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계신 시어머님을 위한 응원 메시지



기나긴 장마 속에서도 간간이 비춰지는 태양이 매섭기만 합니다.
토요일 오후, 남편과 함께 어머님이 지내시는 요양원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시어머님 84세, 6남매 훌륭히 키워내시고 혼자 시골에서 생활하시고 계셨는데 갑자기 찾아온 파킨슨병과 치매로 형제들이 의논하여 요양원으로 모신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주말이면 가까이 살고 있는 막내아들 가족이 찾아가 근황을 전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걸어서 가도 되는 거리에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이 새로 생겨 옮기게 되었습니다.

요양원을 들어서니 어머님도 요양보호사도 간호사도 모두 울어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우리 할머니 호인이셔서 정이 많이 들었는데 서운해요."
"나보다 더 좋은 사람 올 건데 무슨 걱정!"
"할머니처럼 좋으신 분 흔치 않아요."
서로 손을 잡고 놓을 줄을 모릅니다.
떠나는 사람, 보내는 사람 모두가 눈가엔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
어머님의 짐을 챙겨 나오니 창가에 서서 손을 흔들어 댑니다.
정이란 게 참 무서운 것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롭게 옮겨가니 또 걱정됩니다.
"어머님! 막내아들 집 바로 근처입니다. 옮겨가셔도 잘 적응하셔야 해요."
"그래야지."
"가기 싫지는 않으시죠?"
"어디 있으면 어떻노. 가 봐야 알지."
"안 좋으면 다시 있던 곳으로 옮기면 되니 걱정 마세요."
"오냐."
주말마다 가져다 드렸던 당신이 드시던 두유와 김, 그리고 옷가지 몇 개가 전부였습니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건강마저 잃고 아무것도 없는 빈소라 껍질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오늘같기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 떨칠 수 없었습니다.
일상 대화도 가능하고 기분도 좋아 보였으니 말입니다.

창문 너머로 푸른 숲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뻐꾸기도 울고, 꿩도 가끔 내려오고 공기 맑고 좋습니다. 어르신."
먼저 옮겨 와 있던 고명딸 고모와 알고 지내는 요양보호사님이 어머님이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근무도 아니면서 달려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르신! 저 기억하세요?"
"응. 족욕 시켜주기도 했지."
"저를 기억하시는군요."
"이것 보세요."
어머님과 함께 계시면서 찍은 사진을 액자에 넣어 머리맡에 둔다고 준비하는 세심한 배려를 보여주었습니다.

어머님을 들어 침대로 옮기시고 큰 일을 본 기저귀를 갈아 끼우는 모습은 능숙한 솜씨였습니다.
"정말, 힘드실 것 같아요."
"아닙니다. 힘으로 하면 못하죠. 요령입니다."
인상 한 번 찡그리지 않고 냄새나는 기저귀를 빼 내고 물티슈로 닦아 아로마 향까지 뿌려주었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내내 미안하고 죄스러움 감출 수 없었습니다. 며느리인 제가 할 일을 알아서 척척 해 주니 말입니다.


짐을 정리해 드리고 밖으로 나와 사무실로 향하였습니다.
입소한다는 서류를 작성하고 나니 사무국장님이 메모지 한 장을 내 밉니다.
"여기,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 우리 요양보호사님께 하고 싶은 말을 적어 주세요."
종이를 받아들고보니 마땅히 적을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저 잘 부탁드린다는 말 밖에....




▶ 매주 엄마 따라가 할머니를 보고 오는 초등학생 4학년 조카의 응원 글입니다.



▶ 막내 아들이 일요일에 보내 온 사진입니다. 어머님 식사하시는 모습



요양원 홈페이지에는 벌써 어머님이 생활하시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어떻게 지내시는 지 근황을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사진속에는 밥량이 제법되는 것 같습니다.
많이 드시고 더 나빠지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건강하게 살다가면 좋으련만 그게 맘처럼 쉽지 않습니다.
머지 않아 우리의 모습, 아니 바로 내 모습이 아닐지...


전화 자주 드릴게요.
잘 지내세요.
어머님~





글이 마음에 들면 추천 한방!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지금 저희 둘째가 아파서~ 아이가 누워있는 자리에 같이 누워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죠~^^
    "엄마가 아프면 울 아들도 이렇게 해줄꺼야? 엄마처럼~?"
    아이는 아프지만 웃으며 저의 얼굴을 만져주네요~ 4살짜리가요~
    제가 아직 어린 아이에게 느낀 마음을 어머님은 사랑으로 간직하고 계실꺼예요.
    건강하실껍니다..걱정하지 마세요.

    2011.07.05 11: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애구~~~
    사시는 동안 겅강히 계셔야 하는데~`

    2011.07.05 12: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새로운 요양원에서 더욱더 건강한 하루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다정한 손녀와 자녀분들이 계시니 어머님께서도 항상 마음이 든든하실 것 같아요.

    2011.07.05 12: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머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란 말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어머님 오랜 동안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11.07.05 12:38 [ ADDR : EDIT/ DEL : REPLY ]
  6. 이런 가족들의 사랑이 함께 하니 꼭 회복되실거라 믿습니다.
    더운 여름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

    2011.07.05 12: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그래도
    지금 함께 대화하고 숨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아닐까요?
    건강을 기원하겠습니다!

    2011.07.05 13: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노을님의 사랑이 느껴져 저도 가슴 따뜻하고 먹먹해집니다.
    오래오래 함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011.07.05 13: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시스템은 매우 불안정하고 메커니즘 최대 적절한 다시 요구하는 무엇인가를 간주됩니다. 나는 우리가 이런 배치되는 최선의 노력 중 일부의 사용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1.07.05 14:00 [ ADDR : EDIT/ DEL : REPLY ]
  10. 건강하게 사는게 최곤거 같아요.

    2011.07.05 14: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어머님의 건강을 빕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구요.

    2011.07.05 14: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그린레이크

    건강하십시요~~~

    2011.07.05 15:06 [ ADDR : EDIT/ DEL : REPLY ]
  13. 노을님은 효부십니다..

    2011.07.05 15: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아유 ㅠㅠ 마음이 찡합니다.

    2011.07.05 16:23 [ ADDR : EDIT/ DEL : REPLY ]
  15. 아고아고 힘내시고 화이팅입니다!!

    2011.07.05 16: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현정숙

    친정엄마도 파킨슨씨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이글을읽으면서 엄마생각많아나네요 나도 조금있으면 노후를 맞이해야하는 나인데 내자식한테는 짐이안되야겟다고 수도없이다짐하는데.인생살이맘대로안되는거같아요.우리부모들도 나를낳을때는기쁨으로맞이했는데부모님이아플때는 왜아프나엄마는 평생가도안아플거란 생각만하고살았네요.요즘도가끔엄마생각나요.계시면내가맛난거 많이사줄텐데 왠지그립네요

    2011.07.05 16:52 [ ADDR : EDIT/ DEL : REPLY ]
  17. 시어머님이 식사를 너무 잘하셔 보입니다.
    늘 건강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손주와 손녀 며느리와
    자식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

    2011.07.05 17: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하루

    그래도 어머님 곁에 이렇게 좋은 자녀분들이 계시니 다행이네요^^
    어머님께서 식사도 잘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11.07.05 20:34 [ ADDR : EDIT/ DEL : REPLY ]
  19. 힘내세요

    늘 건강을 빕니다

    2011.07.05 21: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화이팅입니다 ^^
    글을 읽고나니 마음이 따듯해지는군요 ㅎㅎ

    2011.07.06 02: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부모님들을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면 좋을것같읍니다

    2011.10.17 06:14 [ ADDR : EDIT/ DEL : REPLY ]


"); wcs_do();