로 요양원으로 보내시라고 간곡히 부탁드려요.

    2010.01.22 12:55 [ ADDR : EDIT/ DEL : REPLY ]
  3. 강춘

    요즘같은 세상에 보기드문 효부이십니다. 놀랍습니다.
    고생이 많으세요^^

    2010.01.22 12:58 [ ADDR : EDIT/ DEL : REPLY ]
  4. 맨 마지막에 님께서 적은 말
    '어머님! 사랑합니다.'가 여운이 남습니다.
    치매환자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데...

    아무쪼록 어머님께서 더이상 치매가 심해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2010.01.22 13:35 [ ADDR : EDIT/ DEL : REPLY ]
  5.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셔야 해요. 긴병에 효자 없다더니, 옛말 그른 거 하나 없더이다. 나중에는 부부 간에 다툼으로까지
    이어지는 게 병수발이더군요. 어쩌다 상태가 더 심해지기라도 하면 친척들에게 수발한 공은 못 듣고 못한 타박만 듣게 되고요. 정부에서는 일체 간병을 가족에게 떠넘겨버리고 나몰라라 하니 이런 사단이 나지요.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셨으면 해요.

    2010.01.22 14:10 [ ADDR : EDIT/ DEL : REPLY ]
  6. 말이 쉽지.. 함께 지내시기 쉽지 않으실 것 같은데..
    어머님을 생각하는 사랑스러운 마음이 엿보입니다.
    진짜 효부세요...

    2010.01.22 14: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안기원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래도 글 쓰신거 보니까 다정하신 며느님 같아요. 저도 저희 부모님, 혹은 시부모님께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01.22 14:55 [ ADDR : EDIT/ DEL : REPLY ]
  8. 마초맨

    어유 가슴이 찡하네

    2010.01.22 15:06 [ ADDR : EDIT/ DEL : REPLY ]
  9. 구름나그네

    등급판정 받아서 요양원에 보내세요.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하던데..
    고생많으십니다.

    2010.01.22 15:24 [ ADDR : EDIT/ DEL : REPLY ]
  10. 저도 가슴 찡하게 읽고 갑니다.
    어머님 생각하시는 마음이 잘 보이는 글입니다.
    힘 내시기 바랍니다.

    2010.01.22 16:23 [ ADDR : EDIT/ DEL : REPLY ]
  11. 지렁이

    저희 친할머니도 치매걸리고 장남인 아빠가 내려가서 보살펴드린지도 벌써 5년이 다되어가네요.
    할머니께 효자인지는 몰라도 한 가정의 가장역할은.... 암튼 이것땜에 부모님 다투신적도 많구요
    지금은 아빠도 못알아보시고 저희도 누군지 모르시고 대,소변도 못가리는 아이처럼 되버리셨네요.

    치매 환자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정말 힘든일입니다
    정말 대단하신듯해요~근데 혼자 다 하지 마시고 가족들과 상의해서 요양원으로 모시던지 아니면
    다른 형제 분들도 함께 돕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저희집만 보더라도ㅠㅠㅠㅠㅠ
    암튼 완전 공감되어 급 흥분했네요.
    정말 고생많으십니다.

    2010.01.22 16:25 [ ADDR : EDIT/ DEL : REPLY ]
  12. 이궁 고생이 많으십니다. ㅠㅜ
    어머님께서 빨리 건강을 회복하셨으면 합니다.

    2010.01.22 16:36 [ ADDR : EDIT/ DEL : REPLY ]
  13. 에고고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까 치매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 했다고 하는군요.
    만성 치매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곧 치료제가 나와주지 않을까 기대가 되더군요.
    힘내세요..^^

    2010.01.22 16: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비오친

    진심으로 충고 드립니다. 가까운 치매전문 요양병원에 모시세요. 저희 할아버지께서도 7년을 고생하셨습니다. 저희 엄마와 작은엄마가 집에서 1년간 교대로 간병을 했지만 두분이 허리디스크에 잠을 편히 못자고화장실을 편히 못가서 병이 다 났습니다. 결국 엄마와 작은엄마가 치질수술과 자궁적출수술을 하고난 이후에 요양병원으로 모셨지요. 집에서 간병하는 것만이 도리를 다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간병하는 사람이 병이나고 집안 분위기만 이상하게 되더라구요. 하루에 한번씩 찾아 뵙고 목욕을 시켜드리세요. 그곳에서 치매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합니다. 지금은 국가에서 지원이 나오지만 저희 할아버지께서 입원해 계실때는 혜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제적 이유때문에 퇴원하시는 노인들은 울면서 안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계시는 노인때문에 점심을 굶는 아들과 아르바이트에 허덕이는 손자까지있었지요.

    2010.01.22 16:58 [ ADDR : EDIT/ DEL : REPLY ]
  15. 반딧불

    공감 가는 글 입니다~~
    저희 어머니도 침해로 고생 하시는데 지금은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치매 노인은 자신이 스스로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사고 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신이 이야기 하는 내용을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 주는게 우선이더군요~~
    아무리 엉뚱한 이야기와 행동을 해도 그 방향으로 들어 주면 금방
    행동을 멈추더군요~~

    저희 어머님도 자주 시골에서 동생이 땔나무를 해러 갔는데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으시면 "땔나무를 해가지고 와서 헛간에 쌍아 놓았다"고 하면 "그렇냐"고 하시며
    그것에대한 집착이 사라 집니다.

    질책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 주는게 제일 좋은 방법 이랍니다...

    치매 시부모를 모시는 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나중에 꼭 복 받을거라 믿습니다.

    2010.01.22 17:04 [ ADDR : EDIT/ DEL : REPLY ]
  16. 힘든 병간호 그래도 잘 모시는 노을님 정말 존경합니다.

    노을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많으시길요..
    복 많이 받으실겁니다..^^

    2010.01.22 17: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힘드실 텐데..
    정말 대단하세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2010.01.22 18: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참 힘드실텐데 잘 하시네요.
    하루 이틀 도 아니고 ,,,,
    저희 부모님이 나이가 드셔가시는데 걱정입니다.
    할머님이 건강 하셨으면 합니다.

    2010.01.22 18: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hyper

    참 효부시네요.. 부모님이 나이가 많으셔서

    저도 슬슬 준비해야할거 같아 퍼갑니다..

    복받으실겁니다

    2010.01.22 20:19 [ ADDR : EDIT/ DEL : REPLY ]
  20. "똥꽃"이라는 책. 혹시 읽어보셨어요?
    치매노인과 함께 사는 삶에 대한 책입니다.
    공감 많이 될거 같아서 책 추천드리고가요~

    2010.01.23 06: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복받으세요..

    2010.01.23 13: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